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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스쿨 오브 레전드 [3화]

버스를존경함
댓글: 1 개
조회: 666
2013-09-16 02:42:54
※용어설명

- EX skill : 리그에서만 쓸 수 있는 스킬 외에 챔피언이 사용할 수 있는 스킬.

/1


옥상 급수대 옆에서 딱딱한 얼굴로 잠자던 카타리나는 일순간에 눈을 번쩍 뜨더니 상체를 일으켜 어딘가를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그녀가 보는 곳에서 강력한 마나의 폭발과 함께 황금빛 구체 여러개가 유성처럼 동시에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전에도 뭔가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이런 비무장지대같은 곳에서 폭발음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소리다.
아무래도 저곳에서 챔피언 간의 싸움이 일어난 것 같다.


' 그나저나 이만한 마나량이라면, 대체 누구지? 어떻게 이런 마나가... '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그녀가 느낀 것을 다른 챔피언들이 못 느낄리가 없다.
몸을 일으킨 그녀는 계단으로 내려가지도 않고 철조망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리곤 철조망 끄트머리를 잡아 벽으로 최대한 몸을 붙이고 칼을 박아 떨어지는 속도를 최대한 줄이며 땅으로 내려갔다.
그녀의 예상대로 학교 안의 모든 챔피언들이 그 마나파장을 감지하곤 바쁘게 움직였다. 느긋하게 풀어지기 마련인 점심시간이지만 다리우스, 리븐 등 교사들과 자르반, 럭스만이 학교를 뛰쳐나왔다.




" 크아악!! "
" 별부름! "


폭파된 정류장 앞에서 카직스와 소라카는 팽팽한 접전을 펼치고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카직스가 주춤거리며 소라카한테 밀리고 있었다.
처음 도약을 해서 거리를 좁히자 소라카는 마력주입 스킬로 카직스의 다음 스킬사용을 봉쇄한 뒤 카직스의 공격을 피하며 지팡이로 철갑판 위를 힘껏 두들겼다.
별의 기운으로 충만한 지팡이는 나서스의 흡수의 일격 스택이 수백단위로 축적된 지팡이와도 같았다. 우지끈하는 소리와 함께 철갑판이 지팡이 모양으로 가라앉자 카직스는 뒤로 물러나며 가시를 날려보냈다.
그 공격을 소라카는 지팡이를 들어올려 별부름 스킬을 사용하는 것으로 가시를 전부 맞춰 공중폭파시켰다. 단 하나도 그녀에게 닿지 못했다.


" 그으으, 짜증나는 년!! "
" 저주받은 주둥이 다무세요. 말하지 않았습니까. 전 별의 아이였다고요. 그리고 전 아직 리그 스킬밖에 쓰지 않았어요! "


지팡이를 붕붕 돌린 소라카는 양손으로 꽉 움켜쥐고 들어올렸다가 한쪽 무릎까지 꿇으며 땅에 내리쳤다. 그러자 그녀 앞의 땅이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갈라지더니 그 틈새안에서 수많은 별들이 튀어나와 카직스를 향해 유도미사일처럼 내리꽂혔다.
궁을 써 은신상태가 되어 뒤로 펄쩍 뛰어 별무리들을 피한 카직스는 자신의 앞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아직도 믿지 못하고 있었다.


' 말도안돼....고작 서포터 주제에, 내 공격을 모두 막아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 무슨 딴생각을 하는 겁니까!! "


소라카의 일갈과 함께 그녀의 앞에서 레이저빔이 하나 발사됐다. 럭스의 궁과 똑같은 형태의 것이었다. 다른 것이라면 색깔 정도.
무시무시한 속도로 날아오는 레이저빔을 늦게 알아챈 카직스는 위로 뛰어올랐다. 그 때 소라카는 카직스가 뛰어오를 거란 걸 예상이라도 한 듯이 빔을 쏘자마자 땅을 박차고 뛰어올라 카직스의 코앞까지 날아와 있었다.


" 윽!! "
" 별의 심판(EX skill)!! "


몸을 활처럼 뒤로 굽힌 소라카는 앞으로 몸을 끌어당기며 같이 뒤로 당겼던 지팡이를 힘껏 카직스의 머리에 내리쳤다.
콰직하는 철판 우그러지는 소리와 함께 카직스는 타액을 흩날리며 얼굴부터 지면에 부딪쳤고, 소라카는 재빠른 몸동작으로 몸을 돌려 착지해 다시한번 지팡이를 들어올렸다. 별부름을 하려는 듯 보였지만 마나를 몇번이고 계속 중첩시켰다.
그에 따라 지팡이 겉을 두르고 있던 황금빛 마나층은 더더욱 두꺼워져갔다.


