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신입생과 전화를 끊고
친구에게 말함
[야 집정리좀 하자. 신입생들 온대..]
[꺼져 니네집이잖아 손님한테 청소시키는 개매너 어디서 배웠냐]
[야이 샛기야 이제 막 스무살된 여자애들이 이 꼬자리보면 선배이미지 참 좋게 박히겠다 히벨넘아]
[여자애들이 온다고? 이방에? 미친놈아 화생방실 들어가는 군바리가 더 행복하겠다 아 썅 청소하자]
우선 쓰레기같다 싶은건 전부 봉투에 담아 베란다에 짱박아둠
그렇게 예상보다 한명 더 붙어서 신입생이 네명이나 내 작은 자취방에 들어오게 됨
애들은 소주네병쯤과 과자를 몇개 사가지고 왔는데 그걸 보고 한마디함
[너네는 과자안주로 술을 먹을수 있겠지만.. 오빠랑 저놈은 늙어서
안돼.. 멀쩡한 안주가 있어야지 기다려봐]
근처에 자취하는 동기놈은 아버님이 바닷가에서 어부일을 하시는데
그래서 항상 해산물이 금마 냉장고에 넘쳐남
[야 너네집 냉장고에 뭐있냐? 갑오징어좀 들고와라 여기 소주는 있음]
그렇게 친구놈과 둘이 가볍게 한잔하던 술자리는 7명이 되어버렷음
자취방에서 나랑 내친구들이랑 했던 병신력다툼이 안주가 되어
즐겁게 술을 마시다가 병신같은 내친구가 술자리게임을 제안함
왕 게 임....................
참고로 난 왕게임을 별로 좋아하진 않음
움직이는것도 귀찮고 희안할정도로 난 남자하고만 걸림
내 입술은 남자한테만 헤프지.............
이런저런 이유로 난 왕게임에서 왕이 걸렸을때
야한게 아니라 웃긴걸 시키는 편인데 그걸 보조하는 아이템들 또한 내 방엔 많음
하회탈이라던지 고라니송곳니...목탁.. 어린이용 플라스틱칼... 파워레인저가면..등등
관광지에서 술퍼마시면 꼭 이딴걸 우와 쩐다 이건 꼭사야해 하며 사모은것들임
여튼 왕게임이 지지부진하게 뽀뽀같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음
서너번의 뽀뽀타임이 지나가고 내손에
왕의 위엄이 서리게 됨
조용히 일어나 한쪽구석에 짱박힌 미니목탁을 꺼내들고는
[2번이 목탁을 치고 4번이 반야심경을 경건하게 외워라 경건하지 않으면 다시]
기억해둬 형님들 왕게임할때 뜬금없이 이딴거 하면 미친듯이 빵터짐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빠 그게 뭐예욬ㅋㅋㅋㅋㅋㅋㅋㅋ]
우연찮게도 그 둘은 내친구들이었음
[또그르..또그르...똑똑똑똑]
[마하반..큽...야 바라밀다..흡...]
[그렇게 해서 중생을 구제할수 있겠냐? 벌주 먹자]
[마셔라마셔라마셔라마셔라 술이 들어간다 쭉쭉쭉쭉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할거야~]
그렇게 시간이 꽤 흐르고 술자리도 끝나갈 무렵에 시간을 보니
기숙사통금시간을 아득히 넘은 상태였음 갑오징어친구는 돌아가고
작디작은 내 방에 6명이 낑겨 자게 됬는데 난 먼저 침대를 독점함
[여긴 내방이니까 침대 내꺼임. 옷장에 이불이랑 남는 배게 있을거야 써라]
하고 난 등돌려서 자려는데
[오빠 나 허리아파서 바닥에서 못자는데 여기서 자도 되여?]
[침대에 토하지 않을거지?]
[오빠...이제 그만해요 나 진짜 이제 안할게요 ㅠㅠ]
[ㅋㅋ 그래 그럼 밤에 몰래 오빠 덮치지 않을꺼지? 오빠 혼전순결하기로 해서 너 좀 위험할것 같아]
세상에 다시없을 병신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던 신입생은
[오빠 못생겼잖아요.. 안덮쳐요...]
[......아니 니가 위험할거라고...... 그리고 난 귀여운거거든!!!!]
[그래요 그럼 ㅋㅋ]
그렇게 일인용침대에서
나랑 신입생은 서로 등돌린채 자게 됬는데 내 등에서 느껴지는
신입생의 작은등의 체온과 작은 움직임이
내신경을 곤두세웠음
그렇게 한 30분가량 흘러 애들 코고는 소리가 아카펠라처럼 됬을때
내 뒤에 신입생이 돌아눕는듯하더니 내 어깨를 쿡쿡 짜름
[오빠 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