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제가 치유성의 입장을 대변하려는 의도가 아니며 현재 게임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유저라는 점을 말씀드리기 위해 제 스펙을 먼저 밝힙니다.
저는 현재 아툴 30만을 넘겼고, 몇몇 영웅 방어구 3돌 세팅까지 마친 상태로 상위권 콘텐츠를 즐기고 있는 딜러 유저입니다. 제가 굳이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제 스펙을 과시하기 위함이 아니라, 상위권에서 직접 치유성들과 합을 맞추며 느낀 구조적인 불합리함이 이제는 묵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글재주가 부족해 개인적인 생각을 적는 것이니, 의견이 다르더라도 무분별한 비난(직업 갈드컵)은 지양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본문
여러 RPG를 해봤지만, 아이온 2처럼 힐러가 기형적으로 배척당하는 게임은 처음 봅니다. 이해가 아주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상황 자체가 매우 난감합니다. 핵심적인 문제점 세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1. 아툴맹신하는 공팟
현재 공팟의 모든 기준은 아툴점수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치명적인 함정이 있습니다.
(1) 콘텐츠 난이도: 현재 공팟 기준인 콘텐츠들은 힐이 거의 필요 없을 정도로 쉽습니다. 힐러의 존재 가치인 '생존 케어'가 무색해지니 자연스럽게 딜량(아툴)만 따지게 됩니다.
(2) 성장 체감 제로: 치유성은 타 직업보다 아툴 점수 올리기가 어렵습니다. 더 큰 문제는 투자를 해도 딜 상승 폭이 처참하다는 겁니다. 분크메에서 응룡 라인으로 업그레이드해도, 그 딜 상승량은 딜러 한 명이 10~15초 때리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실제 딜 지분 보면 분크메=6~7%, 쌍응룡=10~12% 정도가 평균인 듯 합니다.)
"그래도 딜러가 이만큼 투자했는데 예의상 치유성도 어느정도 투자는 해야지." << 이 생각도 존중합니다.
제가 하고싶은 말은 치유성에게도 투자의 당위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격력 스탯에 비례한 피해 내성 감소나 체력에 비례한 힐량 증가, 방어력에 비례한 피해 내성 증가 등. 그러면 호법을 누가 데려가? < 이미 호법은 힐러 겸 버퍼 포지션에서 버퍼 겸 딜러 포지션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2.성역과 방어구 돌파, 성역 외 컨텐츠와 아툴 점수
성역 등 상위 콘텐츠는 방어구 돌파가 필수인데, 정작 유저들은 방어구 점수가 배제된 아툴 점수만 봅니다.
(1) 지표의 부재: 아툴이 아닌 아온이처럼 방어 점수까지 포함하는 사이트가 대중화됐다면 치유성의 입지는 지금과 달랐을 겁니다.
(2) 반복되는 역사: 루드라 시절에도 치유들은 생존력을 위해 꾸역꾸역 방어구를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다음 콘텐츠인 두쫀쿠에서 딜 부족을 이유로 피해 증폭(피증) 기능도 없는 치유성을 외면했습니다. 필요할 땐 방어구를 찾고, 정작 평소엔 딜 안 나온다고 버리는 이중 잣대가 심각합니다.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딜러들이 말하는 명암룡 완자가 어쩌고~~ 응기룡 완자가 어쩌고~~~ << 이건 게임사가 완자한거지만(참고로 커뮤니티의 의견일 뿐이지 응기룡은 완자 당했다고 생각 안합니다. 명암천마룡은 완자 맞음ㅋ) 치유성은 같은 유저들에게 완자 당했습니다.
3. PVP 성능
치유성이 필드나 쟁(PvP)에서 보여주는 존재감은 확실히 강력합니다. 생존력과 유틸리티 덕분에 1:1이나 소규모 교전에서는 압도족인 성능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 지점이 오히려 치유성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1) 성능의 양극화: "쟁에서 좋으니까 PvE에서는 좀 구려도 참아라" & "지금보다 딜량 더 상향해주면 PvP에서는 어쩌라는거냐?" 라는 식의 논리가 커뮤니티에 팽배합니다. 하지만 게임의 큰 축인 PvE에서 아툴과 낮은 딜량이라는 잣대 하나로 배척당하는 고통은 PvP 성능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PvP, PvE 계수 분리 이후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2) 세팅의 이중고: PvP를 잘하기 위한 세팅과 PvE 공팟 기준을 맞추기 위한 세팅이 판이하게 다릅니다.(궁성의 회피작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안 그래도 투자 효율이 안 나오는 직업인데, 양쪽을 다 챙기려다 보니 치유성들의 피로도는 극에 달해 있습니다.
(3) 뉴비 유입의 장벽: 쟁을 즐기는 상위권 유저들은 버틸지 몰라도, 가볍게 PvE를 즐기려던 뉴비 치유들은 공팟의 아툴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사하고 있습니다. PvP 원툴 직업으로 고착화되는 건 결국 서버 전체의 치유성 부족 현상만 가속화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