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을 하거나 주말이 되면 근처의 자취방 형들과 컴퓨터 앞에 앉아 아무런 의미도 없이 검은사막으로 허송세월을 보내며 시간을 탕진하는 것은 우리들의 큰 즐거움 중 하나였다. 검은사막을 제외 하더라도 근 10여년째 한가지 취미로 시간이나 탕진하며 허송세월을 보내다보니 이도 짬밥이 쌓여 게임을 보는 안목만 높아져서 그 시대의 게임중 가장 작품성이 높은 게임만을 했다. 하지만 사실 한창 혈기왕성 할 때의 남성들인지라 우리가 주목하는 부분은 작품성 보다는 선정성에 있었다. 노출이 많을수록 그 작품의 작품성은 상승하는 것이었다.
우리들은 이미 레인저와 소서러의 속옷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말없는 티팬티, 양말없는 레이스 속옷을 마구 구입을 했는데 이유인 즉슨 주거지에서 요리와 연금을 할 때에 특정 부분을 돌려봐야 하기 때문이다. 선배도 후배도 서로 말로는 이 의상의 재봉은 마감처리가 훌륭 매우하네 저 부분은 어느 유명한 디자이너 작품의 오마주네 하면서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해댔지만 그 대화속에는 속이는 사람만 있을 뿐 속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검은사막은 아주 훌륭한 작품이었다. 그렇게 우리들은 속옷을 삿고 한주거지에 모여 우리들만의 요리경연이 진행 되고 있을 무렵 옆에 있던 선배가 나의 모니터를 보고 크게 진노하여 꾸짖었다. 그는 능수능란하게 나의 키보드를 빼앗아 Ctrl 과 U 버튼을 눌러 모니터에 모든 UI를 제거하고 다시 편안하게 누어 요리를 진행 하는 케릭터를 바라보았다. 선배는 역시 선배였다. 봄바람난 처녀처험 홍조띈 선배의 얼굴은 아스카를 사랑한 데프콘의 모습과 흡사 같아있었다.
검은 사막을 하는 우리 인원중 한라봉이라고 하는 친구가 있었다. 우리는 함께 제주도를 놀러 간적이 있었다. 비좁은 콘도에 사람은 6명이나 되지만 목욕탕은 하나라 우리는 순서에 상관없이 함꼐 목욕탕을 사용했는데 삼삼오오 먼저 들어간 한무리의 샤워팀이 샤워를 마치고 나오는데 한라봉과 들어간 선배 한명이 넋나간 얼굴로 목욕탕을 나왔고 무슨일이냐고 물었더니 그 선배는 한라봉이야... 한라봉... 이라고 읊조릴 뿐이었다. 다음 날 나는 그 말이 무슨 뜻인줄 알게 되었다. 나와 선배1은 야외 수영장을 다녀오고 비좁은 목욕탕안에서 대충 씻자며 샤워를 하고 있는데 그 한라봉이 들어왔고 그 안에 있던 나와 선배1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녀석의 그곳엔 달려잇어야 할 물건 대신 왠 한라봉이 있었다...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물건이라기 보다는 과일의 왕이라 불리우는 두리안 혹은 한라봉에 가까웠다. 선배1은 연신 내가 미안하다며 서둘러 목욕탕을 벗어났고 한 선배는 오늘 오전에 간 귤농장에서 저 놈이 한라봉을 절도해왔다며 신고를 해야한다고 난리를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그날 바로 검은사막에 접속했고 그녀석에서 [자이언트] 파이톤 드로즈를 선물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