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데포로쥬01 서버 '막부'가 말한 이프리트 사건의 전말과 3파전

인터뷰 | 문영호 기자 | 댓글: 150개 |
리니지M의 데포로쥬01 서버에는 다수의 BJ가 플레이하고 있다. 그래서 BJ를 중심으로 혈맹이 이뤄질 뿐만 아니라 큰 세력이나 라인이 형성되기도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엔씨소프트의 전작인 리니지1 출신 BJ들이 주축이 된 '쇼맨 라인', 그리고 BJ 만만을 중심으로 타 게임 출신 BJ들이 모인 '전투명가 라인'으로 양분되어 있었다.

그런데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제3의 세력, '막부 라인'이 등장했다. 전 서버에서 장비가 가장 좋다고 알려진 '막부'를 중심으로 BJ 난닝구, 랑쯔, 불도그 등 적지 않은 시청자를 가진 BJ들과 상위 랭커들이 모여들었다. 이에 자연스럽게 막부 라인의 전력이 강화되어 쇼맨 vs 전투명가였던 구도가, 3파전 양상으로 바뀌게 됐다.

방송을 통해 많은 정보가 공개된 쇼맨, 전투명가 라인과는 달리 '막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이에 스크린 야구 업체 대표라는 등 숱한 소문과 추측들이 쏟아졌다. 게다가 상위 랭커와 영향력 있는 BJ들이 대거 합류함에 따라 이를 돈으로 매수했다는 소문도 있었다.

이에 베일에 가려 숱한 소문이 무성한 막부를 만나 제3라인을 구축하게 된 계기와 과정, 그리고 떠도는 소문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갑작스러운 인터뷰 요청에도 흔쾌히 응한 막부는 그동안의 세력 결성 과정과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입을 열었다.



▲ 데포로쥬01 서버 해골 혈맹의 막부 유저


= 반갑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데포로쥬01 서버에서 '해골' 혈맹을 이끄는 '막부'라고 한다. 게임을 좋아하는 30대 후반 유저로, 한 홀딩스 회사의 대표로 있다.

캐릭터는 67레벨 기사에 AC -140을 달성했는데, 141을 만들려다 그만 미끄러져 복구 중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에서는 5성 통일도 해보고, 서버 3개까지 먹어본 적이 있다. 리니지1은 전혀 플레이해본 적이 없다.


= 데포로쥬01 서버의 3대 세력으로 급부상했는데, 그 경위가 궁금하다.

많은 분이 알고 계시다시피 발단은 필드 보스 '이프리트' 사건부터다. 당시 우리 3~4개 파티가 먼저 이프리트를 잡고 있었다. 그런데 거의 다 잡을 때쯤, '전투명가' 혈맹에서 오더니 우리를 먼저 공격해왔다. 우리는 영문도 모르고 공격을 받았으니 당연히 반격했다.

그러자 전투명가 측에서 우리를 막피로 규정해버렸다. 그래서 대항해 계속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세력을 규합해 지금에 이르렀다. 원래는 조용히 게임을 하려고 했지만 어쩌다 보니 상황이 이렇게 되어버렸다.


= 당시에 대화로 풀 수도 있지 않았나?

대화로 풀고 싶은 마음이 없던 것은 아니다. 사건 당시, 전투명가를 이끄는 BJ 만만의 방송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대화를 하기 전, 방송에서 우리를 비방하고 막피로 규정했다. 이후에 BJ 만만이 '대화 한 번 해봐야겠다'며 내게 귓속을 보내왔다. 하지만 내 감정은 이미 상할 대로 상해 있었다.

당시 방송에서 처음 보는 유저라며 과하게 무시하고 비방했다. 충분히 대화로 풀 수도 있는 건이었는데, 우리를 멋대로 막피로 규정하고 여론몰이를 했다. 또 이때는 세력을 모으지 않고 지인과 게임을 하던 때였다. 그래서 대항할 힘도 없었다.

이를 두고 혹자는 중립이 보스를 잡았기 때문에 전적으로 잘못이 나에게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리니지1에서 이러한 문화가 있다고 해도 그건 리니지1의 이야기지 리니지M에서도 똑같이 적용하는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 왜 중립이 보스를 잡으면 안 되는 것인가.


= 막부는 막피 유저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사실 전투명가와는 이프리트를 두고 충돌하기 전부터 용의 계곡 필드에서 크고 작은 마찰이 있었다. 한정적인 몬스터와 보스를 두고 충돌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 않은가. 그런데 이걸 라인에 대한 중립의 공격이라 받아들이면서 우리를 막피라고 규정한 것으로 본다.

