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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주의] 롤갤문학) 그와 그의 이야기.txt

아이콘 Rufign
댓글: 16 개
조회: 1124
추천: 3
2013-05-13 15:02:11
"아나 씨발 매라! 진짜 오늘 아오!"

아무말도 없었다. 애초에 그는 그렇게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다. 내가 거친 말을 내뱉어도 그는 항상 듣기만 했다.
그렇다고 좋은 말을해도 표정변화 없이 듣기만 했다. 늘 그랬다.

...

..

.

"또 꿈인가..."

요즘 들어 계속 같은 꿈을 꾸고 있다. 예전에도 꾸던 꿈이었지만 언제가부터 내가 잠들었을때 나타나지 않더니 
요즘 다시 나타나 나의 잠을 방해하고 있다. 짜증나게 시리...

"윤섭이형 빨리와 밥먹고 스크림해야지."

멍해있는 나에게 들려오는 한 남성의 목소리. 그는 내 방문을 열어 젖힌채 나를 보고 있었다.
키는 크지 않았다. 얼굴은... 잘생긴건지는 모르겠지만 여자 여럿 울렸을듯한 카사노바 같은 외모였다.

"알았음."

지금 나와 같이 하나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울프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이재완이었다. 이제와서 소개하자면 나의 이름은 로코도코, 최윤섭이다.
침대에서 내려와 까칠까칠해진 머리를 긁적이며 방에서 나갔다. 창밖을 바라보니 어느새 해가 중천에 올라있었고 거실은 시끌벅적했다.
어디선가 끅끅 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도 하고 무언가를 측정하는 듯한 기계음도 들리는듯 했다.
일상이다. 평범한 하루가 또 시작된 것이다.
부엌에 가면 식탁위에는 방금 지은 뜨끈뜨끈한 밥과 그옆에서 같이 있는 국물이 김을 모락모락 내고 있었다.
밥과 국은 항상 같이 다닌다. 뭐... 한국의 특징이다.
예전에는 상관없었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더욱 밥을 먹을때 국이 없으면 먹기가 싫어졌다.
그렇게 아침을 먹으며 게임얘기를 한다. 오늘은 무슨 조합을 해보자는둥 소드와 프로스트의 경기에서는 어떻게 할까라는 그런 이야기...
밥을 먹고 나면 연습실로 향해 스크림을 한다.

"형 뭐할꺼야?"
"트리"

재완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하지만 딱히 토를 달거나 반대를 하지 않았다.
다른 팀원들도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뭐 스크림이니까... 그리고 연습해둬야 하는 녀석이기도 하니까.

"형! 거기서 점프를 하면..."

또 실수를 했다. 요즘들어 게임만 했다하면 멍하다. 
기계처럼 cs를 먹을때도 상대방의 원딜에게 딜을 넣을때도 한타때 자리를 잡을때도 모든게 멍하다.

"자 이번엔 병준이가 해보자."

식스맨이라는 명분으로 우리팀에 들어온 과거 스타게이머를 했던 유병준...
하지만 요즘들어 스크림의 연습비율을 보면 그녀석의 비율이 6정도로 나보다 조금 많았다.
그때는 뒤에서 관전을 하거나 솔랭을 돌린다. 하지만 요즘은 멍하니 뒤에서 그들을 지켜볼뿐이었다.
습관적으로 머리를 흔든다. 하지만 머리에서는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자 그럼 연습끝. 솔랭하던지 아니면 자던지 알아서해."

정규연습시간이 끝나고 어느새 새벽이 되었다. 원래 같으면 솔랭이라도 돌리겠지만 요즘은 웹서핑을 한다거나 잠을 잔다.
NLB까지는 아직 시간도좀 있고 오늘은 그냥 내 방에 들어가 잠이나 자야겠다.

...

..

.

"형! 아침먹어!"

어느새 아침이 되었고 재완이 또 나를 깨우러 왔다.

"오늘은 푹잤네... 그 꿈도 안꿨고..."

얼마만에 아무런 꿈도 꾸지 않은채 잠에 들었던걸까... 나는 반복적으로 부엌으로 향한다. 그런데 늘 그랬던 것인데 오늘은 조금 달랐다.

"윤섭아 잠깐 일로..."

나이도 이젠 좀 들으셨는데 여전히 극강 외모를 자랑하시는 감독님이 나를 불렀다.
왜 일까... 요즘 연습때 부진한게 심기에 거슬린 것일까...

"무슨 일이에여?"

