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지 마지막에 주관식란에.. 3~4시간가량 생각하며 쓴 것을 정리해봅니다. 이참에 실제로 적용해줄 떄까지 공홈에 일주일에 한 번은 건의를 넣어볼까 합니다.
레이드 업데이트 주기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오래된 게임이다보니 마영전에 배정된 개발인력이 얼마 없는 것 같아서 ㅠㅠ... 현실적으로 개발자분들이 기존의 컨텐츠들을 이용해서 개선해주실 수 있는 희망 사항들을 적어보겠습니다
1. 컨텐츠
마영전은 오랜시간 운영해온만큼 수많은 보스전들이 쌓여있는데, 이를 유효하게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만렙을 찍고 스펙이 고착화되면 매일 도는 레이드만 반복해서 돌게되어 숙제 게임이 되어립니다. 이는 모든 액션 게임에 공통으로 해당하는 사항이지만, 다른 게임은 쌓아온 컨텐츠를 활용해서 최대한 다양한 전투를 경험하게 하여 질려버리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가능한 늦추어 유저를 붙잡는데, 마영전은 미혹의 탑이나 일회성 컨텐츠인 아인라허를 제외하면 이러한 요소가 전혀 없습니다. 물론 유저 스스로 아인라허만 즐기거나 장비를 제약하고 싱글플레이를 할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보상이 거의 없기에 손해보는 느낌이 들어 그러지 않게 됩니다. 마영전은 싱글 패키지 게임하듯 즐기려면 정말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만, 보상 구조가 유저들이 항상 도는 던전만 돌게끔 하여 쉽게 질리고 지루하게 만듭니다. 일일 미션이나 주간 미션을 지금의 항목들이 아니라 '특정 전투 아인라허 노포션 은메달 클리어'와 같은 항목으로 바꾸거나 일간~주간 단위로 스탯이 보정된 상태로 옛날의 보스들과 전투할 수 있는 이벤트 맵을 만드는 등의 방법으로 유저들이 다양한 보스전투를 경험하도록 유도해줬으면 합니다 (스페셜 던전이나 기사단 전투가 있지만 로테이션 풀이 2~3개밖에 안되니 너무 질립니다). 마영전이 10여년간 쌓아온 수많은 보스 전투들과 여러 캐릭터들은 솔직히 여타 다크소울이나 세키로같은 명작 액션게임들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만큼 커다란 볼륨과 우수한 퀄리티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포션 사용에 제약만 따른다면 다른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유의 속도감과 그에 따라 긴장감 속에서 빠르게 이어지는 적의 패턴에 모두 대응하여 파훼하는 재미가 있지요. 이렇게 이미 만들어진 컨텐츠들을 유효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마영전은 훨씬 재미있는 게임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레이드 보상
마영전의 레이드 보상은 지나치게 확률 의존적입니다. 클리어 골드 보상은 하위 컨텐츠나 최상위 컨텐츠나 똑같은데 (요즘은 오히려 보너스 목표가 창렬이라 낮게 버는데), 정작 큰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코어는 확률이 너무 낮아서, 본캐로 로메르 10연 돌리고 수확은 자르딘 강철 1개 이런 날에는 정말 현타가 매우 쌔게 옵니다... 문제는 코어 확률이 정말 너무 낮아서 그런건지 아니면 제가 단순히 운이 없어서 그런건지 몰라도 이런 날이 상당히 많다는 것입니다. 다른 게임들을 생각하면.. 애초에 싱글 패키지 게임들은 모두 자급자족이 가능한 수준으로 설계되니 논외로 치고, 당장 생각나는 던파나 테라, 메이플 등 다른 넥슨 게임들도 레이드 보상에는 파밍 기간을 대폭 단축시켜주는 대박 보상과 더불어, 그 대박 보상을 오랜 기간에 걸쳐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게 해주는 '조각'이나 '파편'과 같은 보상을 기본으로 지급하죠. 마영전에도 이런 시스템이 도입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확률 상 아주 오랜 시간동안 노득으로 클골만 버는 사람들이 존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구조는 이 '운 없는' 사람들이 현타 속에 게임에서 이탈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지역별(아스테라/로체스트 근교/타라타) 로 새로운 인장을 도입하고, 각 지역 인장으로 해당 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인챈트/봉힘 등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시장에 풀리는 인챈트, 봉힘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기존의 드랍률을 소폭 하향하는 한이 있더라도 많은 유저들이 이 시스템에 더 만족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드랍률이 너무 낮아서 매물이 없어 시세가 안정적이지 않은 품목들의 물가 안정화까지 도모할 수 있겠습니다. 단, 이 때 인장을 골든 타임때까지 존버해서 모아놨다가 팔려는 사람들 때문에 평소의 인챈트 시세가 더 올라버릴 위험이 예상되는데, 이는
1: 인장의 최대 소지 갯수를 인챈트와 같은 주요 보상들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설정하고, 넘쳐난 인장은 우편으로 3일 정도의 유통기한을 가진 채 발송되도록 하거나
2: 아예 인장상점 인챈트는 교환 불가나 계정 공유가 되도록 하면 되겠습니다.