그런데 막피에 대한 정의는 서버 내 일반 유저들이 보고 듣고서 판단하는 것이지, 라인이 멋대로 판단해서 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라인도 사냥터에서 중립 혈맹이나 일반 유저를 죽여가며 사냥하지 않나. 그런데 그런 라인은 막피가 아니고, 라인을 죽이는 중립 혈맹이나 일반 유저를 막피라고 규정짓는 것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막피를 싫어한다. 내가 막피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건 지금 함께 플레이하고 있는 다른 혈맹원들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마구잡이로 PK를 하지 않는다. 우리가 막피라면 우리에게 억울하게 죽은 중립 혈맹이나 일반 유저들의 성토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 다른 한 축인 쇼맨 라인과는 어떤 관계인가? 동맹을 제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쇼맨 라인과는 사이가 나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둘 중 어느 쪽에서도 같이 가자는 말을 꺼낸 적은 없었다. 용계 등 필드에서 싸우기는 하지만, 이는 세력과 세력이 만났을 때 벌어지는 필연적인 마찰일 뿐이다. 싸우기는 하지만 서로 웃으면서 상대하고 있다.

예전에 오렌 설벽에서 '큰 발의 마요'를 두고 크게 충돌할 뻔한 적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주적은 어디까지나 전투명가다. 우리나 쇼맨이나 크게 부딪힐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대화로 풀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1시간 정도 전투명가를 협공한 적이 있다. 이게 왜곡되어 우리가 동맹을 제의했다는 이야기가 퍼진 것 같다.

오히려 용계에서는 쇼맨 라인과만 싸운다. 전투명가와는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다. 전투명가가 용계 같은 주요 필드나 분쟁 지역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마찰이 일어날 수가 없다. 어쩌면 전투명가에서 의도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우리와 쇼맨의 싸움을 붙여 서로의 적대감을 키우고자 하는 전략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 지금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처음에는 서너 파티로 시작했다. 지금은 예정에 없던 보스 사냥에 6개 파티 정도가 모이고, 일정을 잡아 모으면 8개 파티까지 모이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하루에 사냥하는 보스의 수는 최소 8마리 정도 된다.

규모가 커진 지금도 다른 라인에 비하면 적은 수준이다. 그래서 전투도 게릴라 위주로 펼치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세를 모으기 전부터 하나의 라인을 상대로도 싸우고 있었다. 소수 정예를 지향하며 함께 놀던 그룹인 만큼, 리니지는 잘 몰라도 개인 기량이 뛰어난 유저들이 많다.


= 세력을 모으는 과정에서 아프리카 BJ나 랭커들을 돈으로 영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BJ 난닝구나 랑쯔, 불도그 등은 리니지M이 출시되기 전부터 함께 게임을 하던 사이였다. 알고 지낸 지는 2년 정도 되었고, 종종 오프라인에서 만나 함께 식사도 하곤 했다. 데포로쥬01 서버에서 리니지M을 시작한 것도 BJ 난닝구가 같이 해보자고 먼저 제안했기 때문이다.

혈맹에 BJ들이 모인 것도 이런 친분이 바탕이 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전투명가와 분쟁이 생기고 크게 맞붙는 상황이 오니, 나에게 리니지M을 제안한 BJ 난닝구가 매우 난처해 했고, 책임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세력을 모을 때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다.

나는 BJ 난닝구에게는 그가 유명해지기 전부터 별풍선을 선물하고 있었다. 당시 이프리트 사건이 있고 난 후, 내가 별풍선을 쏜 것도 항상 하던 대로 했을 뿐이다. 이프리트 사건을 계기로 BJ 난닝구를 매수하기 위해 별풍선을 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

다른 BJ에게도 소속을 옮긴 고마움에 별풍선으로 감사 표시를 했는데, 그것도 돈으로 매수했다는 식으로 와전되었다. BJ를 끌어들이기 위해 별풍선을 쏘지 않았다. 또 사용한 별풍선도 그리 많지 않다.


= 서버 랭킹 2위였던 '엘븐와퍼'는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는가?

예전부터 소수 정예로 함께 즐길 사람들을 모으고 있었다. 그래서 혈맹이나 라인과 관계없이 3~4개 파티가 모였는데, 엘븐와퍼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었다. 이프리트 사건을 계기로 소속을 옮겼을 뿐, 그 이전부터 이미 함께 게임을 즐기던 사이다. 엘븐와퍼 캐릭터를 샀다는 소문, 그리고 돈으로 매수했다는 소문도 사실이 아니다.



