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 자운시의 음습한 뒷골목은 치안이 안좋기로 유명한, 아니 정확히는 생체실험을 위해 납치라는 범죄마저 무릅쓸 미친 과학자들이 활개치기로 유명한 도시 치고는 인적이 드문 편이었다.
그 이유는 세간에 떠도는 하나의 소문 탓이 컸다. 미친짓을 하려면 차라리 낮에 하지 밤에는 문 꼭 닫고 착한 어린이처럼 실험실에 틀어박히게 만든 소름끼치는 소문...
그러나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이다.
"이리 와 예쁜이~ 내 실험의 파트너가 되어달란말이야~"
거대한 몸집의 남성이 한 여성을 뒤쫒아 밤길을 달리고 있었다. 아니... 사냥이라는 말이 차라리 어울릴까? 잡을 수 있음에도 뒤쫒는 쾌락을 조금이라도 더 즐기기 위해 일부러 거리를 벌리는것은 일반인으로서는 견딜수 없을 정도로 가혹하고 잔인한 행위였다.
이미 여성은 한계에 다다랐는지 가쁘게 숨을 내뱉으며 비틀거리고 있었다. 젖먹던 힘까지 내보려 했지만 결국 그녀는 골목길에서 지쳐 쓰러지고 말았다.
남자는 사악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자기는 팔이 3개면 편할것같다고 생각해본 적 없어? 4개 아니 5개는 어때 캬하하하하하"
역시 밤 늦게 싸돌아다니는게 아니었다. 소문덕분에 이런 녀석들은 없을 줄 알았건만...
"아저씨... 흐윽 제발... 살려주세요..."
여자는 애처롭게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눈물이 볼을 타고 바닥에 떨어져 내렸다.
"무슨 소리지 아가씨?"
여자는 혹하는 희망을 가지고 올려다보았다. 풀어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말이다.
"난 아가씨에게 팔을 달겠다 한 적이 없어"
여자의 얼굴에 화색이 들었다. 작은 기대감에 들떠서 남자가 뒷주머니에 찬 거대한 푸줏간 칼을 꺼내는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는 씨익 웃으면서 칼을 머리 위로 치켜올렸다.
"난 그저 아가씨 팔이 필요할 뿐이라고 캬캬캬캬캬캬"
여자는 눈을 감으며 소리질렀다, 모든건 한 순간이면 끝날테지만 그 한 순간이 다가오는게 너무나도 느렸다.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들어온것은 피투성이가 되어 나뒹구는 팔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팔 하나가 잘렸는데 이렇게 아무 느낌이 없을 수 있는지 의아해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것은 자신의 팔이 아니었다, 그녀의 팔은 그렇게 털이 많이 나 있지도, 칼을 쥐고있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팔이 잘린채 벌벌 떨고있는 남자와 한 기인이 눈에 들어왔다.
기인은 양손에 쥔 칼로 남자의 얼굴에 대고 그림을 그리듯이 베어버렸다. 남자는 엄청난 비명을 지르며 발악했고 기인은 미친듯이 웃으면서 그를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차라리 저 남자한테 죽는게 덜 무서웠을 정도의 공포감을 느꼈다. 남자는 온몸에서 뿜어낸 피로 바닥을 흥건히 적셨음에도 아직까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러댔다.
"저... 고...고맙습니다..."
여인은 말했다, 분명히 저 기인이 소문의 주인공이리라. 밤길에 나다니는 행인은 이유없이 잔인하게 살해해버리는 살인마...
"그래 이만 들어가 봐"
이미 한명을 죽여서 만족했는지 기인은 그녀를 놓아주는듯 했다.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서 그 자리를 벗어났다. 그 때 뒤에서 기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음 장난감은... 너야"
C H A O S
S H A C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