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테스타롯사 님의 글과 달린 댓글을 보며 제 친구와 제가 하스스톤을 배우며 겪었던 실패들이 떠올라 이 경험을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제가 적고자 하는것은 단순 투기장 기보가 아닌 투기장에서 어그로덱을 짤때 염두에 두어야할 자세입니다.
돌진냥꾼과 같이 대전게임에서의 단순미와 통쾌함을 떠올리며 투기장에서도 이러한 위주의 픽으로 승부를 보려는 분들이 가끔 있더군요. 저도 클베 시작 무렵, 대전덱에서의 무기전사의 호쾌함에 반해 투기장에서 전사를 골라 초반에 무기와 하수인으로 승부를 보려 해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결과는 가끔 운이 좋을 때를 제외하고는 3승을 넘지 못했죠. 지금은 어그로덱으로도 7승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물론 전사가 아닌 흑마나, 냥꾼, 도적입니다. 이 세직업이 가장 어그로에 적합합니다. 나머지 직업이라면, 기존의 운영덱을 가시는걸 추천합니다.)
투기장에서는 보통 판세와 핸드의 우세로 서서히 승기를 가져가는 안정적인 운영덱이 다수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컨트롤을 어그로식 운영보다 선호해서 이런 판세가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어그로덱은 그 특성상 핸드나 보드위의 판세보다 상대 피를 최대한 빠르게 깎을 수 있는 수단에 집중합니다. 따라서 언제나 핸드가 부족하고, 보드에서 밀리니 단기에 승부를 보려하지요. 어그로덱이 한 게임에 승패가 결정될 때까지 드로할 수 있는 카드는 10장전후가 됩니다. 따라서 이 10장안에 당장 필요없는 카드가 들어오게 된다면, 승리할 확률은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대전게임과 달리 우리는 투기장덱을 모두 즉시 피해를 줄 수 있는 카드로 채울 수 없습니다. 어쩔수 없이 픽했던 5장도 안되는 안정적인 카드 2장이 손에 잡히는 순간 어그로덱의 템포는 무너지고, 그동안 무시했던 필드의 열세에 당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투기장과 대전에서의 어그로덱을 전혀 다른 관점에서 빌딩해야합니다.
특히 가장 많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는 어그로덱을 갈때에 픽과 안정적인 덱을 갈때의 픽이 다르다는 고정관념입니다. 안정적인 덱은 결코 초반에는 맞아주면서 지다가 후반에 강해지는 덱이 아닙니다. 초반에도 세고 중반에도 세고 후반에도 세도록 균형있게 만든 덱이지요. 따라서 1~3마나 하수인을 픽할때 대세댁들과 큰차이를 주지 않는게 좋습니다.
푸른아가미 전사는 분명 돌진냥꾼같은 대전덱에서 큰활약을 하고 있는 카드입니다. 하지만 법사가 지배하는 환경에서 이런 카드는 2턴에 나와서 2점을 때리고 그냥 사라지는 카드가 됩니다. 매턴 이런 카드들을 필드에 늘어놓을 수 없다면 결국 상대의 라이프가 소모되기보다 우리의 핸드가 먼저 소모될겁니다.
우리가 일반적인 운영덱과 차이를 줘야할 부분은 상대에게 줄수 있는 데미지와 관여하지 않는 특수능력이나 도발능력을 가진 하수인입니다.
그 외의 흔히 추천되는 3/2 2마나 하수인들이나 허수아비, 그리고 3/3하수인들은 어그로 덱에서도 충분히 통용되는 카드들입니다. 운영덱을 짜실때도 2~3마나에 힘을 주고 있었다면 하수인 수도 많은 차이를 두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돌진이 아닌 5~6마나 하수인은 없애고 그 하수인을 1~2마나에 배정하면 됩니다.
그러면 대체 어그로덱과 운영덱의 차이는 뭐냐고요? 2가지입니다.
첫째는 운용 방식입니다. 지나치게 위협적인 특수능력을 가진 하수인을 제외하고는 전부 상대방 몸체를 공격하는 겁니다. 이런 운영방식은 상대방에게 하수인 교환의 선택을 넘겨주기 때문에 상대에게 유리한 교환이 일어나 필드의 우위나 핸드의 우위를 넘겨주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이 쌓이면 상대방은 체력이라는 자원에 소모에 감당하지 못하고 점차 필드에서 불리한 교환도 마다하지 않게 될 겁니다.
두번째로 투기장 어그로에서 가장 중요한 중반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하는 폭딜 콤보입니다. 픽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이상 저마나하수인진은 비슷해집니다. 내게 저마나가 몇마리 더 많아 유리하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센진한장, 신성화 한장에 우위는 사라지고, 상대에겐 후반을 도모할 하수인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4~8턴에 상대가 예상치 못한 딜을 넣어줄 콤보가 다수 필요합니다. 다수 필요한 이유는 이 타이밍에 콤보가 잡히지 않으면 반드시 패배하기 때문에 안정성을 위해섭니다. 주의해야될점은 최대한 많은 카드와 연계되고 그냥사용해도 큰 손해가 되지 않는 카드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덱빌딩단계에서 이러한 폭딜콤보와 카드간 연계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으면 어그로덱은 단순히 상대핸드가 말리길 기대하다가 패배로 향할수 밖에 없습니다.
덱에서 이 콤보는 보통 두가지 역할을 수행합니다. 첫째는 센진방패대가를 치우는 겁니다. 센진방패대가는 어그로에게 보통 2:1교환과 상대본체딜을 쉬게하는 효과를 강제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번턴에 들어갈 본체딜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센진 방패대가를 치우는 역할을 해주어야합니다.(실패하면 보통 집니다.) 두번째는 물론 적본체의 마무리 입니다.
흑마법사의 압도적인 힘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3마나 공격점수 3점이라는 준수한 가능성을 가진 사냥꾼과 연계해 멧되지로 센진을 제거하면서 여전히 2점의 데미지를 주는 것이 가능합니다. 돌진카드와 연계하면 적에게 마지막 일격을 주는 것이 가능하면서 3/2 2마나로 어그로덱에 적합한 양조사와도 좋은 궁합을 자랑합니다. 이런 콤보카드를 구성할때 핵심은 주가되는 카드가 일반카드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콤보로 활용될 카드를 1~2장 이상 집지 못한다면 덱의 승수는 3승을 넘기 힘들어질 겁니다. 사냥꾼의 경우 개풀과 사바나사자, 살상명령이 있고, 도적은 기습절개와 냉혈 등이 그렇습니다.
특히 양조사와 비전골렘은 어그로덱을 짠다면 콤보가 될만한 카드가 없어도 그 효율을 보장할 수 있는데다 나중에라도 콤보카드가 나올확률이 높기에 반드시 픽해야 되는 카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