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로돈의 가장 큰 문제는 결국 즉사기임. 이게 존나 개 좆같음.
물론 파훼법은 이미 수도 없이 나와 있음. 전방가드를 활용해라, 허수아비가 뛸 때 깨갱하며 뒷걸음질쳐라, 모션 보고 피해라 등등. 실제로 익숙해지고 나면 오히려 여기만큼 편한 사냥터가 없다는 사람들도 있음.
근데 문제는 대다수의 흑우들은 그런 식의 사냥에 익숙하지 않다는 거임.
우리는 그냥 뇌 빼고 이미 손에 익은 스킬 사이클을 반복해서 돌리는 사냥에 너무 익숙해져 있음. 그런데 아프로돈에서는 한 시간 내내 즉사기를 계속 의식해야 함. 파훼가 어렵고 쉽고를 떠나서, 한 시간에 20~30번씩 계속 신경 써야 할 요소가 있다는 것 자체가 피곤하고 짜증나는 거임.
그렇게 집중해서 사냥해야 하는 것에 비해 아프로돈의 어스름 평균 수급량은 상당히 처참한 편이고...
나는 처음에는 늘 그래왔던 악세 풀리는 단계가 아프로돈에서 목걸이가 나오고, 아레시온 이상에서 귀걸이가 나오는 구조가 아니지 않을까 생각했음.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펄없에서 왜 일부러 귀걸이 먼저 나오게 배치했는지 어느 정도 이해가 감.
엔드 사냥터에서 나오는 악세들은 지금의 혁대나 목걸이처럼 앞으로 물량이 많이 풀릴 가능성이 높음.
특히 반지+귀걸이가 전체 악세 부위의 2/3를 차지하는데, 이쪽 물량이 엔드사냥터를 통해 충분히 풀리기 시작하면 상대적으로 아프로돈 구간의 진입 장벽은 자연스럽게 낮아질 수밖에 없음. 그러면 유저에게는 선택지가 생겨서 펄없이 일부러 좆같이 만들어논 사냥터를 자연스럽게 패싱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됨...
그래서 펄없은 목걸이와 허리띠를 엔드 사냥터에서 먼저 풀리도록 설계한 거라고 봄. 물량이 너무 빨리 풀리면 안 되는 반지와 귀걸이는 일부러 하위 사냥터에 배치하고 드랍률까지 처참하게 설정해서, 유저들이 스펙을 빠르게 올리고 상위 사냥터로 넘어가는 걸 어느 정도 막아놓은 거임.
결론적으로 환군왕이 없는 풍단은 아프로돈에 오래 머물 가능성이 높음.
아프로돈 사냥 자체가 편하거나, 모든지 할수 있는 개백수거나, 타키온으로 강화를 잘 넘기고 예구까지 어느 정도 성공해서 동혁대 목걸이 정도까지 만들어놨다면 환군왕 없이도 다음 사냥터로 넘어갈 수 있음.
근데 늘 그래왔듯이 뇌 빼고 반복 사냥하는 데 익숙한 흑우가 아프로돈에서 계속 집중하면서 사냥하는 것도 좆같은데, 강화까지 안 되고 예구까지 안 된다?
그 순간부터는 환군왕이 사실상 아프로돈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되어버림.
결국 펄없은 앞으로 후반 악세가 풀리고 유저들의 스펙업 루트가 바뀌는 것까지 감안해서 아프로돈을 일부러 저런 포지션의 사냥터로 만들어놓은 게 아닌가 싶음.
일부러 운에서는 공이 안 오르는 것도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결국 하위 사냥터에 있는 애들이 너무 쉽게 스펙업해서 위로 치고 올라오지 못하게 막아놓은 거였음.
이 정도로 장기적인 파밍 구조까지 계산해서 템 설계를 해놓은 걸 보면 진짜 엔씨에서 온 친구가 짠 게 아닐까 싶을 정도임. 대일이나 재희, 완수 이런 애들이 여기까지 생각해서 설계했을 거라는 생각은 솔직히 잘 안 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