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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White Out (3)

Hinkel
조회: 617
추천: 3
2019-07-28 23:44:13




소녀전선: White Out (3)

 

 

 

, 마카로프에겐 온갖 전장을 겪어봤다고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지휘부 설립 이래 온갖 중요 전투, 작전의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성공시킨 것은

 

나의 공적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다. 물론 그런 내 능력을 알아보고 부관으로

 

임명한 지휘관의 안목도 칭찬할만한 것이지만.

 

하지만 지금까지, 이런 혼돈은 겪어본 적이 없었다.

 

 

 

 

 

작전 개시 30시간 41.

 

한계가 찾아왔다, 우리는 기계지만. 그럼에도 이런 극한의 상황에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다. 영하 6~70도에 육박하는 추위, 거기에 강풍과 눈보라...심지어 식량도

 

최대한 절제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상태는 최악이었다.

 

지금 적과 마주친다면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고 전멸할지도 모른다.

 

목적지까지...얼마나 남았지?”


리더인 네게브의 목소리가, 저 멀리서 들렸다.

 

앞으로...4.6Km...”

 

그렇게 오랫동안 전진했는데도 고작 8Km 남짓 전진한 게 한계였다.

 

이런 눈보라 속에선 방향을 특정하기도 어렵거니와 10M를 전진하는데 거의 30초나

 

걸린다. 맨몸으로도 뚫기 어려운데, 우리에겐 탄약과 식량 그리고 총까지 있다.

 

인간이 여기 있었다면 진작 얼어 죽거나 탈진으로 쓰러졌으리라.

 

근방에...건물이라도 없어!?”


AA의 목소리였다, 건물? 내 기억이 맞다면 이 근처는 허허벌판 그 자체다.

 

나무 한 그루 없거니와 건물은 당연히 없다. 있더라도 눈에 파묻혀 특정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휴식이 필요하다, 이대로 무리하게 전진해봤자

 

멀리 가지 못하고 얼어붙거나 망가지리라.

 

빠드득.

 

“...뭐야? 방금 무슨 소리 안 들-”


IWS가 사라졌다.

 

그녀가 땅 밑으로 끌려 들어갔다고 착각했다, 크레바스. 눈이 쌓이면서 만들어진

 

자연의 함정이다. IWS는 비명만 남긴 채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이런...! IWS! 무사하냐!?”


저기서 얼른 꺼내! 로프! 누구 로프 가진 사람 없어!?”


“---저는, 괜찮아요---”


저 밑에서 메아리치는 목소리가 들렸다, 다행이다. 그리 깊지 않아 부상은 피한 모양이다.

 

“----여기 밑에, 건축물이---”


뭐라고!?”

 

밑에 건축물이 있다는데?”


이런 곳에 건물이? 여긴 허허벌판이다, 그런 게 있을 리가...그러나 IWS가 거짓말을

 

할 리도 없고, 어쩌면 정말 운 좋게 눈이 쌓인 건물 위를 지나가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밑으로 내려가자, 로프 준비해.”


네게브의 명령에 따라, 우리는 각자 로프를 메고 밑으로 내려갔다.

 

사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내부에 쌓인 눈 덕분에 바닥이 폭신하여 그냥 뛰어내려도

 

다치지 않을 정도였다.

 

혹시 모를 기습에 대비해 경계 태세를 취했으나,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여기요! 여기 안쪽에 건물이 있어요!”


불행 중 다행은 이럴 때 쓰는 말인가? 내가 앞장설게.”


AA가 먼저 선두로 나섰고, 우리는 그 뒤를 따라갔다.

 

이런 곳에 건물이 있을 줄이야...콘크리티 기둥이 줄줄이 줄 서 있는 어두컴컴한

 

건물이었다. 외부의 빛이 차단되어, 앞이 전혀 보이질 않았다.

 

조명 켠다, 경계해.”


네게브가 조명탄을 던졌다, 그리고 우리는...말을 잃었다.

 

“...뭐야, 이게...?”


“제기랄.”


욕이 나왔다, 지휘관이 그런 말을 했던가. 사람은 할 말이 없을 때 욕을 한다고.

 

시체.

 

어마어마한 수의 시체가, 바닥에 너부러져 있었다.

 

전부 전투 준비, 적의 기습이 예상된다. AA, 선두. IWS는 후방에서 지원, 나머진 대열-”


“----갈망.”

 

우리는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일제히 총구를 돌렸다.

 

누구냐!? 신원을 밝혀라, 우리는 그리폰의 전술 인형이다!”


“----사랑.”

 

저걱, 처벅- 끼이익, 부르르르르...

 

기분 나쁜 소리가 귀를 채우기 시작한다.

 

네게브! 당장 여길 벗어나야 돼! 포위됐어!”


뒤에도 있다!”


대체 이게 뭐야?! 어딜 봐도 그림자가 서 있었다, 그것들은 빛나는 눈으로 우릴 바라보았다.

 

기계, 아니...전술 인형이다.

 

그러나 이미 가죽이 벗겨져 원형을 알아볼 수 없었고, 이미 이성을 잃은 듯 무어라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숫자가- 수가 너무 많다.

 

네게브, 발포 명령 내려! 이것들 전부 적이야!”


기다려! 아직 발포하지 마! 우리는 그리폰의 전술 인형이다, 너희는 누구냐!?”


멍청하긴, 지금 그럴 상황이냐!? 하지만 리더인 네게브가 발포를 명령하지 않았으니...!

 

“---자유.”

