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월드 성공, 어떻게 보세요?

인터뷰 | 이두현 기자 | 댓글: 108개 |
'팰월드 쇼크'가 왔다. 일본 포켓페어는 기존 문법과 다른 방식으로 상업적 성공을 이뤘다. 게임사마다 '팰월드' 성공 이유를 분석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팰월드 성공에 다양한 의견을 모으던 중, 모 증권사 게임투자담당자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팰월드 출시 전에 포켓페어에 초기 투자할 기회가 있었는데, 검토 끝에 진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판이었음은 금방 확인됐다. 팰월드가 워낙 큰 상업적 성과를 이뤘기에, 담당자는 왜 투자를 하지 않았는지 보고서를 써 상부에 제출했다.




1일 기준 '팰월드'는 스팀(steam)에서 1,200만 장 판매됐고, Xbox에서 700만 플레이어를 모집했다. 단순 계산으로 개발사 포켓페어는 스팀에서만 3,3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다. Xbox 게임패스 수익은 별도다. 개발비 10억 엔(약 90.7억 원)으로 거둔 성과다.

일부 게임사 관계자들이 익명 기재를 조건으로 '팰월드' 성공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다양한 의견에서 공통으로 발견된 키워드는 '포켓몬스터'였다. 포켓몬스터 이슈에 가려졌지만, 내공이 느껴진다는 호평과 표절에 관대해진 유저 동향에 혼란을 느끼는 개발자로 갈렸다.

K 게임사의 퍼블리싱 담당자는 "매우 훌륭한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포켓몬 이슈'로 본질이 가려져 있지만 기존에 오픈월드 크래프팅 게임을 만들던 회사라 뜬금포 성공이 아닌, 장르에 대한 내공이 분명히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업계 경험에 국한하지 않고 진짜 실력자를 찾아다니면서 채용한 점, 기존 게임의 요소를 가장 좋은 조합으로 버무려서 모든 사람이 좋아할 만한 '엔터테이닝'한 게임을 만들어냈다"라며 "오히려 아트에 가려져서 그렇지 대규모 자본과 고도화된 경력자가 아니더라도 게임 본질에 몰입한 분들이 전력투구하면 어디까지 해낼 수 있는가를 보여준 엄청나게 좋은 사례"라고 강조했다.




다른 게임사 대표는 "처음엔 왠 짭게임인가 싶었다"라면서도 "사람들의 반응이 이 정도라면, 사실 그동안 유저들이 원하던 각 게임의 요소들을 정말 잘 섞어서 만들어낸 게 아닌가 싶다"라 평가했다. 그러면서 "개발자 입장에서는 엄청 부러움과 동시에, '근데 이렇게 그냥 베껴도 재미만 있으면 되는 거였어?' 하고 자괴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솔직히 표현했다.

이 대표는 포켓페어의 표절 이슈에 대해서도 혼란스러워했다. 개발일지를 보면 단순히 베꼈다고 하기엔 너무 진심을 갖고 게임을 개발해서다. 그는 "이 정도 진심이면 표절 의심에 대해서도 뭐라 할 수 없는 건가..."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는 "앞으로 어디선가 본 듯한 요소들을 결합한 게임들이 쏟아질 거 같다"라며 "게임의 모습과 시스템은 익숙하지만, 새로운 재미를 주는 경험적인 요소들이 더 중요해질 거 같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인정하기 힘들지만, '팰월드' 성공으로 작은 게임사 사이에서는 개발의 흐름이 바뀔 거란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A 게임사 대표는 '팰월드' 표절 이슈에 대해 강한 아쉬움을 전하면서도, 플레이어의 시대상이 변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렌드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그 시대에 인기를 끄는 게임은 비슷한 요소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운을 떼며 "하지만 팰월드의 경우, 해당 회사의 전작에다 다양한 타 게임의 요소들을 배치해서, 너무 지나치게 레퍼런스가 된 게임의 요소를 추가한 느낌이 강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통은 패러디나 오마쥬나 레퍼런스의 영향을 받으면 해당 게임들에 대한 존경 같은 것들이 같이 가야 하는데, 팰월드에서는 그런 느낌은 없이 마구잡이로 가져온 느낌이 강하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표절에 대한 의견과 게임의 상업적 성공 여부는 같이 가지 않는다. 이 대표는 "게이머들이 표절에 점점 관대해지고 그것을 이용하는 개발사가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결국 게임은 재밌기만 하면 되는 걸까?'라는 물음에 답을 내지 못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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