▲ 4일 새벽 3시경에도 세 세력이 뒤섞인 난타전이 벌어졌다


= 앞으로의 데포로쥬01 서버의 구도는 어떻게 보는가?

사실 3자 구도라는 건 매우 불안정하다. 어느 한쪽이 우세하면 이 구도는 무너지기 쉽다. 구도 유지를 위해서는 BJ 우레와 '지배자' 혈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은 전투명가 쪽에 있지만, 우리와 함께 가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검토했으면 한다. 그래야 비로소 세력이 균형을 이룬다.

서버를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3자 구도를 택했지만, 지금의 세력 분포로는 3파전이 유지되기 어렵다. 균형이 맞춰진다면 우리도 이 상황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 만약 지금과 같은 불균형이 계속된다면 우리도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8월 6일, BJ 우레가 군주로 있는 '지배자' 혈맹이 전투명가 라인을 탈퇴하고, 막부 라인에 합류한 사실이 알려졌다.)


= 결단이라 함은 쇼맨과의 동맹을 뜻하는 것인가?

그렇다. 강한 캐릭터들은 쇼맨과 해골 혈맹에 밀집되어 있다. 그런데 용의 계곡 필드에 전투명가가 나타나지 않고, 우리끼리 서로 싸우면서 전투명가에 이로운 상황을 제공해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쇼맨과는 보스를 두고 어쩔 수 없이 충돌할 뿐, 감정적인 문제는 없다.

개개인의 스펙이나 역량은 리니지1 경험자가 많은 쇼맨 라인이 분명 뛰어나다. 하지만 전투명가의 수적 규모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둘이 실제로 맞붙었을 때 쇼맨 라인이 질 가능성도 있다. 지배자 혈맹이 전투명가 라인을 유지한다면 이 가능성은 더 커진다. 실제로 그럴 조짐이 보인다면 쇼맨과 손을 잡을 수도 있다.

어쩌다 보니 데포로쥬01 서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라인이 아닌 중립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조용히 즐기며 게임을 하려던 만큼, 라인을 탈 수는 있지만 독자적인 라인을 무리해서 유지할 생각은 없다. 굳이 양쪽에서 맞고 다니면서 어렵게 게임을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 혹시 전투명가 혈맹과 화해할 생각은 없는가?

관계 개선의 여지는 전혀 없다. 이미 감정의 골이 너무 깊다.

게임이나 인터넷에서 모르는 사람을 욕할 수도 있다. 그런 것을 두고 시시비비를 가릴 생각은 없다. 하지만 리니지M, 특히 데포로쥬01 서버는 인터넷 방송과 BJ의 영향력이 크다. 그런 곳에서 잘 모르는 타인에 대해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고 왜곡된 인간상을 퍼뜨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전투명가에게는 '가장 적으로 삼아서는 안 되는 사람을 적으로 돌렸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공성전이 열려도 우리가 성을 먹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성을 못 먹어도, 전투명가가 성을 못 먹게 방해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 끝으로 리니지M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데포로쥬01 서버에는 BJ가 많다. BJ는 업으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지만, 우리는 놀기 위해 게임을 한다. BJ 위주로 서버가 움직이게 되면 나중에는 저주 서버가 될 수밖에 없다. 게임을 좋아하는 한 명의 유저로서, 일반 유저가 서버의 중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어떤 중립 유저들은 지금은 라인을 인정하고, 차차 힘을 길러 라인을 치면 되지 않겠냐고 말한다. 하지만 그동안 라인과 중립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뿐이다. 강해지기 위해서는 계속 싸워야 하는데, 중립 유저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BJ가 이끄는 라인에 휘둘리게 된다.

일반 유저들이 라인을 인정해버리면 서버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보스 레이드나 고레벨 사냥터를 포기하고 레벨업에만 몰두하는 것이다. 리니지M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100이라고 치면, 지금의 중립 유저들이 실제로 즐기는 콘텐츠의 양은 50에 불과한 상황이다. 원작처럼 죽으면 장비를 잃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움츠러들어 게임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해골 혈맹이 데포로쥬01 서버에서 3자 구도를 이루고 있지만, 우리는 중립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혈맹을 만들어 일어선 이유는 '중립도 강해질 수 있고 보스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실제로 라인과 대등하게 싸우면서 보스도 사냥하고 있다. 다른 중립 유저들도 적극적으로 전투에 참여해 리니지M의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관련 기사 : [인터뷰] 지배자 혈맹에 합류한 막부, '전투명가' 라인의 입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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