 

“...뭐라고?”

 

비상, 자유, 갈망, 사랑, 친우, 애정, 번개, , 감시, 근원, 작별, 번역, 괴물, 국어, ,

 

불곰, 황혼, 우정, 눈물, 기름, 분노, 사람, 사람, 사람- 모순, 인형, 조종-”

 

대체 뭐라는 거야!? 그리고 그 순간, 그것들이 일제히 움직임을 멈췄다.

 

후욱...후욱...!”


AA가 당장에라도 발포할 듯 긴장한 모습이 보였다, 지금 나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가장 커다란 공포는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부터의 공포라고 했는가.

 

“-------죽여, .”


그 순간, 어마어마한 괴성에 귀가 폭발하듯 아팠다.

 

아아아아악! 이게, 이게 무슨 소리야....!?”


머리를 뒤흔드는 소음, 단순한 소음이 아니다. 이건...전파! 종류는 알 수 없지만

 

이것들은 모종의 전파를 발산하고 있다! 제기랄, 이대로 있다간-

 

발포 개시!”


드르르르르르륵- 네게브가 쏘자마자, 다른 인형들도 일제히 사격을 시작했다.

 

그러자 인형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몸이 부서지든, 머리통이 날아가든- 그것들은 좀비처럼 무작정 달려들었다.

 

애정! 전설! 전투! 기쁨, 그림자, 사라아아아앙-”


그야말로 질서 따윈 존재하지 않는- 진흙탕 싸움이었다.

 

근접한 인형들을 발로 걷어차고, 때리고- 마구잡이로 총알을 박아넣는다.

 

이런 건 작전이 아니다.

 

후퇴! 전부 들어온 곳으로 후퇴해!”


그제야 시야가 트였다, 네게브의 목소리에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것들- 자기들끼리도 싸우고 있다.

 

아니, 싸움보단 어떤 행위에 가깝다. 역겨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반복하며

 

자기 자신을 파괴하고 있다. 눈알을 뽑고, 턱을 부러뜨리고, 머리를 뽑아 던진다.

 

전술 인형에겐 자아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것들에겐, 오로지 광기만 보일 뿐이다. 도저히 같은 인형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무언가가 느껴졌다. 두려움, 이윽고 일어난 감정은 혐오였다.

 

이쪽으로! 전부 올라가! 여기서 탈출한다!”


AN이 외쳤다, 우리는 그녀를 따라 위로 올라갔다.

 

마침내 원래 들어왔던 구멍으로 나오자- 그것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었다.

 

그럼에도 방금 전의 전파 때문에 아직도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우읍...!”


웨에엑, 우에에에엑...AA가 갑자기 구역질을 했다, 그녀는 이런 걸 싫어한다.

 

이런 광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만, AA-12란 인형은 특히나 이런 야만적인 광증을

 

극도로 혐오한다. 이윽고, 모두들 탈진한 듯 바닥에 쓰러지듯 앉았다.

 

방금, 그거...뭐였어?”


일종의 전파 같아요. 그렇지만 이런 건, 들어본 적도 없어요.”


그 시체들, 거기에 그 가죽이 벗겨진 인형들까지...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방금 거긴 뭐였던 거야?”

 

내 생각에, 거긴 일종의 방공호였던 것 같다.”


그나마 냉정을 유지하고 있던 AN이 말했다.

 

거기 있던 시체들은 대피했던 주민들이고, 인형들은...아마 그 인형들이 거기로 피난한

 

인간들을 학살한 것이겠지. 추측일 뿐이지만.”

 

? 전술 인형이 사람을 해치다니...거기에 그리폰의 인형이, 그럴 리가...”

 

.”


방금 뭐였지? 시야가-

 

나는 보아선 안 될 것을 보았다.

 

모두 죽어있었다.

 

모두가 피를 흘리며, 바닥에 엎어져 죽어가고 있었다.

 

누구? 무슨 일이지? 내가 쏜 건가? 여긴 어디지? 나는- 나는, 누구였지?


“---안녕.”

 

낯선 여자의 목소리.

 

“--------”

 

뭐라고? 방금 무슨 말을...?

 

“-----------”

 

모든 것이 붉었다.

 

모든 것이 푸르고, 하얗고, 검었다, 이윽고 새빨간 하늘이 보였다.

 

버려진 전철, 움직이는 그네, 아이들의 웃음소리, . 기둥, -

 

“....로프! 마카로프! 왜 그래!? 오발탄에 맞은 건가?!”

깨어났다.

 

AA가 내 뺨을 때리며 정신없이 흔드는 게 느껴졌다.

 

- 잠깐, 방금 못 봤어? 그 풍경- 그것들을 못 본 거야?”


무슨 소리야? 우린 계속 여기 있었는데. 네가 갑자기 쓰러져서...”


내가? 내가 쓰러졌다고? 그나저나 방금 그게 뭐였지? 목소리- 누군가가 내게

 

말을 걸고 있었어. 처음 듣는 목소리였고, 그게- 젠장, 뭐라고 설명해야 하는 거야?”

 

진정해. 너답지 않게 너무 흥분했어, 일단 숨이라도 돌리고 말해.”


그래, 내가 너무 흥분한 모양이다. 방금 그건 일시적인 프로그램 오류였던 모양이다.

 

그러나 아주 잠깐, 나의 눈에 무언가가 보였다.

 

.

 

아주 가느다란 실이, 우리의 머리 위에 매달려 있었다.

 

 

 

 

 

Lv1 Hink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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