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 6화 :
https://m.inven.co.kr/board/lineagem/5019/701607?iskin=lineagem&my=post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행보관 장 상사를 비롯한 분대원 5명이
어제 밤 갑자기 내린 장맛비로 인해 토사가 흘러내린 지역의 진지 개보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 구 이병 : "행보관님, 어제는 감사했습니다.."
- 장 상사 : "뭐가."
- 구 이병 : "어제 신맵타임 때 4번에서 저 살려주셨지 않습니까 ㅎ"
- 장 상사 : "ㅎㅎ그래"
- 구 이병 : "그.. 행보관님, 제 캐릭이 200만원짜리면 행보관님은 얼마짜리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되게 쌔시던데 ㅎㅎ 부럽습니다."
- 장 상사 : "비밀이다~"
- 구 이병 : "어제 처음으로 싸워보니까 제 꺼는 너무 약한 것 같은데.. 더 비싼 걸로 바꾸면 안됩니까..?"
- 장 상사 : "리니지 장난 아니야 임마 ㅎㅎ 니 돈 뭐 수십억 있냐? ㅎ
하여튼 안된다. 병사들은 최대 200만원짜리로 제한한다고 말했잖아. 바빠 죽겠는데 조용히 작업이나 해."
구 이병이 재벌가라는 사실은 대대장을 비롯한 누구도 모르는 사실이었다.
(구 이병이 재벌가의 일원임을 대대원들이 알았다면 지금처럼 왕따를 당하고 있지도 않을 터.)
LO가에서 병영생활간 병사들과 위화감이 들지 않게 하기 위해,
그리고 경영수업의 일환으로 군대에 보낸 아들이니 만큼 최대한 남들과 같은 환경에서 역경을 이겨내길 바랐기 때문에,
특별히 구 회장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육군본부 인사사령관에게 출신에 대한 비밀유지를 당부하였고,
인사사 차원에서
비록 구 이병의 인사기록카드상 부모의 이름은 바꿀 수 없더라도
직업은 모호하게 표현함은 물론,
자대배치 시 전입부대장에게도 구 이병의 신분에 대해서는 언질을 주지 않은 상황이었다.
- 구 이병 : "그.. 행보관님, 죄송합니다만.. 그러면 캐릭은 200만원 어쩔 수 없다고 해도,
1억 정도면 캐릭 많이 쌔지는 장비 채울 수 있습니까?"
- 장 상사 : "1억? 1억이 임마 행보관도 만져보지도 못한 돈인데, 어디 사회생활 ㅈ도 모르는 이병 나부랭이가
억을 운운해 임마 자슥아. 그리고 1억으로는 티도 안나. 집행검 하나 살까 말까인데."
- 구 이병 : "와.. 그 정도입니까? 돈이 이렇게 많이 들어가는 게임인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면 한.. 10억원 어치 장비 채우면 많이 쌔질 수 있습니까?"
- 장 상사 : "야 임마, 얼굴은 아스팔트에 뭉개진 옥동자인데 전신에 구찌, 프라다 두르고 람보르기니 에고이스타 몰고 강남나이트클럽가서 파티룸 혼자 잡고 웨이터한테 팁 1인당 100만원씩 현금 뿌리면서 부킹한다고 여자가 꼬일 것 같애?"
- 구 이병 : "그 옥동자... 여자들 발에 밟혀 죽을 정도로 겁나게 꼬이지 말입니다..."
- 장 상사 : "아.. 그러.. 그런가?.. 크흠. 아무튼 안돼 임마! 10억 같은 소리하네. 노가다하는데 힘들어 죽겠는데 개 좆 문지방에 껴서 낑낑대는 소리 하지말고 일이나 해."
구 이병은 어제 첫 전투가 너무 강렬하고 재미가 있었던 모양이다.
계속해서 캐릭터에 장비를 풀로 채워 서버에 있는 모두가
꿈쟁이 요셉에게 머리를 조아렸던 형들 처럼 자신에게 읍소하는 광경을 보고만 싶다.
- 구 이병 : '1억으로는 택도 없고.. 적어도 10억은 써야 한다 이거지...'
사실 구 이병에게 1억은 돈도 아니다.
그런데 아무리 재벌가라도 10억은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물론 구가(家)에 있어, 가족간에는 그냥 용돈으로도 줄 수 있는 돈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경제관념 탑재와 함께, 모든 거래는 비즈니스와 협상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원칙이 면면히 살아숨쉬는 구가였기에,
구 이병이 부모님께 10억을 달라고 할 명분과 조건이 필요했다.
쉽게 말해서,
구 이병이 부모님으로 부터 10억 삥을 뜯기 위한
딜이 필요하다 이 말씀. (그냥 달라고하면 줄 리가 없으니.)