" 내 별부름은 약해요. 하지만 그 별부름에 쓰이는 마나를 수십수백번 중첩시켜 별부름을 시전한다면 그 공격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죠!!! "
" 소라카!! 그만하세요!! "


그 때 소라카의 뒤에서 빛의 구체가 날아오더니 그녀를 자세 그대로 속박했다. 지팡이를 들어올린 채로 몸이 굳은 소라카는 목만 옆으로 돌려 뒤를 흘겨보았다.
뛰어오느라 거친 숨을 내쉬는 럭스가 지팡이를 들고 서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 자신을 지켜보는 그림자 결사단, 자르반을 비롯한 교사 챔피언들이 그녀를 말리기위해 모두 와있었다. 모두 소라카가 카직스를 압도하는 모습과 그녀의 눈을 보고 긴장한 상태였다.
소라카는 이를 갈며 팔을 움직여 구속하고 있는 고리를 잡아 비틀었다. 구속이 힘을 조금 잃고 형태가 옅어져갔다.


" 이걸 푸세요, 광명의 소녀 "
" 이곳에서 챔피언끼리의 싸움은 무슨 일이 있어도 허용되지 않는다. 그것이 이곳의 룰이다. 무기를 집어넣어라, 소라카. 이 이상 규율을 어기려한다면 무력으로서 처단하겠다 "


자르반이 나서서 장창을 땅에 꽂으며 위엄있는 목소리로 말하자 소라카는 멈칫하며 카직스를 내려다보았다.
이미 머리를 흔들어 정신을 차리려 하고 있었다. 다시 뒤를 보자 자크는 몸이 전부 재생되어져 있었다.


" 소라카, 이제 그만해요. 자르반의 말대로 이곳은 싸움에 맞는 장소가 아니에요 "
" .......자크씨까지 그렇게 말하신다면...어쩔 수 없죠 "


소라카가 지팡이를 내리자 럭스의 구속도 풀렸다. 카직스는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나더니 앞을 휙 베어 공간을 갈라 강제로 벌려 자신이 들어갈 틈을 만들었다.


" 기억해두겠다, 소라카. 리그에서 널 먼저 썰어주마!! "
" 썩 꺼져라. 저주받은 존재 "



카직스는 선전포고한 뒤 공간속으로 들어가버렸다. 소라카도 천상의 빛 복장을 해제하고 그에 따라 눈에서 빛나던 황금색 광채도 사라졌다.
다시 남루한 복장으로 돌아온 소라카는 뒤의 챔피언들을 보며 꾸벅 사과했다.


" 미안합니다. 그만 분노을 이기지 못하고 추태를 보였군요 "
" 아, 아니에요. 좀 소란이 있었지만 잘 끝났으니깐 괜찮아요. 그쵸? 자르반 선생님? "
" 아아, 그래. 자세한 이야기는 들어봐야 알겠지만. 소라카와 자크는 날 따라오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겠노라 "
" 네, 그러죠 "


소라카는 순순히 자르반의 말에 따르며 서있는 자크의 옆으로 다가갔다.


" 어떻게 하죠? 자크씨가 만든 풍선장난감하고 카트가 완전히 부서져 버렸는데... "
" 괜찮아요. 풍선이야 다시 불어 만들면 되고 카트도 낡아서 언제 한번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이번 기회에 새단장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
" 네에....그렇군요, 새단장이네요. 그럼 저도 돕게 해주세요 "
" 물론입니다. 소라카씨만 좋으시다면 "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자르반 뒤를 따라가는 둘을 본 교사들은 별일없이 끝나서 다행이라는 한숨을 쉬거나 저들끼리 뭔가를 말하며 그들의 뒤를 따라갔다.
지팡이를 작게 만들어 품속에 넣은 럭스는 엉망이 된 정류장을 돌아보았다. 벤치와 빗물받침대의 기둥 하나가 완전히 부서져 있었다. 버스알림표도 다 불타버려서 싹 다 갈아야 할듯했다.


' 나중에 따로 선생님한테 말해야겠다 '


/2


" 네네. 그렇게 겹쳐서 못박으시면 됩니다 "
" 이, 이렇게요? "


