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엄청 긴 글입니다! 양해바랍니다.
많은 분들이 tnl 이 이길 거라고 생각했던 경기인데 결과는 0:3으로 BJ 익곰팀이 이겼죠.
이 경기를 tnl이 왜 졌는지를 중심으로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프로도 뭐도 아닌 그냥 히오스 즐기는 유저이고 각종 히오스 대회를 많이 보는 시청자입니다만 제 분석이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저보다 더 좋은 분석글이 올라오길 기다리고 있었지만 딱히 본격적인 글이 올라오진 않아서 제가 몇자 적어보겠습니다.
우선 tnl팀에 대한 각종 루머는 배제하겠습니다. 경기 분석을 하며 실력 향상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 이 글의 목적입니다.
tnl 팀에 대한 팬으로의 감정 이런 것도 배제하겠습니다.
익곰팀 -
양학좀합니다 : 마스터1위(얼마전까지는 tnl의 scsc김승철 선수가 마스터1위였죠. 지금은 sc선수가 2위)
most 1 제라툴 169판 승률 76%. 라이벌 기록을 보면 치킨팟을 상대로는 승률 50% 가 넘고
tnl 상대로는 30~40%대입니다. 5:5 승률이 아니라 개인 대 개인 승률 기록이니 참조만 하시면 되겠습니다만, 래더에서 tnl을 적팀으로 만났을 때 크게 밀리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죠. 왠만한 아마추어 고수들도 라이벌 승률 보면 tnl 상대로 승률이 6%, 13% 막 이렇습니다.
그리고 이분 실제로 같이 겜해보면 걍 느낌이 옵니다. 제라툴 움직임 자체가 다릅니다. 평타, q, w, 점멸이 다른 제라툴보다 반박자 더 빠르고, 그만큼 더 정확합니다.
2셋 용의 둥지에서
신출귀몰 (E) 특성을 찍더군요. 제라툴이 죽는 건 점멸의 긴 쿨다운 때문에 죽는다고 판단한 듯 싶습니다. tnl 채도준 선수의 제라툴보다 움직임이 더 좋았습니다. 채도준 선수는 이번 경기에서 너무 은신과 점멸을 믿고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다가 상대 영웅에게 딜을 맞고 교전 참여를 못하게 되더군요.
oreoman : 마스터 18위. 노바 엄청 많이 하시는 분이고, 노바도 잘 쓰면 좋다고 주장하시던 분인데 역시나 대회에서는 발라 쓰시네요. 절대 사용할 수 없는 폐급 영웅인 노바로도 꽤 잘 하셨는데 1티어 원딜러인
발라를 하니 훨씬 강력하죠.
+ 운영
모든 맵에서 두 팀 다 운영이 너무 좋았습니다. 첫 광산 교전에서 익곰팀이 교전을 승리한 이후 큰 골렘을 무리하게 잡지 않고 적 오우거캠핑을 먼저 하는 운영은 이미 tnl 이 이전에 보여준 적이 있죠. 이게 광선 첫 교전 승리한 팀의 최고의 선택이라고 봅니다. 캠핑과 킬을 통해 첫 10렙을 찍은 걸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본전 다 뽑더군요. 첫 골렘 수비에서 영웅 하나씩 다른 라인에 빼서 경험치 챙기는 것도 잘 했고요. 다만 테사다르를 가져간 익곰팀이 좀 더 수비를 잘하는 건 당연하겠죠.
두번째 맵. 용의 둥지에서도 두 팀 다 운영 좋았습니다. 미드의 라인을 정리하고, 4인이 봇에 가서 싸워주고, 다시 미드로 올라가 라인 정리하고 봇에 가서 싸우고 반복하는 운영이 정석이죠. 문제는 라인 정리가 익곰팀이 더 빨랐다는 겁니다. 돌격병을 먼저 정리하는 쪽은, 우리편 돌격병을 몸빵으로 세우고 정리하기 때문에 피가 전혀 달지 않고, 다른 라인으로 빠른 이동이 가능하죠. 하지만 나중에 정리하는 쪽은 몸으로 막아주면서 정리하기 때문에 체력에서 손실이 생기고 한발 늦게 다른 라인으로 가게 됩니다. 이게 한번 이렇게 라인 정리 속도가 차이나버리면 계속 그렇게 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두팀 다 캠핑 타이밍도 좋고, 경험치 불리 할 때 백도어로 경험치 보충하는 운영을 잘 하였습니다.
