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이렇게 막상 매크로를 쓴 게 알려지고 나니 면목이 없네요
지난주 금요일에 경고 이메일이 온 걸 지금에서야 확인했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저는 계속 매크로를 사용해 왔습니다
아마 오늘 일이 없었다면 2차 경고 7일 정지를 받고 난 뒤에야 깨달았을 것 같네요
저는 그동안 채집 r연타 매크로를 사용해왔습니다
그 덕분에 채집 도인38를 찍을 수 있었던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제가 매크로를 쓴 이유는 이렇습니다
주위에서 하드웨어 매크로는 잡히지 않는다 검출이 불가능하다 라고도 했었고
스스로도 그럴거라 생각해왔습니다
저는 결국 매크로 사용에 필요한 블러디마우스를 구매한 뒤
채집에 r연타 매크로를 사용해보고 실로 신세계를 느꼈습니다
일단 써보고 나니 매크로 사용의 유혹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더군요
물론 리스크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죠 걸리면 영정이다 라는 위험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겐
안 걸릴거라는 100% 확신이 필요했습니다
몇가지 생각을 해봤죠
1.갑자기 캐릭터가 이동해도(소환당해도) 바로 대응이 가능한가
2.누군가 말을 걸었을 때 즉각 대답할 수 있는가
3.실수로 채팅창에 ㄱㄱㄱㄱㄱㄱㄱㄱ를 입력할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가
결론은 이랬습니다
1,2의 경우, 매크로에 켜고 끄는 기능이 매우 간편했기에 해결이 가능했고
3의 경우는 실제로 위험한 순간이 있었지만 바로 ESC를 누르고 그 전에만 엔터를 안 누르게끔 조심하면 해결이 가능했습니다
때문에 이 사항들을 지켜내기 어려운 가공매크로나 거래소매크로는 쓸 엄두를 못 냈습니다
주위에서 쓰다 걸려서 영정당했다는 사례를 많이 들어왔으니까요
저와 같은 사례로 영정당했다는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어 어렴풋이 안심했던 것 같네요
단순 키 하나 반복 정도는 반칙이 아니겠지 라는 자기합리화 또한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위에 펄어비스가 있었다는게 오늘 증명이 되었네요
사실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었습니다
입력패턴 검출 자체는 어렵지 않다는걸요 단순반복처럼 알아내기 쉬운 패턴도 없었던 거죠
실상은 1.알아도 봐주는 단계이거나 2.유저가 많아서 검출을 하지 못한다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더 높았던 겁니다
사실상 안 걸리겠지라는 마음보다는 알아도 봐주겠지라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역시 자기합리화였습니다
하지만 진실은 달랐습니다
저는 유저들에게 제가 매크로를 쓴다고 당당하게 밝히지 못했고
그건 제가 매크로라는 게 밝혀지면 유저들은 절 봐주지 않을거라는 판단과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유저들의 의견이 곧 펄어비스의 의견이 될 것이라는 걸 간과했죠
유저들에게 당당하지 못한 부정은 지속한다면 어찌되었든 결국 밝혀질 일이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정지를 당했다는 건 별로 중요한 것 같진 않네요
저는 이 일로 제 주위 사람들을 분노케 하였고
그들의 비난을 들으면서 게임을 지속할 면목이 없습니다
장비와 돈보다 중요한 건 결국 당당하게 게임하는 것이고
당당하지 못하다면 그 공간은 그저 살아있다는 것 외에는 의미가 없는 공간입니다
걸리건 걸리지 않건 애초에 부정을 저지르지 않는 것이 진짜 명예라는 가르침을 얻고 갑니다
부정으로 만들어진 명예는 진짜 명예가 아니라는 것도요
불공정했던 경쟁으로 인해 피해보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