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픽] [디아블로2: 뒤틀린 신성] Intro

사진: Unsplash의Michał Bielejewski

균형의 수호자: 이방인의 회고록

하로가스의 차가운 바람이 창을 때리는 소리에 나는 깊은 상념에서 깨어났다. 책상 위에는 오래된 양피지와 깃펜이 놓여 있었고, 그 옆에는 호라드릭 큐브가 조용히 빛나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펜을 들어 올렸다. 잉크가 양피지 위로 흐르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오래된 기억들이 되살아났다.

"세월이 흘러 이제 나의 머리카락은 백발이 되었고, 얼굴에는 주름이 깊게 패었다. 하지만 그 날의 기억만큼은 여전히 선명하다. 바알과의 마지막 대면... 그 순간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연이어 일어났다. 진실은 거짓이 되고, 적은 동지가 되었으며, 우리가 믿던 모든 것이 의문으로 변해갔다. 세계의 균형은 한순간에 무너져버렸고, 나는 그 중심에 서 있었다.

호라드릭 큐브... 이 신비한 유물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그것이 보여준 환영들은 때로는 축복이었고, 때로는 저주였다.

이 회고록은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다. 이는 우리가 겪은 시련과 그 속에서 발견한 진실, 그리고 우리가 만들어낸 새로운 세계에 대한 증언이다.

첫 번째로 기록할 것은 로그 캠프에서의 일이다. 그곳에서 나는 처음으로 이 세계의 진정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

펜을 잠시 내려놓으며, 나는 창밖으로 눈을 돌렸다. 하로가스의 거친 산맥 너머로 새로운 도시의 실루엣이 보였다. 우리가 함께 지은 그 도시는 이제 희망의 상징이 되어있었다.

깊은 숨을 내쉬며, 나는 다시 펜을 들어올렸다. 이제 로그 캠프에서의 이야기를 시작할 시간이었다. 그곳에서 시작된 우리의 여정이, 어떻게 세계의 운명을 바꾸게 되었는지를...

로그 캠프에서의 시작

로그 캠프의 경계에 발을 들이자 공기가 무거워졌다. 주변의 긴장감이 피부에 와 닿았다. 캠프는 급하게 세워진 듯했고, 사람들의 눈빛에는 공포와 의심이 깃들어 있었다. 그때 한 남자가 다가왔다. 그의 얼굴에는 경계심과 함께 희미한 희망이 보였다.

와리브와의 만남

"반갑소, 이방인." 와리브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가 말했다. "당신의 도착이 예견된 것 같소. 최근 일어난 사건들 이후로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고 있으니."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변을 살폈다. 와리브는 목소리를 낮추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트리스트럼의 비극에 대해 들으셨겠지요. 어떤 이들은 공포의 군주 디아블로가 돌아왔다고 하지만..." 그는 잠시 망설이다 덧붙였다. "진실은 그보다 더 복잡할지도 모르오. 얼마 전 한 어둠의 방랑자가 이 길을 지나갔는데, 그의 뒤로 이상한 기운이 감돌았소. 그는 숨겨진 무언가를 찾고 있는 듯했소."

와리브의 말에 나는 눈썹을 찌푸렸다. 그가 말하는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아카라를 만나보시오." 와리브가 제안했다. "그녀라면 당신에게 더 많은 것을 알려줄 수 있을 거요."

아카라와의 대화

아카라를 찾아 캠프 중앙으로 향했다. 그녀는 위엄 있는 모습이었지만, 그 눈에는 깊은 슬픔과 의구심이 서려 있었다.

"나는 아카라, 보이지 않는 눈의 자매단의 고위 사제요." 그녀가 말했다. "이 야영지에 온 것을 환영하오. 비록 지금은 허름한 쉼터밖에 제공할 수 없지만..."

아카라는 잠시 망설이다 이야기를 이어갔다. "우리는 오랫동안 믿어왔던 것들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소. 이 세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소. 하지만 그 이유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를지도 모르오."

그녀의 말에 나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아카라는 목소리를 더욱 낮추며 속삭였다.

"이방인, 당신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소. 진실을 찾아주시오.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이것이 단순한 선과 악의 대립이 아님을 직감하고 있소."

여정의 시작

로그 캠프를 둘러보며, 나는 이곳에서 시작될 나의 여정이 단순한 악마 퇴치가 아닌, 세계의 숨겨진 진실을 밝히는 중대한 임무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결심했다. 이 사람들을 돕고, 진정한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리라고.

어둠의 방랑자의 정체, 그리고 그가 찾고 있다는 숨겨진 무언가가 무엇인지, 나는 반드시 알아내야만 했다. 이것이 단순한 선악의 대립이 아니라는 아카라의 말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 진실을 향한 여정이 지금 시작되고 있었다.

캠프의 불안한 공기를 뚫고, 나는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앞으로의 여정이 어떠할지, 어떤 진실과 마주하게 될지 알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이 세계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가 숨겨져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밝혀내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