특히 익곰팀이 20렙 먼저 찍고 용기사 먹었을 때 용기사는 핵을 치고 나머지 영웅들이 싸우면서 시간을 벌면서 안전하게 핵을 깨는 운영도 진짜 좋았습니다. 히빅 리그 다른 bj들 경기를 보면 20렙의 유리점을 살리지 않고 상대도 20을 만들어줘서 결국 반반 싸움을 되풀이하는 경향이 강하더군요. 하지만 익곰팀은 20렙 먼저 찍고 용기사를 탔을 때 용기사는 핵을 치고 나머지 영웅들은 적당히 교전만 해주면 용기사 혼자서 핵이 마무리 가능하다는 걸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핵 마무리 각을 확실히 파악하는 능력이 히오스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데 익곰팀은 이런 면에서 부족함이 없었네요.
세번째 맵. 역시 다 좋은데요 그중 하나만 예를 들겠습니다. 익곰팀 14렙 때 tnl이 탑요새를 푸시하는 걸 보니까 특성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tnl의 봇성채 쪽 타워를 공격했습니다. tnl 이 돌아오는 걸 알면서도 미리 빠지지 않고 무리해서 타워와 문을 전부 부셨습니다. 그 바람에 오딘이 프리딜을 넣어서 익곰팀이 교전에서는 패배를 하였죠.
성채 앞 타워와 문을 파괴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이 게임은 성채가 파괴될 때부터 본격적으로 라인 상황이 기울어 버리는데 성채를 포격으로 부수는 건 굉장히 많은 골드를 필요로 합니다. 왜냐하면 그 앞에 있는 타워, 특히 문이 엄청 튼튼하기 때문이죠. 반면에 이것들은 냉기 효과가 없어서 성채보다 영웅으로 파괴하는데 큰 부담감이 없습니다. 즉, 영웅으로 파괴하기 쉬운 문과 타워를 미리 부수고 그다음에 골드를 넣어서 포격해서 성채를 부수는 것이죠.
이렇게 하지 않고 순전히 골드만 넣어서 성채를 부수려고 하면 필요 골드량이 점점 올라가기 때문에 매우 비효율적인 골드 투자를 해야합니다.
익곰팀의 마지막 운영도 좋았습니다. 21렙 대 19렙 상황에서 tnl팀이 19렙 경험치 후반이 되어서 곧 20렙을 찍으려고 하자, 익곰팀이 대놓고 우두머리를 공격가죠. tnl 입장에선 그 우두머리를 뺏기면 우두머리와 같이 오는 핵점사에 gg이기 때문에 막으러 올수밖에 없습니다. 조금만 더 참으면 20렙이지만 그럴 수가 없습니다. 초보분들이 우두머리 공격하다가 뒷치기 당하는 것을 두려워해서 5:5 상황에서 우두머리 공격을 잘 하지 않는데요, 이겜은 20렙과 19렙 차이가 진짜 하늘 땅 차이입니다. 전자가 준비된 교전에서 질 수가 없습니다. 익곰팀이 우두머리를 평타로 때리면서 스킬을 아끼고 힐만 하면 체력 유지도 되고 항만 우두머리는 공격하다가 얼마든지 넓은 곳으로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에 우두머리+상대팀5인 을 상대로 싸울 일도 없습니다. tnl 이 우두머리를 막으려고 무리하게 티리엘로 이니시를 거니까 그냥 우두 평타 치는 것을 멈추고 넓은 곳으로 내려가서 21렙 대 19렙 싸움을 하죠. 당연히 압승하고요.
+ 컨트롤
두팀 다 너무너무너무 잘합니다. 영웅 점사와 스킬 구사가 진짜 너무 훌륭하네요. tnl팀이 3:0으로 졌지만 결코 교전 컨트롤에서 밀리지 않았습니다. 단적인 예로, 광산 13렙vs12렙 교전을 봐도 12렙인 tnl이 얼마나 잘 싸우는지 알 수 있죠. 용의 둥지 맵에서 봇라인 해머가 킬 따이는 걸 이야기하면서 해머 컨트롤이 안 좋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컨트롤 문제라고 하긴 힘들어 보이네요. 해머가 공성 오우거를 끌고 푸시를 하는 와중에 누더기 때문에 추진기를 써버렸고, 그걸 확인한 익곰팀 발라와 제라툴이 빠르게 내려와서 해머를 처치한 운영이 빛났습니다. 한기수 입장에서는 추진기 쿨이 빠지긴 했어도 공성 오거를 버리고 문 뒤로 숨어있기 힘들었습니다. 그럼 공성 오거가 상대 돌격병을 죽여서 경험치 로스가 생기니까요. 이건 빛나래가 언제든지 날아올 수 있으니 문제 없다고 생각하면서 해머를 솔라인 서게 냅둔 운영의 문제입니다. 해머는 초반에 항상 힐러와 같이 라인을 서야 합니다. 북미 프로팀들 다 그렇게 합니다.