감독님은 말이 없으셨다. 나를 보지도 않은채 등을 돌려 바깥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오늘도 날씨는 맑고 화창했다.

"방출이다."

뭐?

"뭐라구여?"
"나진 쉴드에서 로코도코, 최윤섭을 방출한다고."

멍하다. 방출... 살면서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크게 충격을 받거나 그런적은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자신 있으니까 나를 방출한다 해도 나를 원하는 팀은 널렸으니까라고...
그런데 왜 지금은 늘 그렇듯이 편하지 않을까?

"짧았지만 좋은 인연이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원래 같았으면 이유라도 물어보겠지만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말없이 감독실에서 나와 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짐을 챙기면서 눈물이 나는 걸까?

"아! 형! 밥 안먹..."

재완이 또 문을 열어젖히며 소리쳤다. 나는 재완을 보며 슬쩍 웃었다.

"괜찮아. 배불러."
"혀... 형 울어?"
"아닌데?"

재완은 말없이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슬쩍 웃으며 짐을 챙겼다. 이젠 어디로 가야할까? 아니... 이젠 이걸 그만두어도 되지 않을까?
짐을 다챙기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문앞에는 여전히 재완이 나를 보고 있었다.

"무... 무슨 일있어?"
"아니야. 잠깐 나갔다오려고."
"그... 그래."

알고 있겠지... 카사노바였던 그라면 눈치는 백단일테니까...
인사도 없이 숙소 바깥으로 나왔다. 바깥은 정말 나랑은 대조되는 듯한 엄청 좋은 날씨였다.
구름 한점없는 푸른 하늘에 서늘서늘한 바람이 온몸을 휘감았다. 예전이라면 머리에서 흩날려야할 것들이 지금은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어디로 갈까? 이젠 진짜 그만 둬야겠다.어차피 나를 원하는 팀도 이제는 없을거니까...

"어 최윤섭."

누굴까? 갑자기 등뒤에서 누군가 나를 불렀다. 나는 힘없이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그는...

"... 매라..."

그가... 그가... 그를 보는 순간 갑자기 눈물이 터져나왔다. 왜지? 갑자기 왜...

"왜... 왜그래?"
"으...흑... 흑..."

나는 그자리에서 서서 주먹을 불끈 쥔채로 눈물을 흘렸다. 멈추지가 않았다.
미친듯이 눈물이 터져나왔다. 두눈을 질끈 감은채 고개를 떨군채로 눈물들을 떨구고 있었다.

"야..."

갑자기 따뜻해졌다. 포근 해졌다... 마치 엄마가 나를 안아줄때 그런 느낌의 포근함...
나를 안아주고 있었다. 아무 말도 없었다. 나는 그의 등을 눈물로 적시고 있었다.



"이제 좀 진정되냐? 갑자기 길가에서는 왜 질질 짠거야?"

눈물으 그치고는 벤치위에 나란히 앉았다. 

"아... 아무것도 그냥 슬픈 일이 있어서... 그나자나 오랜만이다..."
"뭐가 오랜만이야 얼마전에 12강에서도 만났는데."
"그...그런가? 근데 혼자서 여기는 왜왔어?"
"아 잠깐 감독님 심부름좀 하러 너네 숙소 갈려든 참이었는데 너를 딱 만난거지."
"우... 우리 숙소에는 왜?"
"아 나도 몰라 감독님이 뭐좀 전해달라는게 있어서."
"그렇구나."
"요즘 연습은 잘되가? 뭐 너라면 오뚜기 처럼 맨날 다시 일어서면서 죽어라 연습하겠지만."

대답 할 수 없었다. 내가 그런 놈이었나? 그런 놈이 지금...

"어? 어 물론! 이제 NLB 준비해야지."
"그래 너네팀은 정말 좋은 팀이야. 특히 서포터가 말이지 주위에서는 쉴드의 구멍은 바텀이라는 소리가 많은데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 안하거든 게임을 볼줄 아는 사람들은 오히려 구멍이 아니라 거기거 구심점이라는 것을 전부 알고 있을거야. 특히 울프라는 그애가 정말 잘해주니까."
"아하하... 그... 그렇지."

몇시간전에 나는 그 좋은 팀에서 방출 당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말해줄수 없었다.

"니가 입에 달고 살던말 기억하냐?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는 최고가 되어야 한다고 맞는 말이야. 너다운 발상이기도 했고."
"그랬...었지."
"그랬? 그렇지가 아니고? 8강 떨어졌다고 너무 축처진거 아니야?"
"그런가? 요즘 너무 자주 멍하더라... 이상한 꿈도 꾸고..."
"이상한 꿈?"
"아... 그..."

