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마영전이 이미 수년 전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생각합니다. 2010 겨울부터 2011 여름 사이에.
2010년 11월?에 장비 개편이 있었고, 2011년 8월?에 강화 효과 상승 패치가 있었죠. 착용 장비에 따른 차별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공제방이라는 형태로 대중화되면서 논란이 된 것은 이 사이의 일입니다.
레벨별 장비를 늘어놓고 봐도 알 수 있는 일이지만, 무기를 포함한 장비 스텟은 매우 완만하게 증가했습니다. 사실 3~4레벨마다 새로운 무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수백 이상의 공격력을 단번에 상승시키기는 어렵죠. 그리고 이런 추세의 끝이 시즌1 에피6, 마족전진기지 무기들입니다. 당장 무기 항목의 롱소드를 보더라도, 소드브레이커와 마족지휘관제식검은 아래 렙제 무기들과 큰 위화감이 없습니다.
문제는 티탄 이후 무기들입니다. 홀리 디팬더와 치울린, 드림워커는 공격력이 6천으로, 원래대로라면 소브, 제식검에 비해 5렙 정도 높은 렙제로 나왔어야 합니다. 실제로도 그랬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 암튼 개편(한차례였던가 수차례였던가?) 장비 개편 당시에 밸런스 항목이 추가되면서 떨어지게 된 유효 데미지를 보완하기 위해 이전 무기들보다 훨씬 강한 무기를 내 놓게 된 것이 아닐까 추정합니다.
거기에 여름에 강화 패치가 이어집니다. 수익 모델을 강화의 룬으로 잡은 것인지, 유저들의 강화를 유도하기 위해 10강 이후 무기들에 엄청난 혜택을 줍니다. 같은 무기를 들었는데도 공격력이 최대 3천 이상 차이나게 되었죠. 기존 마영전에서는 아무리 투자를 많이 하더라도 그정도 차이를 만들어내기 힘들었습니다. 모든 파츠에 발라봐야 공격력 100이나 올려줄까말까한 소중한, 부족함 없는도 제법 인기가 있었고, 예티같은 인챈트도 잘 쓰이던 상황이었으니까요.
그 전에는 우르쿨 방에 가기 위해 아이보리를 준비하고, 마족 전진기지를 가기 위해 제식검을 구해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고요 들고, 아이보리 들고 가는게 큰 문제가 없었고, 고요들고 우르쿨 못 깬다면 아이보리 들어도 못 깰 테니까요. 그런데 직전 렙제 무기와 공격력 차이가 1000 이상? 강화는 이런 경향을 부추겼죠. 10강 무기만 해도 공격력 1000 차이입니다.
라고 가는데 라고셋을 입어야 했던 일에서 보듯, 누구나 좀더 높은 스펙의 유저들과 같이 더 편하고 빨리, 확정적으로 전투를 클리어 하고 싶어합니다. 인간의 본성이에요. 이전까지는 공제방의 의미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몇몇의 문제였지만, 패치 이후 공제방을 통해 유의미한 변화를 누구나 확인할 수 있게 된 것 뿐입니다.
그 이후로는 아시다시피 땜빵의 연속입니다. 강화가 대중화될 수록 유저간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강화권을 뿌리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1강, 그러다 확정 10강까지... 10강 이상 60제를 든 사람들이 70제로 갈아탈 동인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70제가 충분히 강력해야 합니다. 용무기는 7000대 공격력으로 나왔죠. 80제는 결국 8000대... 한티어 사이에 생긴 큰 차이 때문에 신규 유저들은 자연스럽게 레벨에 맞는 전투로 진입할 수 없습니다. 현질을 하건 노기를 하건 7080 전투에 참여하기 위해 7080에서 획득할 수 있는 무기를 장만해야 합니다.
변신 상태, 그것도 다크나이트나 확인 가능했던 공상한은 이제 누구나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쯤 되면 외면받던 크벨이 주목받습니다. 1 올려봐야 한계데미지 0.6~0.7% 상승하는 밸런스, 그보다 약간 높은 효과인 크리티컬이 공격력 200보다 훨씬 더 중요해졌습니다. 새로운 수익 모델인 인챈트는 오히려 이런 경향을 가속화시키고요.