+ 조합
결론부터 말하겠습니다. 결국 tnl은 조합을 못해서 졌습니다. 다들 아시는 결론을 긴 글로 썼다고 욕하실지 모르겠지만 히오스라는 게임에서 조합 실력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경기였습니다.
조합 얘기를 하기 위해서 잠깐 북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어떤 분들은 한섭에는 한섭에 맞는 조합이 있고 북미에는 북미 조합이 있다고 생각하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최상위 수준의 조합이 있고, 수준 떨어지는 조합이 있는 겁니다. 일단 북미 애들이 한섭보다 훨씬 잘합니다. 근 1년을 먼저 시작했고 (tnl 도 북미 서버에서 먼저 시작했기 때문에 국내 히오스 팀 중에 압도적 우위를 점했죠.) 한섭보다 유저도 훨씬 많고 대회도 매주 몇 개씩 꾸준히 있습니다. 당연히 연구도 활발하고 고수도 더 많고 그 고수들이 고수들끼리 겨루면서 쌓은 실력도 더 높습니다. 이건 대회가 아니라 그냥 북미 1등급의 솔큐 개인방송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섭의 평범한 1등급들이 벌이는 게임보다 수준이 훨씬 높습니다.
최상위권들 사이에서는 긴 교전을 중시하는 메타가 정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렇기에 2지원가, 3지원가 조합을 많이 하고 일리단 같이 오래 버티며 조금씩 딜을 하는 영웅을 선호하죠.
또 그들은 이미 너프된 아서스나 빛나래 대신에 etc, 레가르를 사기영웅으로 인정했습니다. tnl vs 익곰은 이점이 너무 명확히 드러나는 경기였습니다.
좋은 영웅조합과 나쁜 영웅조합은 대체로 레벨이 높아질수록 그 격차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초반에는 영웅간의 능력차가 미비하고 그만큼 스킬 한 대 더 맞고 피하는 컨트롤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지요. 하지만 후반에는 영웅간의 능력차가 극심하게 벌어집니다.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1렙 아즈모단은 체력 1060이고 1렙 노바는 700입니다. 360차이죠. 아즈모단 1렙 Q는 75의 데미지를 주고 노바의 Q는 146의 데미지를 줍니다. 1렙 영웅끼리의 싸움에서는 노바가 더 좋을 수도 있고, 그렇다고 해봤자 스킬 좀 피하고 평타 좀 더 넣고 하는 거에 따라서 승패가 갈립니다.
그런데 후반이 되어 20렙이 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아즈모단 20렙 체력 6000. 노바 3000입니다. 아즈모단의 Q는 정밀 사격에 준하는 범위 데미지로 노바 체력의 절반을 날려버립니다. 반면에 노바의 Q는 긴 쿨다운으로 1인을 맞출 뿐이지만 아즈모단 체력의 1/9밖에 날리지 못합니다. 20렙이 되면 아즈모단은 노바의 궁극기인 정밀 사격을 10초마다 쓴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렇게 되면 조합의 차이는 절대적으로 작용합니다. 교전 참여 속도, 컨트롤 같은 걸로 극복이 되지 않습니다.
1,2,3 경기 다 조합에서 익곰팀이 압승을 하였습니다. 다 언급하기에 너무 글이 길어지니 가장 팽팽했던, 레벨차도 거의 나지 않았던 3경기 픽만 분석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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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곰은 트랜드에 맞는 조합을 가져갔습니다. 2지원가, 2탱커, 1딜러로 교전 지속력을 중시하였고 그것도 ETC, 레가르, 발라, 티리엘 이라는 최고의 영웅들로 구성하였습니다. 요즘 메타에서 누더기는 필요 없을 수도 있는데요 이건 익곰bj의 고정픽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겠네요.
