[GDC24] '옥센프리2', 내러티브 게임이 속편을 만드는 법

게임뉴스 | 강승진 기자 |
실제로 이야기하듯 자유롭게 전개되는 대사와 이벤트. 그리고 초자연적인 현상을 기묘하게 풀어내면서 스토리적으로도 다양한 엔딩을 통해 탄탄한 구조를 지닌 이야기까지. '옥센프리'는 깊은 설정과 이야기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만족할 플레이를 그려내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인디 개발사인 나이트 스쿨 스튜디오가 게임 사업에 눈독을 들이던 넷플릭스에 인수된 첫 기업으로 만든 데도 옥센프리의 힘이 컸다.

나이트 스쿨 스튜디오의 다음 선택은 옥센프리의 후속작이었다. 이날 강단에 올라 옥센프리의 확장을 이야기한 게임 디렉터 브라이언 캐넌과 시니어 라이터 애덤 더글라스는 옥센프리의 확장을 단순히 전작 이야기의 연장선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 나이트 스쿨 스튜디오의 애덤 더글라스 시니어 라이터(좌)와 브라이언 캐넌 게임 디렉터

전작 역시 신선한 내러티브 경험을 선사하고, 그에 맞는 여러 시스템을 더했지만, 후속작은 그 이상의 속편을 만들고자 했다. 이번 강연은 그러한 노력을 위한 확장의 방향과 노력에 관한 이야기였다.

옥센프리는 에드워드 섬에 간 알렉스와 네 명의 친구들이 겪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주파수를 활용한 플레이와 소통은 플레이어가 대화를 전적으로 주도하는 느낌을 덜어내는 독특한 시스템에 깊은 내러티브로 큰 사랑을 받았다. 개발진 역시 그런 팬들의 반응에 감사함을 전하면서도 속편 개발에 많은 고민이 있었음을 털어놨다.

성공적인 게임의 속편. 그것도 내러티브에 뿌리를 둔 게임이기에 확장의 방향성을 선택하는 것은 큰 어려움이었다. 실제로 개발진 내부에서도 속편의 제작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그 확장을 그린 에이리언 시리즈의 영화 에이리언과 에이리언2를 비교하며 작업을 구체화하기도 했다.

그리고 플레이어에게 무엇을 제공하고, 어떤 새로운 것을 그려나갈지 큰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옥센프리2는 옥센프리의 5년 후 이야기로 새로운 주인공인 라일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1편의 모든 것을 보다 점진적으로 확장하는 방향을 구축한다. 하지만 여기서 애덤 더글라스는 많은 사람이 범할 수 있는 우를 이야기했다. 흔히 전작의 캐릭터, 좋아하는 장소, 좋아하는 이야기를 그대로 다시 사용하면 된다는 식으로 접근하곤 하는데 실제로 더 효과적인 것은 훨씬 더 깊은 것을 다뤘을 때에서야 이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해 발전을 구축했다.

우선 디자인 측면에서 전작의 좋은 이야기를 보다 긴밀하게 구축하는 일이다. 사실 전작에서 만들어 둔 자유로운 대화 시스템은 이미 큰 성과이자 개발진에서는 혁신적인 시스템으로 바라보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진화를 선택했다. 사실 친숙함과 새로움의 선택지에서 진화는 까다로운 여러 능력이 요구된다.

선택은 워키를 통해 게임 이벤트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의 변화였다. 예를 들어 마리아와 워키토키를 통해 연락해 찰리가 올리비아를 짝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면 제이콥과 찰리의 싸움을 더 확산시킬 수 있다.

플레이어가 원한다면 더 깊은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고, 또 그게 게임과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특히 이러한 확장을 통해 게임의 출연진은 거의 두 배로 늘릴 수 있었고 그만큼 더 많은 이야기를 추가할 수 있었다.

여러 새로운 기능 사이에서 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지도 꽤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시리즈를 처음 즐긴 플레이어가 여러 시스템을 익히는 동시에, 기존에 게임을 해 본 플레이어는 이를 지루하다고 느끼지 않도록 만들어야 했다.




우선 이미 알고 있는 룰에 깊이를 탐구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포털이 나무를 지나면 나무를 베어내고 화재를 일으키는 식이다. 다른 하나는 시간 여행에 대한 새로운 반전을 통해 새로움을 전하고 싶어했다.

여기에 틴에이지에서 30대인 성년의 이야기를 다루는 데 대한 새로운 접근도 필요했다. 옥센프리는 성년이 되는, 그리고 그걸 큰 배경으로 변화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렇다면 30대를 위한 변화는 어떻게 그릴 것인가. 개발진은 변화의 핵심을 어떤 문제에 닥쳤을 때 어떻게 행동하느냐로 풀어내고자 했다.

과거에 갇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10대 알렉스. 2편의 라일리는 지금까지 힘들었던 혼란에서 벗어나 다음 단계를 밟아나가는 인물이다. 둘 다 자신 삶의 의미를 재정의해야 하는 인물로 그려졌지만, 다른 상황에서 이를 극복해나간다.

인물의 설정과 함께 게임 지식을 심화하는 방법으로 올바른 설정의 확장이 필요했다. 여기서 선택한 건 지리적인 확장인데 자연스러운 확장을 위해 전작의 결말부 지역을 이어붙이기도 했고, 전작에서는 상상만 했던 지역을 탐색하도록 했다.

전작을 플레이한 팬에게는 새로운 지역으로의 확장을, 새로운 팬에게는 일종의 탐험거리를 제공하는 식이다.

시스템적으로도 송신기를 배치 위치를 찾아가는 방식으로 지도에서 찾아가야 할 위치를 간접적으로 안내하기도 하고 자유롭게 탐험하거나 핵심 지역을 가로질러 가지 않는 데에 대한 혜택을 주고자 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확장이 아무런 맥락 없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이미 출시가 한참 지난 옥센프리1에 추가 콘텐츠를 제공했다. 더 매끄러운 이야기의 확장이 그려진 셈이다.




이미 온전한 팬덤이 존재하는, 그것도 내러티브 중심의 게임이 새로운 주인공으로, 새로운 시스템과 이야기를 다루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나이트 스쿨 스튜디오의 두 핵심 개발진은 변화가 기존 작품의 유산과 공존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중요한 것은 그저 똑같은 것을 반복하는 것도, 또 그저 새로운 것만 보고 달려나가는 것 이 아닌 둘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진 내부에서도 전작의 팬들이 새로운 작품에 주는 신뢰가 많이 나타나고 이를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그럼에도 그 가치를 증명하는 것은 팬들에게 달렸다 답했다. 그리고 더 의미 있는 속편이 되었길 바란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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