사실 100억이라도 바로 쓰고싶긴 한데,
그러면 자신의 신분이 너무 뻔하게 들통날 듯 하고,
10억 정도면 그냥 지방 졸부 정도로 자신을 드러내도 되겠다 싶다.
......
2020년 7월 16일 목요일.
역전의 용사 9인이 안타라스02 서버에 뭉쳐
필드를 누빈 지 일주일이 흘렀다.
혈원들은 MZ 답게 리니지M 정도의 컨트롤과 게임시스템은 금새 능숙해졌고,
캐릭 스펙이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지는 않았으나 장 상사의 지휘와 임전무퇴의 노베르 군인정신*에
평시 2파티가 최대인 적은 연전연패하고 있었다.
* 병사들의 경우, 무복이 밀리면 그냥 아데나 복구하는 노빠꾸혈이었다. 이건 행보관의 지시사항이었다.
그래야 병사들이 죽지 않기 위해 컨트롤을 더 연마할 거라 생각하기도 하였고,
병사들이 과도하게 게임에 돈을 쓰지 않고 건전하게 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했다.
경험치가 거꾸로 가는 것은 어차피 내 캐릭 아니니, 큰 상관은 없던 터였다.
그저 돈 안쓰고, 누구도 부담 갖지 않고 재밌게 하루하루 즐기면 된다는 마인드.
만약 다야복구를 하여 두려움없이에 호칭이 뜨면 하루 동안 접속금지 룰이 적용 되었다.
일주일 동안 저녁 타임 필드 보스를 열심히 잡았다. (낮에 2시간 간격으로 또는 필드 보스들은 잡을 수가 없다.
다들 군바리들이라 낮시간에는 양심상 수동으로 게임을 진득하게 하기가 어렵기 때문.)
일주일 저녁 보탐으로 먹은 아이템은 흑롭 1벌, 축젤 5장, 축데이 3장, 희귀제작비법서 2개, 기타 파템 2개..
다야로 계산해보니 1.5만 다야 가량이다. (2020년 기준이다.)
- 장 상사 : '음.. 일주일에 30만원 수익이구만. 그러면 이 흐름이면 한 달에 120만원.. 주임원사한테 용돈 주고나면 남는게 20 밖에 없네 시부럴..'
부대원들과 혈맹을 창설한 판을 벌인 마당에 월 20 수익은 너무 쥐좆만한 베네핏이다.
- 장 상사 : '가만있어보자.. 평일 저녁 시간에 오만 타임이.. 오만 1층 6층을 제외하고 나머지 보스는 저녁 7시25분께부터 저녁 10시25분께까지 뜨잖아.'
안타라스 월드는 현재 반탑인 다크팀이 먹고 있다. 저쪽은 모르긴 몰라도 신화변신과 심지어 도펠변신 캐릭들도 많을 터.
엄두가 나질 않지만, 그래도 인해전술과 단합된 움직임을 보인다면 승산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장 상사 : '그래. 가보자. 오만타임. 그런데 9명으로는 택도 없을 것 같고.. 인원을 최소 10명은 더 모집해야 할 것 같은데...'
...............
그날 저녁, 새벅 2시,
구 이병이 잠이 안오는 지, 퀭한 눈으로 침상에 누워 이런저런 궁리를 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5분여가 흐른 뒤, 구 이병은 조용히 몸을 일으켜세우고 복도에 서있을 불침번의 동태를 살핀다.
아무도 없다. 이 새끼 분명히 또 행정반 쇼파에 앉아 쳐자고 있거나 컵라면 쳐먹고 있는 듯 하다.
구 이병은 소리가 나지 않게 최대한 조심하며
전투화 한 켤레를 들고 화장실로 향한다.
- 구 이병 : 'It's Show Time.'
구 이병, 전투화에서 끈을 빼내더니 동그란 링을 만들어 천장에 매단다.
이윽고, 미리 준비한 라이터로 전투화끈을 느슨하게 살짝 지진다.
.........
'쿵! 우당탕탕!!'
- 중대 당직사관 : "야, ㅅㅂ 뭐야!! 뭔 소리야 이거!"
- 불침번 : "어.. 화장실인거 같습니다. (후다닥, 화장실로 뛰어간다)"
- 불침번 : "당직사관님!!!! 당직사관님!!!!! (불침번이 황급히 당직사관을 부른다.)
바닥에는 구 이병이 븅신마냥 좌로굴러 우로굴러 나뒹굴며
혼신의 졸도 연기를 펼치고 있다.
- 구 이병 : (목을 부여잡고 눈을 까뒤집은채) "억... 억.... 억... 크헉... "
- 중대 당직사관 : "야!! 당직병!! 지통실에 연락해!!"
"야 구윤모!! 정신차려 임마!! 정신차려!! 숨 셔 숨!! 숨!!"
(8화에 계속)
칠보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