반면에 tnl 은 티리엘, 타이커스, 아서스, 빛나래, 제라툴을 가져갔습니다. 2탱, 2딜, 1지원인데요 구성된 영웅들이 딱히 좋지가 않습니다. 타이커스 너무 구려서 북미에서 정말 안 쓰이고요, 일리단을 카운터 치더라도 포화 타이커스 대신에 제이나를 가져가고 그럽니다. 아서스는 그냥 완전 매장입니다. 빛나래는 힐러 중에서 가장 낮은 등급입니다. 그나마 좋은 게 제라툴인데, 이것도 요즘 밴을 안 해도 안 쓰는 경우 많습니다. 왜냐면 지속 교전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꾸준히 싸워줄 수 없는 제라툴은 별 쓸모가 없거든요. 게다가 장판궁 한방콤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예전처럼 제라툴 선궁도 강력하지 않습니다. tnl이 제라툴을 가져가서 선궁을 쓰더라도 타이커스 오딘 변신해서 핵 떨궈서 데미지 좀 주는 거 빼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렇다면 후궁을 써야하는데 후궁이 선궁보다 어려울 뿐더러 후궁은 이미 교전이 길어진 뒤이기 때문에 tnl 영웅들이 체력 상태가 좋지 못하고, 2탱커를 사용하기 때문에 궁에 묶이지 않는 영웅들을 5초안에 점사해서 잡을 수도 없습니다.
p.s 빛나래 티어 관련해서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아서 다시 말하겠습니다. 요즘 메타에 지원가는 다 좋습니다. 안 쓰이는 지원가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지원가들은 각기 개성이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빛나래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지원가를 2,3명 고용하는 현 매타에서 빛나래는 실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일리단을 카운터하기 위해 변이를 쓰거나 등등 많이 쓸 일이 있지요.
하지만 빛나래가 과거 한섭에서 씹op케릭 취급을 받았는데 너프 이후 현 메타에서 빛나래는 지원가 중에서 가장 낮은 티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많은 자료들이 있지만 최근에 인벤에 올라온 북미 선수의 티어리스트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주나는 빛나래 3티어, 리리4티어에 두었고. 드림은 빛나래 4티어 리리 5티어에 두었습니다. 3, 4티어는 최악의 티어가 아니지만 지원가 중에서 꼴찌인 건 분명합니다.
2,3경기 아서스 vs ETC 가 정말 명확한 지표가 됩니다. 아서스는 e와 d를 통해 짜잘한 딜을 넣는데 힐량이 풍부한 요즘 메타에 딜이 전혀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서스가 진형을 파괴하느냐? etc가 스테이지 다이브로 진형을 파괴하고 그렇게 파괴된 진형에서 적진으로 튕겨져 나갈 수밖에 없는 탱커(아서스)는 뚜벅이답게 녹을 뿐이죠. 아서스 자체가 체력이 약한 탱커입니다. 과거엔 궁으로 생존해서 튼튼했던거지 기본 스탯만으로는 정말 허약합니다. [아서스 20렙 체 5220, 소냐보다 300 높을뿐입니다.] 때문에 김승철이 경기내내 하는 일이라곤 죽는 것밖에 없습니다. 김승철이 못해서 그런게 아니라 그냥 뭐 할 수가 없습니다. 아서스는 진형 파괴 스킬이 없으니 원래 진형 파괴를 못하고 w로 얼리고 폭딜을 넣으려고 해봤자 2지원가 상대로 될 리가 없지요.
빛나래도 정말 큰 역할 했습니다. 빛나래의 힐은 그냥 양념입니다. 점치도 그닥 힐을 하지 못합니다. 요즘엔 차라리 에메랄드 바람을 쓰는 편인데 tnl은 점치만 고집하더군요. 교전이 길어질수록 빛나래 1지원가로는 아군 영웅 체력을 채울 수가 없습니다. 3경기를 보시면 서로 25초정도 딜을 교환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교환 후에 익곰팀은 체력이 90% 이상이고 tnl은 50%입니다. 서로 그냥 깨작깨작 딜만 교환하면 저렇게 됩니다. 화력이 집중되는 싸움이어도 레가르의
선조의 치유 (R) vs 빛나래의
점멸 치유 (R) 만큼 차이가 벌어집니다.
tnl팀이 가져온 그나마 신메타에 가까운 조합은 2경기 조합이었습니다. 2지원가였고 가장 잘나가는 원딜러인 해머를 사용하였죠. 근데 자세히 보면 이것도 영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해머의 극카운터 영웅인 누더기를 익곰이 가져갔습니다. 아무리 BJ라지만 누더기 vs 해머는 상성차가 심합니다. 그래서 해외팀들도 누더기를 먼저 가져오거나 밴이 되었을 때 해머를 주로 사용하죠. 실제로 게임에서 누더기 vs 해머 봇 싸움에서 해머가 추진기를 쓸 수밖에 없었고 그 바람에 미드에서 지원 온 제라툴, 발라에 따였습니다. 익곰팀이 가져온 제라툴은 용의 둥지 같이 라인전을 길게 하는 맵에서 특히 강력합니다. tnl이 가져온 광산 제라툴과 비교가 되죠.
