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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피시방에선 매너를...

뒷동산적
댓글: 9 개
조회: 4324
2012-05-31 12:41:49

대는 바야흐로 2012년 3월.

일단 전 피시방 단골 손님 입니다.

 

예전처럼 주말 새벽에 친구놈들이랑 총을 쏴대기 시작합니다.

스페셜포스 - 계급은 뭐 다들 중장급들.

저 포함 친구놈들은 일단 헤드셋을 사용안합니다.

답답해서요.

 

스피커는 아주 작게 줄이고 하죠.

키보드나 마우스 소리가 더 큽니다.

사람들이 우리들 헤드셋 안끼고 총질하는거 보면 신기해합니다.

 

아뒤 비번 치고 로그인 완료.

컴퓨터 앞에 전화기, 담배, 라이타, 커피, 재떨이 셋팅 완료.

 

드디어 게임이 시작됬습니다.

"고립된 적들이 탈출하고 있습니다 제한시간 내에 모두 저지하십지오"

 

친구놈들 의자에 푹 누운 자세로 게임을 하기 시작합니다.

"시박색들아 킬 꼴등한놈 사우나에 아침 쏘기다"

 

이 말 한마디에 눈에서 레이져가 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로인해 모니터에 자동으로 에임이 찍힙니다.

의자에 누워있던 놈들 다들 허리 90도 각도로 게임에 임합니다.

 

여기서 부터 사건이 시작됩니다.

저 포함 친구놈들 5명이 쭉 앉아있습니다.

제 왼쪽에는 친구놈 1명이 앉았고요.

오른쪽에 3명이 앉았습니다.

 

시간대가 2시 좀 넘어서인지라 피시방은 조용하더군요.

허나 점점 크게 들려오는 노래소리.

 

바로 내 왼쪽 친구놈 옆에 앉은 이쁘장한 아가씨였습니다.

20대 초반으로 보입니다.

 

근데 스피커 소리가 좀 거슬리긴 하더군요.

피시방이 너무 조용해서였나.

 

노래는 좀 지난 노래였던거 같습니다.

(나비 - 잘 된 일이야)

(가슴아 더 사랑하지 말아줘~ 난 잊고 싶은데 너를 잊고 싶은데~)

 

노래는 좋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고요.

 

근데 좋은 노래라도 계속 듣다보면 신경질이 납니다.

아마 스피커 소리가 문제가 아니라 계속 똑같은 노래 반복이 문제였던거 같습니다.

그 아가씬 프리스타일을 하고있었습니다.

 

드디어 말을 꺼냅니다.

"어이 노래를 끄던가 스피커를 좀 줄이지?"

내 친구놈이 아니라 그 아가씨 왼쪽에 앉은 어떤 40대 초반 아저씨였습니다.

 

저 말투 그대로입니다.

총질 중에도 다 들렸거든요.

 

그 아저씬 한게임 포커를 하고있었습니다.

의상은 정장 바지에 잠바 하나 의자에 걸치고 있더군요.

그 아가씨는 아저씨 술냄새하고 말투가 재수없었나 봅니다.

 

"아저씨 게임이나 하세요"

이러더니 프리스타일을 계속 합니다.

 

여기서 우린 느꼈습니다.

역시 우린 10년지기 친구들이라고.

저 포함 친구놈들 상하이 총질이 끝나고 대기실로 갑니다.

그리고는 다섯놈들 똑같이 두 손은 키보드와 마우스에 있고 귀는 그 쪽으로 향합니다.

 

그 때 아저씨가 어이없다는듯이 한숨을 쉬고 자기 스피커 소리를 확 키웁니다.

(하프! 하프! 콜! 콜! 콜! 다이! 다이! 다이!)

소리 엄청 큽니다.

 

이에 질세라 그 이쁜 아가씨도 스피커를 키웁니다.

(가슴아 더 사랑하지 말아줘~)

 

몇 초 정도 시간이 흘러 아저씨가 치명타를 날립니다.

의자에 기대어 그 아가씨를 처다보며 말합니다.

"너는~ 씨발년이여~"

 

이 말 듣고 속으로 엄청 웃었습니다.

욕하는 말투가 너무 웃겼습니다.

드디어 공방이아닌 공공이 시작됩니다.

 

"아저씨 다치기 싫으면 상관하지마 오빠들 부르기 전에 소리 줄이고 게임해"

우린 서로 생각했습니다.

(오~ 저 아가씨 귀엽다! 농담하는것도 그렇고 이쁘고!)

 

아저씨도 술 취한 목소리로 한마디 합니다.

"불러봐이 미친 년아~ 뒤지고 싶냐? 궁시렁 궁시렁..."

 

아가씨가 행동을 개시합니다.

전화기를 들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합니다.

"오빠! 여기 피시방인데 어떤 십새끼가 시비거네?"

"나한테 막 욕하고 어쩌고 저쩌고..."

 

말은 좀 길게 했는데 대충 저렇게 말했던 것 같습니다.

아가씨는 전화를 끊고 의자에 기대어 아무것도 안하고 모니터만 봅니다.

 

아저씨는 계속 게임을 합니다.

소리는 줄였더군요.

 

여기서 끝난거 같아서 우리는 다시 게임을 합니다.

이러기를 10여분 후.

정말 왔습니다.

 

나이는 20대 후반, 30대초반 딱봐도 건달처럼 생겼고 덩치도 있고.

그것도 솔플이 아닌 탱,딜,힐 파티플로 왔습니다.

근데 포스는 거의 공격대 수준입니다.

 

그 공격대가 아저씨 뒤로 갑니다.

근데 정말 신기합니다.

어느새 아저씨가 자고있더군요.

근데 딱봐도 자는 척 하는 게 보입니다.

공격대 중에 딜러가 자고 있는 아저씨한테 말합니다.

 

"어이~ 어이! 아저씨 얘한테 뭐라했?"

건달 말투입니다.

무섭고 재밌습니다.

우리는 그저 즐깁니다.

아저씨는 끝까지 자는 척 합니다.

공격대 3명이 동시에 아저씨 양옆, 뒤로 습니다.

 

"아저씨~ 아저씨~"

자는 척 하느라 불러도 대답 없습니다.

"자는 척 하는데? 깔깔깔깔"

"조심해"

 

마지막 조심해 라는 한 마디 엄청 무섭게 들리더군요.

파티 3명은 싸가지 없고 무섭고 이쁜 공주를 구출하여 계산을 하고 나갑니다.

 

그 후 아저씨는 30분 정도 자는 척 하다가 가시더군요.

큰 사건을 기대는 했지만 다행히 큰 일은 없었습니다.

좀 허무하게 끝나 아쉬웠습니다.

 

지금도 친구놈들 만나면 이 이야기 하면서 많이들 웃습니다.

 

두서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피시방에선 매너를 지킵시다.

Lv1 뒷동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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