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자대 배치를 받을 당시 사단이 푸른병영 운동이라고 해서 부조리 몰아내겠다고 난리치는 상황이었음.
근데 음지에서의 악폐습이 남아있었고 이게 완벽하게 사라진거는 내가 입대후 4년 뒤
따라서 나는 그 사단에서 마지막으로 맞거나 얼차려 당하면서 지내는 세대였음.
2.
같은 중대에 전입온 J군과 나는 같은 전라도 출신이었고, 알동기가 서로밖에 없어서 거의 동반입대 수준이 됨.
둘다 08년 9월에 입대했음
3.
근데 부대 웃긴게 동기를 굉장히 이상하게 끊음
내가 08년 9월 군번인데 동기가 위아래로 한달씩
그래서 8월군번과 10월군번이 모두 동기라는 굉장히 희안한 체계에서 살게됨.
그 당시 8월군번 6명 9월 군번 2명 해서 8명은 서로 동기가됨.
4.
그 뒤 첫훈련으로(전입 한달 뒤) 남들은 차타고 간다는 진지공사를 작계지 27km를 행군하는 미친짓으로 실시함.
여기서 나와 J군은 사고를 침.
나는 첫행군 한타임 뒤에 낙오해버리면서 고문관 확정되었고.
행군 무사히 한 J군은 숙영지에서 자기는 그럴 의도가 없었는데, 선임한테 개기는듯한 행동(그것도 소대 실세한테)으로 오해를 받아 NO개념 이등별로 낙인찍혀버림.
나야 그나마 소대가 중대 내에서 선임들 좋기로 소문난 곳이어서 괜찮았지만 J군의 소대는 중대에서 분위기 존나 안좋기로(양아치끼가 심함) 소문난 소대여서 그 뒤에 선임들과 트러블을 일으키게됨.
5.
훈련이 끝나고 나서 갑자기 10월 군번이 20명 넘게 전입하는 미친 짓이 일어남.
그래서 삽시간에 중대에 동기가 30명 가까이 되는 사태가 벌어짐.
근데 이게 웃긴게, 나는 동기 끊는거 때문에 8월 10월 다 내 동기지만
8월은 10월 군번한테 선임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와 J군은 끼인 처지가 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발생함.
(6명 대 25명 사이에서 중간에 끼인 2명 처지가 어떨까 함 생각해보셈.)
그러다보니 8월은 8월대로 니네 동기들 왜 그러냐 하면서 하소연하고 난리였고,
내 선임군번인 7월군번은 아무리 니네 동기들이지만 니가 한달 먼저 들어왔는데 애들좀 어케 해봐라 하면서 J군과 나는 아주 개 좟같은 상황으로 군생활이 이어짐.
6.
하여간 난 행군 낙오한거 때문에 중대 전체적으로 이미지가 안좋아졌고,
양아치들이 많은 J군의 소대는 정말 대놓고 나를 대놓고 무시하기 시작함.
근데 어느순간 J군도 나를 무시하기 시작했음(그리고 J군의 소대에 있던 내 8월 동기들도)
하지만, 그게 나는 이해가 되었던게, 첫 훈련에서 일어난 그 사태에서 자기가 뭘 어찌할 힘도 없는데 자기네 소대가 무시하는 날 두둔했다가는 자신에게도 해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
진심이 아니고 눈치를 극도로 봐야 하는 상황인걸 알았기 때문에 그냥 마음으로 이해해줬음.
내가 그정도로 이해해줘야 할정도로 그쪽 소대 선임이 말그대로 X같은 놈들이었음.
7.
여차저차 해서 나는 선임들의 편견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부사관 시험에 합격했고,
(농담 아니고 존나 노력했음, 그 때 당시가 내 체력 최전성기였으니까. 가라없이 체력측정에서 올특급 찍고 옴.)
J군도 못된 선임들이 어느정도 전역하고 자기도 짬이차고 후임이 생기면서 숨통이 트였음.
내가 합격했다는 소식이 중대에 알려지고, J군은 우리 소대까지 직접 찾아와서 축하 인사까지 하고 갔음.
8.
시간이 지나서 광주에 사는 J군을 만나러 갔었는데,
본인이 빨리 결혼해서 가정을 차리고 싶어했던 욕구가 강해서 전역하자 마자 1년만에 결혼하고 지금은 딸 2 가진 가장이 되었음.
간만에 만나서 이것저것 이야기하면서 세월이 참 많이 지났구나 라는걸 느끼고 옴.
하여간 지금 생각해보면서 정말 군대는 쓸데없이 병신같다는걸 많이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