조사가 끝나고 학교 운동장 옆에 있는 나무그늘 아래서 자크와 소라카가 카트를 만들고 있었다.
나무로 만드는 편이 클래식하고 보기 좋다는 소라카의 의견에 따라 하이머딩거한테 필요없는 목재들을 얻어 자리를 잡고 자크가 옆에서 소라카한테 망치질을 가르쳐주고 있었다.
그 광경을 말없이 지켜보던 자르반과 다리우스, 리븐은 눈만 고정시킨 채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 공허의 카직스가 이쪽으로 넘어왔다, 라는 것은.... "
" 결계가 약해졌다는 것이겠지. 새로 보수해야할 필요가 있겠어 "
" 그거라면 내가 라이즈, 제라스랑 같이 갔다올게. 학교가 끝나는 즉시 가지 "
" 그래, 리븐. 수고해줘. 후우, 문제가 심각하군. 자크한텐 미안하지만 그였기에 망정이지, 만약 그곳에 일반인이 있어 카직스가, 혹은 더 잔혹한 생명체가 습격했다면.... "
" 죽는 것은 기본. 유족들은 학교에 항의를 해오겠지. 뻔한 전개다. 녀석들은 이 학교를 없애려고 하고 있어. 애초에 논의할때도 그들은 협조하는 척만 했을 뿐 실질적 지원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물며 본교에 입학하겠다던 두 지역의 챔피언은 아무도 없었다 "
" 아무래도 우리들도 별도의 준비가 필요한 거 같아. 결계를 보수한다는 표면적 처리만으론 부족해 "
" ....... "


그 때 꿍, 하는 소리와 함께 소라카가 꺅하고 비명을 질렀다. 셋이 그쪽을 보니 망치를 떨어뜨린 그녀가 검지를 잡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부들거리는 걸로 봐 망치질하다 손가락을 찧은 듯했다.
허둥대는 자크와 눈물이 찔끔 맺힌 소라카를 본 다리우스가 한마디 했다.


" 청춘물 찍고 앉았군. 저것들 사귀나? "<-다리우스
" 글쎄. 일단 분위기는 바보커플인데 "<-리븐
" 꽤나 별난 조합이군 "<-자르반




" 뭐? 방금 그 마나의 기운이 소라카의 것이었다고? 허어, 그렇게 강대했던 것이....여보, 어떻게 생각해? "
" 심각하다고 생각해요....흑 "
" 끄응, 1교시 일로 아직도 그렇게 침울해있는거야? 이제 그만 푸는게 어때? "
" 맞아, 애쉬. 너가 냉기를 제어 못해서 민폐주는 것뿐이잖아. 이 민폐교사 "
" 으앙----!! "
" 여, 여보! 세주아니! 무슨 말을 하는거냐! 왜 내 여보 울려!! "
" 맞는 말 한거잖아, 이 바보남편아. 니가 자꾸 애쉬 편들어주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야 "


한편 교무실에선 프렐요드 출신 챔피언들이 모여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애쉬는 아침의 일로 아직도 우울해져 있다가 세주아니의 한마디에 빽하고 울었고, 옆에서 트린다미어(담당과목 프렐요드의 역사)가 진땀을 빼며 그녀를 달랬다. 옆에서 볼리베어와 누누는 멍하니 그걸 보면서 과자를 먹고 있었다.
다리를 꼬고 앉아 우아한 모습으로 아이스티를 홀짝거리던 리산드라도 한마디 거들었다.


" 세주아니의 돌직구대로야. 우리들은 전부 냉기를 제어해서 학생들 피부를 괴사시키진 않아. 근데 너만 왜 그런거야? "
" 그걸 알면 진작에 고쳤지....하아, 왜 그런걸까. 나도 이런 내가 싫어 "
" 우물우물, 무슨 광고에 나오는 대사같은데 "
" 누누, 먹으면서 말하면 안돼. 크웅 "
" 저기, 선생님 "


그 때 누군가가 선생님이라 부르자 혹시 자신한테 질문하러 온 학생인가? 싶어 환한 얼굴로 옆을 본 애쉬는 럭스가 뻘쭘한 얼굴로 서있는걸 보고 다시 격침됐다. 이번엔 기대까지 하고 있었던터라 그 데미지는 아주 강했다.


" 저, 저기.... "
" 아, 미, 미안하구나. 지금 애쉬 멘탈이 좀 깨져서...무슨 일이냐? "
" 네, 트린다미어 선생님. 정류장이 반파되서 고쳐야되는데...하이머딩거 선생님 보셨나 해서요. 연구실에 가도 없길래 "
" 하이머딩거라면 잠깐 학교밖으로 나갔어. 뭐 떨어졌다고 사러 나간다던데 "
" 아, 네. 알겠습니다 "


리산드라가 한마디 던지자 럭스는 꾸벅 인사하고 나갔다. 그 뒤로 트린다미어의 필사적인 애쉬 달래기와 옆에서 초를 치는 세주아니의 콩트와도 같은 장면이 점심시간 끝나갈 때까지 계속되었다.




