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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리뷰] '그거 알지? 널 제일 아끼는 거'

엘피쥐
조회: 294
2024-06-15 23:39:51



위의 기사를 작성한지도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케이드가 부활하면 꼭 다시 기사를 작성해야지 라고 다짐했는데,
20대의 젊은 게임 기자였던 나는 어느새 여러 게임 회사를 거쳐 30대 아저씨가 되어 있었다. 

인벤 기자로 재직하던 당시, 갑자기 맡게 된 데스티니2(당시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1인칭 FPS 장르를 기피하던 나에게는 사실 큰 우려였었다. 
그럼에도 데스티니2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는데, 거기에는 '케이드-6'라는 캐릭터의 영향이 굉장히 컸었다.
전체적으로 무거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데스티니2에서 그의 존재감은 단연 빛날 수 밖에 없었다. 





유저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농담과 장난들, 그와 동시에 때로는 헌터 선봉대장에 걸맞는 멋진 모습까지. 
케이드를 보면 헌터를 선택한 것에 후회를 느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유저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캐릭터였던 케이드는 붉은 전쟁 이후 포세이큰에서 곧바로 죽음을 맞이하며 
데스티니2 유저들과 너무나 빠른 이별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다. 
처절했던 친구의 마지막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울드렌 소프를 향한 복수를 다짐하게 만들기도 했었다.



▲ 데스티니2에서 주인공 수호자의 첫 대사이기도 했다


케이드가 데스티니2에서 얼마나 영향력이 있었는지는 그의 죽음 이후에 더 분명하게 드러났다. 
우리가 까마귀(울드렌)를 쉽게 용서할 수 없었던 것도 온전히 케이드 때문이었으며, 
케이드의 부활 시기, 그리고 부활과 관련된 다양한 해석과 루머들도 국내외 커뮤니티에서 항상 큰 이슈가 되기도 했었다.
또, 케이드가 부활하면 복귀하겠다는 유저들의 댓글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오랜 기다림을 넘어 우리는 '최후의 형체'에서 케이드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 케이드의 첫 등장씬, 보자마자 포세이큰 때의 죽기 전 장면이 떠올랐다.


부활하자마자 울드렌과 대면한 케이드.
그동안 케이드가 부활해서 울드렌과 만난다면 그 반응이 어떨지 유저들 모두가 궁금해 하기도 했었는데,
짧은 전투 후 곧바로 울드렌을 '까마귀'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며 '참 케이드답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최후의 형체'가 진행되는 동안 케이드는 항상 우리와 함께 해주었다. 
전설의 선봉대장 3인인 자발라(흠..)와 아이코라, 그리고 케이드가 한 화면에서 잡히는 것도 꽤나 벅차는 모먼트였다.

 
                                                                  ▲저들이 함께 서있는 장면, 이제는 정말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다.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붉은 전쟁부터 시작해온 지난 6년간의 긴 서사가 드디어 곧 막을 내리겠다는 것이 느껴졌고,
당연히 그 피날레에도 케이드도 함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케이드는 마치 예정이라도 했다는 듯 본인의 희생으로 수호자의 고스트를 살리고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그 순간, 스토리 초반 케이드가 말했던 '결국에는...놓아줘야 해' 라는 말의 뜻이 무엇이었는지 깨닫을 수 있었다.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의 스토리에서 주연을 죽이는 것이나 다시 부활시키는 것은 그 어떤 요소보다 하이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데스티니2에서의 케이드의 죽음과 부활은 유저들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서사로 잘 마무리가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첫 번째 죽음은 어수룩하던 주인공 각성의 시작이 되었고,
그의 두 번째 죽음은 베테랑이 된 주인공 각성의 끝맺음이 되었다.



▲ 어느새 주인공은 최정예 베테랑 요원이 되어 있었다.


항상 생각해왔던 것이지만, 
데스티니2의 유저들은 참 의리(?)가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이번에도 속을 것 같아? 한 번 만 더 속아본다..' 

데스티니2 공식 유튜브에 신규 DLC 트레일러가 발표될 때면 한국 유저들의 댓글은 대부분 위와 같았다.
그런 오랜 기다림 속에 나온 이번 '최후의 형체'는 우리 한국 유저들에게도 큰 선물이 되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퀄리티 높은 현지화로 한국 유저들을 한 순간도 놓지 않았던 '번지'와 그에 부응했던 '국내 유저'들의 합이 참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게임사 ↔ 유저 간의 상호 소통 측면에서도 데스티니2의 사례는 좋은 레퍼런스로 봐야 할 것 같다. 



▲ 그 긴 시간을 계속 믿어온 국내 유저들, 최후의 형체는 이에 부응한 번지의 결과물이었다.



6년이 가까운 이 시간 속에 당신은 얼마나 더 나이를 먹었고 또 성장해왔을까.
또, 사회 속에서 얼마나 넘어지고 좌절했을까. 

케이드의 마지막 퇴장 장면 작별 인사는
마치 오랜 시간 동안 기다리며 성장한 우리 유저들에게 건네는 인사는 아니었을까. 

'그거 알지? 널 제일 아끼는 거' 




'그게 내가 '그 일'을 한 이유야. 정말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 죽거나 그렇게 하거나. 만약 너와 너의 엄마를 다시 보길 원하게 된대도, 너의 아버지는 해야만 했던 일을 한거라고 알고있으렴.네가 나를 알아보지 못할지도 모르겠구나, 내가 있더라도, 글쎄 로봇 하나겠지만, 널 찾아가마. 약속한다.'

-케이드 6의 일기 中-

Lv1 엘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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