그 꿈에서 나오는 당사자가 지금 눈앞에 앉아 있었다. 차마 말하기도 부끄러웠다.

"무슨 꿈인데?"
"... 그... 작년 스프링 결승 끝나고 나서의 일..."
"아... 어지간히 속상했나보네 그때는 우리가 좀 부족했던거잖아. 그게 아직까지도 아쉽냐?"
"어?"

내가 단순히 준우승한거에 아쉬워서 그러는 건가라고 생각하는건가...?

"내가 아는 최윤섭은 과거에 신경 안쓰는 놈인데 1년전 일을 아직도 꿈에 나올정도로 신경쓰는 거야?"
"그거 말고..."
"그거 말고라면? 아..."

이제는 눈치 챘겠지.

"뭐 그런거 가지고 그래? 살다보면 욕안해? 그리고 새삼스럽게 무슨... 너 평소에 욕하는거 다듣는데 이상할거 없었지."
"그... 그랬어?"

나는 그런줄도 모르고... 사과 한마디도 하지 못하면서 팀을 빠져나왔는데...

"미안하다."
"오~ 최윤섭 사람 다됬네? 사과도 하고."
"진짜로 미안해."
"됬어 숙소로 가자."
"아... 아냐! 나 약속이 있어서 잠깐 다른데 가봐야해."
"아 그래? 그럼 나중에 결승에서 꼭보자고 그리고 너랑 같이 바텀 다시 가보고 싶기도 하고."
"어..."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와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내가 지나왔던 길로... 나는 몇걸음을 걷고는 등을 돌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저녀석 등이 저렇게 컸었던가..."

결승에서 보자라... 지금 나한테는 팀도 없는데... 하지만 후련하다. 저녀석을 만나고 나니까 그래 일단 팀을 구해보자.
어느 한팀정도는 나를 원할테니까 결승은 못가더라도 저녀석과 시즌중에 만날 수는 있을거야.
그러니까... 

...

..

.

"어?"

두눈이 떠졌다. 늘 보이던 천장이 보였고 잠시 후 방문을 열고 재완이 들어왔다.

"형! 밥먹으라고 몇번을 말했는데 아직도 자고 있어? 빨리와."

나는 두눈을 크게 뜬채로 재완을 응시했다. 재완은 인상을 찌푸리더니 피식 웃으면서 부엌으로 향했다.
나는 침대에서 멍하니 재완이 열고간 문쪽을 바라보았다.

"꾸... 꿈? 꿈이었다고? 그렇다는 건..."
"어 윤섭아 일어났어? 잠깐 나좀 보자."

설마 예지몽인가? 그럼 나 방출되는거야?
나는 식은땀을 흘리면서 감독실로 들어갔다.

"민기가 왔다갔어. CJ에서 무슨 심부름 이라면서 이거... 너한테 온거 같은데 한번 읽어봐."

감독님은 책상에 있던 서류봉투를 하나를 집어 나에게 건넸다. 꿈에서 봤던... 그 봉투였다.
봉투를 열어 서류를 꺼내 소리내어 읽어 내려갔다.

"CJ에서 로코도코의 영입을 생각하고..."

나는 더 읽지못했다. 입이 턱하고 막혀버렸다.

"어떡할래?"

이게 꿈이 아닐까? 내가 꿨던 꿈이 사실이고 이게 꿈이 아닐까?

"괘... 괜찮으세요? 제가 빠진다면..."

감독님은 씨익 웃더니 입을 열었다.

"내가 왜 유병준을 영입했을거 같아? 식스맨? 어이가 없지 그런건..."
"그... 그렇다는건."
"가봐... 니가 있어야할 곳은 거기니까..."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는 바로 숙소에서 나가 택시를 잡고는 CJ연습실로 향했다.
택시에서 내린후 미친듯이 달려 건물로 향해 연습실의 문을 열어 젖혔다.

"왔냐?"

문앞에는 나의 꿈속에서 희망을 주던 격려를 해주던 그가 서있었다. 늘 그렇듯이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은 무표정으로 하지만...
웃고 있었다. 나는 알 수 있다. 남들이 보면 알 수 없지만 그는 웃고 있었다.

"어..."

또 눈물이 터져나왔다.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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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롤갤

Lv70 Ruf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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