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p하는 분들. 자기가 양학으로 몰린다고 억울해하는 거 압니다.
그런데 제가 악세 따면서 봐왔던 아레나의 상황은 보통 이래요.
고수가 방 하나 잡고 연승 달립니다.
거기 쌩초보 or 사냥스펙 유저가 감히 신청을 박습니다.
아티 하나 따보자는 꿈, 처음 해보는 아레나여서 뭐가 뭔지 모르고 신청하는 분, 퀘스트 시키는데로 입장하신 쌩초보분, pvp룰은 모르지만 pve 컨의 근자감에 연승 컷을 해보려는 분. 등등
제가 괴물 스펙에 pvp 연승할 컨이 안 되봐서 모르겠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해요.
대부분의 이른바 '아레나 고수'분들은 이 상황에서 아무 말도 없이 그냥 경기 진행합니다.
심지어 상대가 58렙 유저인데도 그냥 별다른 말 없이 시작하더군요.
결과는 뻔합니다.
파리잡듯이 찢어죽입니다. 스펙 차이로 기스도 안 날뿐더러 컨 차이까지 나면 한 대 건드려보지도 못 해요.
그리고 옆에서 구경하는 다른 사람들도 그 결과가 어찌될찌 뻔히 압니다.
그런데 다들 말이 없어요.
진짜. 이상하다시피 말이 없어요.
물론 그런 부작위 만으로 양학할 의도가 있다고 말할 순 없죠.
저 같은 경우 붙어보고 상대도 안 된다 싶으면 말을 합니다. 다음판 져드릴게요라던가. 스펙&렙업을 하고 오라던가.
그래서 말없이 연승하는 pvp 고수에겐 양학의 미필적 고의가 대부분 인정됩니다.
솔직히 본인도 싸우면서 이건 좀 아니다 싶으면 채팅으로 상대방에게 알려줄 수도 있잖아요.

"넌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
당신, 강하잖아요? 딱 봐도 저 애가 당신에게 기스도 못 낸다는 거 알잖아요. 아레나 300전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초보 잡고 진지하게 말 걸어주는 사람 본 적이 없어요.
가끔 pvp 배워서 악세 따보려는 초보들이 pvp고수분들에게 다가가서 배우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 그랬습니다.
전 허크인지라 회피기를 쓰니까 상대가 저보고 버그쓴다 비매질이다 제봉한다 그러더군요.
처음엔 회피기 없이 하다가 매번 찢겨 죽었습니다.
그래서 고수분들을 찾아가 배우기로 했죠.
그런데 연승하는 허크분들에게 신청해서 수십 연패하면서 그들이 나를 찢어죽이는 걸 보고 또 다른 케릭들을 찢어발기는 걸 보니 다들 제자리에서 스페이스를 누르더군요.
하는 말이 늘 똑같죠.(세 명에게 똑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지면서 배우세요."
그래서 저도 그들이 하는 데로 제자리에서 스페이스를 누르며 놀아 보았고 수백승 한 황제템 낀 분들도 잡아지더군요. 나도 왜 이기는 지 모르고 많이 이겼습니다.
그리고 상대는 그걸 제봉이라 하며 욕하더군요.
제가 보기엔 허크로서 시스템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게 제봉인 거 같던데요. 다른 무슨 짓보다 그게 더 좋아보였습니다.
상대의 취약점을 가장 잘 공략하는게 컨이죠.
그런데 그게 버그스러운데도 활용하면 어뷰징이고요.
최대한 제봉을 안 쓰려고 노력하며 했습니다. 하지만, 따라붙다가 연속으로 제봉이 나가버릴 때도 있고 그런 판엔 상대가
"역시 허크. 사스가 허크. 와 허크 사기. 제봉틀 오지네."
말 없던 분들도 이럴땐 말이 많아지죠. 그런 소릴 듣다보니 차라리 작을 하는 것만 못 하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래서 나중엔 작하는 분들에겐 작, 피빕 하는 분들에겐 피빕을 했습니다. 그게 젤 속편하더군요. (그런데 피빕하는 분들은 대부분 몇판 안 하고 금방 가시더군요. 제가 허크니까 그렇겠죠.)

블마 vs 풋맨.
뭐, 어쨌든 영인작 옹호하고자 장문의 글을 쓴 건 아닙니다. 불운한 풋맨 입장에선 저런 불평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단 뜻입니다.
제가 pvp 고수분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건 제발 말을 걸면 답변 좀 받아달라는 겁니다.
pvp 고수는 침묵이 컨셉인가요?
귀찮은 것도 이해하고 팁게 정도 정독하고 오길 바라는 것도 있겠지만,
마영전에 그 정도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들은 애초에 스펙 맞추고 고수 잡고 귓을 보내고 있겠죠.
'불운한 풋맨'처럼 일리단에게 감히 도전장을 내미는 같은 짓을 안 합니다.
고수분들이 그런 분들에게 설명해줄 수 있잖아요.
"넌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고".
물론, 나는 어떻게 했는데? 하는 생각부터 불쑥 불쑥 올라오죠. 여기 있는 분들 대부분 다 군에서 병장이었고 이병이었겠죠. 병장이 되면 이병의 아픔을 까먹기 마련입니다. 그놈의 나는 어떻게 했는데 때문에요.
이해해주기 힘든 것도 이해합니다. 공략도 쓰고 많은 노력을 하셨습니다. 일부는요. 하지만, pvp 유저의 대다수는 오늘도, 지금도 초보 불나방을 아무 말 없이 썰어죽입니다.
하지만, 제목도 그렇지만
아레나는 player verse player
즉 사람과 사람이 맞붙는 곳입니다. 그리고 인간이 들어간 이상, 대결보다 '인간'이 더 중요합니다.
사람은 소통을 함으로서 짐승에서 인간으로 거듭나죠.
길쳇하느라 바쁜 것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눈 앞의 '불행한 풋맨'이라 할 지라도 그걸 조종하는 건 사람입니다.
지인도 소중하지만 무엇보다 상대하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해야죠.
너무 피빕 고수들에게 큰 책임을 부여하려는 거 같아 부당해보인다고요?
큰 힘과 명예에는 그만큼 큰 책임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어느 1등이든 그만한 인내심이 갖춰져야 존경도 뒤따르는 법입니다.
언젠가 아레나 1등 칭호가 더욱 아름답게 명예롭게 빛나는 그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