3. 결사대 보상
결사대는 개발자 분들이 가장 공들여 만드신 만큼 마영전에서 가장 재미있는 컨텐츠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스탯을 4회만 클리어해도 대부분 지급하도록 패치되고, 만렙 확장으로 네반, 발로르의 클리어 골드가 지나치게 너프되면서 유저들이 결사대를 돌도록 할 유인책이 지나치게 빈약해졌습니다. 물론 가장 재밌는 컨텐츠인만큼 유저들이 '보상이야 아무렴 어때 재밌는데!' 하고 꾸준히 돌 수도 있겠지만... 1번 항목에서 서술한 것처럼 온라인 RPG 유저들은 '재미'와 더불어 '효율'을 같이 추구하는 존재들입니다. RPG 게임은 유저들의 '효율' 추구와 '재미' 추구가 어느정도 같은 방향을 향하도록 컨텐츠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만렙 확장으로 너프된 네반과 발로르의 클리어 골드는 지나치게 낮아서 유저들에게 버려질까봐 걱정됩니다. 결사대만큼은 클골의 레벨 패널티를 없애주셨으면 합니다. 혹시 4 결사대가 된 현재 유저들의 피로감을 고려해서 일부러 1, 2 결사대를 갈 이유를 줄인 것이라면... 주마다 라우라를 제외한 구 3 결사대 전투에 하나씩 돌아가면서 보상에 메리트를 주어서 (가령 클골 1.5배나 결사대 상자 2배) 유저들을 결사대 하나로 몰아주는 방식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잘 만든 컨텐츠가 도태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해요
4. 장비 시스템
마영전은 최상위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보면 사실상 시즌패스 형식이 아닌가 합니다. 공상한 시스템으로 인해 높기만 한 깡공은 별 의미가 없고, 사실상 장비의 공격력은 그 장비의 유통기한을 설정하는 역할을 하며, 실제 대미지는 그 강화 수치에 따른 추가 피해에 좌우됩니다. 신규 장비의 두 단계 아래의 장비가 보급으로 지급되며, 현역 파밍 레이드는 조금씩 윗단계로 올라가고, 오래된 던전은 도태됩니다. 게임이 오래 운영되며 쌓여온 레이드가 너무 많고, 연어 유저의 비율이 높다고 하니 이런 구조 자체는 나름 납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박탈감입니다.
첫째, 지나치게 빠른 감가상각으로 인한 박탈감:
110제가 테썹에 나오기 얼마 전까지도, 미조1 조각을 290만에 경매장에 팔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테썹에 110제의 업글 방식이 나오고는 시세가 곤두박질 치더니 이제는 100만원 초반대에 거래되는듯합니다. 시세가 단기간에 거의 1/3 수준으로 떨어졌네요. 다마강도 80만원쯤 하던 것이 용인 상점에 50개로 거래되는 것이 확인된 후로 금방 55까지 떨어졌네요. 유저들도 장비에 쏟아부었던 재화들의 가치가 점점 떨어질 것은 예상이야 했겠지만, 이건 좀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단계 미/투조와 새로운 재련 강철에 대해 사전에 정보를 주지 않고 기습적으로 테썹에 내놓으니 일어난 일이라 생각합니다. 유저들이 장비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전에 미리 다음 장비는 언제쯤에 어떤 방식으로 나올 것인지 알려준다면 강화 재료들의 가치 하락도 그에 맞춰 적절한 속도로 떨어질 것이고, 다음 장비로 넘어갈 때 유저들이 결국은 느끼게 될 박탈감도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둘째, 유통기한 다 된 장비의 매몰비용:
마영전은 장비 강화에 투자한 다마강이 회수가 불가능하죠. 그래서 기존 장비의 유통기한이 슬슬 다 되어가면 결국은 분해해버리거나 하위 결사대에서 갈아낄 용도로 인벤 한 구석에 박아두어야하죠. 게임이 죽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시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결국 게임은 '즐거움'을 파는 것이고, 그렇기에 이와 대척에 있는 '박탈감'은 그 발생이 필연적인 경우라도 최대한 유저들이 그를 적게 느낄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그렇기에 이런 문제엔 오히려 '조삼모사'가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강화에 소모되는 재화를 좀 크게 잡는 한이 있더라도 '장비 계승' 시스템을 도입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에서 추가피해 시스템이 발목을 잡습니다. 계승을 한다 치면 재화 소모를 유도하기 위해 강화 수치가 -2 정도는 되어야 합리적일텐데, 그러면 추피가 작살나서, 공격력은 유명무실 유통기한 부여를 위한 것이고 사실상 추피가 중요한 마영전 시스템에서는 이대로는 적용할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적용 방안을 제시해봅니다:
캐시샵에 '계승의 룬'을 추가합니다(추출의 룬보다 조금 비싸게, 한 25000 정도면 적당하지 않을까 합니다). 계승은 새로 출시된 장비 아이템보다 한 단계 아래의, 캐릭터에게 영구 귀속된 장비 아이템에 적용 가능하며, 사용 시 새 장비 아이템은 캐릭터에 영구 귀속되며, 인챈트가 새 장비 아이템에 복사되고, 사용된 하위 장비 아이템의 강화수치 -2 만큼 강화되며, 기존의 하위 장비아이템은 사라지지 않는 대신 추출의 룬을 사용하여 분해해도 인챈트스크롤 없이 미조, 투조만 얻을 수 있게 바뀝니다.
즉, 사용된 하위 아이템이 사리지지 않고 인챈트와 강화수치-2 만큼을 복사해주는 방식이죠. 이런 방식이라면 꾸준히 플레이해서 기존 장비를 15강까지 올린 유저들에게 딱 적당한 수준의 메리트를 주는 방식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임사도 '계승의 룬'과 추출의 룬 판매로 직접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을테니 서로 윈윈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장비 시스템이 변화되지 않은채 110제가 나와버렸으니 이번 장비는 어쩔 수 없지만, 1~2년후 115제 장비에는 이 정도라도 적용되어 나왔으면 합니다.
5. 한 캐릭만 육성하도록 강요되어감
인장과 인장상점 물품들은 모두 계정 공유도 안되는 캐릭터 귀속입니다. 추가 출정권 시스템과 맞물려, 결국 한 캐릭에 모든 재화를 투자해서 상위 레이드를 반복해서 돌리는게 대부분 유저들의 플레이 형태입니다. 오랫동안 쌓여온 캐릭터들은 훌륭한 컨텐츠인데, 이런 구조 때문에 같은 던전을 같은 캐릭터로 같은 딜사이클을 통해 반복적으로 보스를 갈구면서 유저들이 지쳐가고 있습니다. 상위 던전에 가더라도 하도 득템이 안되다보니 배럭 여러개 만들어서 하위 던전 순회만 돌리는 유저들도 꽤 보이는데, 이는 2. 레이드 보상에서 언급했듯이 확정 보상 도입으로 고쳐져야하는 부분이고, 기본적으로 파르홀론 외에 다캐릭을 육성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메리트를 추가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추가 출정권을 없애고, 기간 미션들을 1. 컨텐츠에서 서술한 것처럼 마영전의 액션을 즐길 수 있는 의미있는 도전 과제들로 바꾸고, 그 보상 물품을 계정 공유가 되도록 해주세요. 만약 2. 에서 언급한것처럼 상위 레이드에 확정 보상이 추가된다면 이 자체도 다캐릭 육성을 촉진시킬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더 많은 재화가 소비되고 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겠네요.
물론, 제 의견과는 달리 한 캐릭만 키우고 싶어하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이 분들은 거의 십중팔구 부캐릭 육성에 들어갈 돈을 감당할 수 없어서 이런 생각이 되신 거라고 생각하지만, 혹시 모르니 설문조사를 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콜헨 마을의 강아지가 따라오는 것에 대해 설문하는 것보다도, 출정권을 삭제하고 다캐릭 육성을 장려할지 말지, 이런 대국적인 사항들에 대해 설문을 활용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예전부터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크게 터져서 뭔가 변화가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유저들이 줄어든게 실감되는것 같아서 마음이 아픕니다,,, 이런 훌륭한 액션게임을 정말로 10년, 20년 함께 할 수 있도록 관성에서 벗어나 게임 구조를 좀 혁신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운영진님들, 개발자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