해머를 보조하는 지원가로 빛나래를 선택한 것도 좋지 않았습니다. 보통 해머 2지원가 조합은 탑이나 봇 라인에 해머 + 2지원가를 배치하여 빠른 타워 푸시를 통한 레벨업을 도모합니다. 해머는 솔라인을 서기 어려운 영웅이기 때문에 꼭 그 옆에 지원가를 붙여주죠. 하지만 빛나래는 한 영웅 옆에 오래 붙어서 많은 힐을 하는 영웅이 아닙니다. 빛나래가 해머 옆에 붙어 있다고 하더라도 상대의 딜을 공성모드로 맞받아칠 수 있게 힐을 넣지 못하고, 또 전장 이곳저곳을 다녀야 하는 영웅이기에 조합이 잘 맞지 않지요.
마지막으로 1경기 조합도 간략히 언급하자면
초반 광산 싸움에서 캐리건 있는 조합이 제라툴 있는 조합에게 지기 힘듭니다. 제라툴은 16렙부터 라인이 많은 전장에서 힘을 보는 영웅이고 반대로 케리건은 극초반에 라인이 단순해서 5:5한타가 일어나는 전장에서 힘을 보는 영웅이죠. 오레오맨님이 컨트롤이 정말 좋기도 했고(골렘이 팔을 들어올리니 그에 맞춰 상대 영웅을 끌어와서 캐리건 스턴 + 골렘 스턴을 같이 먹이는 명장면!)노블레스의 제라툴이 너무 공격적으로 자리를 잡다가 자꾸 많이 얻어맞고 시작하는 문제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조합 차이가 컸습니다. 제라툴이 2,3인에게 광역 스턴딜을 넣을 순 없잖아요.
결론 => 히오스는 영웅들이 다같이 성장합니다. 적과 아군의 레벨차도 크게 벌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마저도 특성차가 안 나면 미미한 차이를 보입니다. 20렙 이후에는 사실상 차이가 없어지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같은 수의 특성을 얻은 영웅들이 5:5로 붙을 때 조합차이가 정말 중요합니다. tnl 은 폭딜을 넣어서 상대 영웅 하나를 끊거나, 아니면 장판궁으로 상대방 다수에게 강력한 딜을 넣는 조합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힐이 많은 지원가를 적극 사용해서 오래 싸우는 조합도 아니었습니다. 이도 저도 안 되는 조합으로는 아무리 잘 싸워도 익곰에게 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끝-
다음은 경기 분석이 아니라 사견입니다.
1. tnl은 너무 잘하기 때문에 신메타를 받아들일 필요를 못 느낀 것 같습니다. 아무리 타이커스, 아서스가 너프되어봤자 한기수, 김승철이 하면 거의 다 이겼으니까요. 많지 않은 국내 대회에서 구메타로 지지도 않았고요. 새로운 조합과 영웅들보다는 손에 익은 조합과 영웅으로 안전하게 경기에 임하다보니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방송에서 하는 걸 보면 팀원들이 보수적인 것도 문제로 보입니다. 해외에선 소냐, 디아 같은 영웅을 적극적으로 사용해보는데 tnl팀 멤버들은 팀원이 소냐, 디아 같은걸 한다고 하면 일단 거부하고 보더라고요.
2. 해외 팀이 더 잘한다고 말하면 반발하시는 분들이 있어 지레 겁먹고 몇 자 더 적자면... 곧 온게임넷 같은데서 정규리그를 시작하고, 캐스파의 시스템 등이 도입되면 국내 게이머들이 금방 따라잡을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아직은 1년 먼저하고 리그도 많은 해외가 더 잘하니까 해외 플레이를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유저, 대회, 팀이 많아지고 다들 실력이 올라서 세계대회도 우승하고 그러면 좋겠네요.
3. tnl 팬으로서 이 경기를 봤을 때, tnl이 대충했다거나 조작했다는 음모론 같은 건 너무 성급한 듯 싶네요. 예를 들어 하나만 반박하자면, 김승철 광산에서도 원래 아서스 재생전문가 찍습니다.
4. 대부분의 게임이 초반에는 견제, 공격력이 강한 타입이 선호받다가 밸런스패치가 되고 점점 뒤로 갈수록 운영형, 안정지향적인 타입이 잘 나갑니다. 이 게임도 그런 메타 변화를 타고 있는듯 하네요. 영웅 조합도 특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