이를 막기 위해 개발진은 시즌1 말기부터 단순히 공격력만으로는 쉽게 클리어할 수 없는 전투들을 내놓습니다. 그 중에 성공적이었던 전투는... 카단정도? 그 외에는 공제방을 심화시키는 역효과를 내게 됩니다. 당연한 귀결이죠. 공격력을 높힐 수 있는 방법들이 있으니까요.
시즌2에서는 공제방 해결을 위해 방어력을 낮추고 체력을 늘립니다. 유저간 유효공격력의 비를 낮출 수는 있었지만, 작렬과 맞물려 오히려 크밸방이 성행합니다. 이것도 당연한 귀결... 거기에 전투가 지루해졌다는 평이 늘어납니다.
시즌3에서는 공제방 해결을 위해 '모두가 공상한'을 들고 나옵니다. 적당히 10강 쿠폰만 발라도 20~21k. 이걸로 해결이 되나요... 크밸방을 대중화시키는 부작용으로 끝납니다.
인력부족인지 뭔지 떨어지게 된 역량 때문에 신규전투가 부족한 것도 문제입니다. 시즌3에 레이드 3개, 일반전투는 사실상 하나. 이전 컨텐츠(시즌2)에 최종 컨탠츠에 준하는 보상을 주어 유저들의 컨텐츠 소모를 막으려 했지만 이것 때문에 90제 입은 만렙과 막 시즌1 깬 유저가 같은 전투를 돌아야 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현재 시즌2 진입한 신규유저에게 최적의 플레이는 열심히 퀘맵 돌아 90렙 찍은 다음 싸구려라도 90제를 장만하는 겁니다. 이게 재밋을 거라고 생각하는 개발진이 있을까요?
계속해서 땜빵을 해온 덕분에 앞으로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겁니다. 카록 통수 사건으로 개발진은 스스로 개발 여력이 모자람을 드러낸 상태입니다.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할 여력이 없으니 앞으로도 이런 경향은 더 강화될 거라고 봐야겠죠.
예컨대, 100제 무기와 100제 레이드는 어떻게 나올까요? 이미 90제 강화, 인챈트, 정령작 덕분에 상당한 투자를 한 유저들은 공상한 만밸 만크리 고공속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일부 유저들은 거기에 더이상 투자가 의미없는 고방어도 이룬 상태입니다. 이들에게 100제 무기를 구하게 할 동인을 어떻게 줄 수 있을까요? 유저에게 적용되는 밸런스, 공속은 이제 의미가 없고, 더 높은 공격력, 방어력/크저, 크리가 붙은(혹은 인챈트로 붙일 수 있는) 장비와 동시에 훨씬 강력한 몬스터를 내 놓아야 할 겁니다. 아니면 예전 밸런스를 만들었던 것 처럼 새로운 스탯을 만들어야겠죠. 이건 새롭게 100제 전투에 진입하게 될 유저들에게는 또다른 장벽으로 다가오게 될 겁니다. 공제방은 더 심각해질 거에요.
구조적인 해결책은 너프 뿐입니다. 강화 효과, 인챈트 효과를 전부 너프해서 유저간 격차를 줄이고 장비 스탯과 렙제, 몬스터 스펙을 재조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거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 계신가요? 제가 좀 과격한 너프론자이긴 합니다만, 저도 이건 자살행위라고 생각합니다. 헤비유저들 상당수가 반발감을 느끼며 떨어져 나갈테지만, 이로 인한 신규 유저의 유입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그냥 마영전은 이미 강을 건넜습니다. 대격변 없이는, 앞으로의 패치는 모두 수명 연장용 땜빵에 불과할 겁니다. 5년이면 사실 오래 버틴거죠. 와우도 하향세라는데, 오래된 게임의 숙명이나 마찬가지죠. 열내지 많고 그냥 적당히 자기가 재미있을 만큼만 부담없이 즐기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딱 피오나에 대한 애착 만큼만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병렬아 유저 배신하지 말고 적당히 재미있을만큼만이라도 캐릭터 밸런스부터 맞춰라 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