" 아리, 뭘 하는 거냐 "
" 후훗, 네 앞에 앉아서 널 보고 있는데? "
" 신경쓰이니깐 저리 가라.....고 해도 안 듣겠지. 후우 "
" 잘 아네. 역시 리신이야. 우후후후 "


2학년 교실 중 한 교실 안에선 아리가 리신의 앞에 앉아 그한테 장난을 걸고 있었다.
원래 그녀의 자리는 리신의 옆이지만 쉬는시간만 되면 앞자리를 뺏어앉아 장난을 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는 편이 더 좋다나 뭐라나.
리신으로선 그녀가 제발 아무말않고 자리로 가서 잠이라도 퍼잤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아리는 요지부동이었다.
뭐가 맘에 들었는지 밥먹을때나 수업시간이나 상관없이 리신한테 추근댄다.
그리고 그걸 고깝게 바라보는 여인이 한 명 있었다.


" 아, 아리! 또 리신한테 뭘 하고있는 거에요!! "
" 어머, 잔나. 난 그냥 리신이랑 오늘밤에 같이 자자는 약속을 하고있는 것 뿐이야 "
" 역사를 날조하지 마라, 아리. 그냥 이 녀석이 나한테 평소처럼 장난치는 것뿐이야 "
" 아, 알고있어. 아리는 항상 그런 야한 말이나 하는 에로여우니까 "
" 어머, 여자는 에로해야 하는 법이에요. 여자의 무기는 눈물? 이젠 한물갔어요. 여자의 무기는 바로 이 몸매에요. 봐요, 이 다이너마이트 몸매! "


돌연 의자를 박차고 일어난 아리가 잔나의 앞에 바싹 다가서서 자신의 우월한 가슴을 앞으로 내보이며 자랑했다.
입꼬리가 고양이처럼 말려 올라가 도발하는 모습을 본 잔나는 살짝 발끈하며 그녀도 지지않게 몸을 앞으로 꾸욱 내밀었다.


" 호오? "
" 다이너마이트는 무슨. 나도 한 몸매 하거든? 적어도 너보단 내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있어 "
" 어, 어머머~무슨 소릴 하는걸까요. 당신 최근에 전설급 스킨이 하나 나왔다고 너무 기고만장한 것 아닌가요? "
" 하항, 불여우 스킨밖에 이쁘장한게 없는 당신보다야 낫죠. 난 기본스킨도 당신보다 우월하거든요! "
" 내 기본스킨이 뭐가 어때서?! 그리고 난 다리가 매력포인트거든요! 우아한 곡선 그리면서 쭉 뻗은 기럭지! 남정네들 이거보고도 반한다니까요? 일러스트도 보면 가슴 나올거 다 나오고 허리도 들어갈거 완벽하게 들어갔거든요! "
" 하. 나도 각선미 하난 좋거든!? 게다가 난 너보다 훨씬 섹시하게 그려줬어, 일러스트레이터님이! "


이 뒤로 그녀들은 서로 투닥투닥 싸웠다. 리신은 그것에 관심도 두지 않고 팔베개를 한채로 엎드려있었다. 니들은 싸워라 난 잘테다 식이었다.


" 이 불여시같은 년!! "
" 군중제어 빼면 아무것도 없는 무능서포터년!! "
" 자자, 그만들 싸워라. 이제 수업 시작한다 "


그리고 그 사이 들어온 니달리 선생(담당과목 생물학)이 칠판을 탕탕 두들기며 둘을 진정시켰다.
아리는 머리가 산발이 된 채로 앉고, 잔나는 옷매무새가 흐트러져서 앉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아리 옆자리가 잔나였기 때문에 앉고 나서도 둘은 팔꿈치로 서로의 팔꿈치를 밀며 으르렁거렸다. 둘은 니달리가 웃으며 인간사냥꾼 복장시 사용하는 창을 꺼내들고 나서야 조용해졌다.
한숨을 쉬는 리신에게 뒷자리에 앉은 피오라가 샤프 위로 툭툭 두들겼다.


" 너가 고생이 많군 "
" 누가 아니래. 매일 이러니.... "




" 자, 좀 더 다리를 뻗으세요! 난 인어라 시범을 보일 수 없으니깐 일단 다릴 더 뻗어서 물을 두들기듯이 차세요! "


한편 실내수영장에선 나미가 길다란 그녀의 지팡이를 빙빙 휘두르며 1학년들의 수영수업을 지도하고 있었다.
여학생들은 그럭저럭 보통 수준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었지만 정작 남학생들은 나미의 얼굴과 몸에 시선이 가있었다. 물론 노골적은 아니고 흘긋흘긋거리는 정도. 그들이 이렇게 할 수 있는건 나미가 비단인어 모습─그녀는 이 스킨을 수영복 대용으로 입고 가르친다─에다 남자들의 시선을 눈치 못채고 열정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학교지정 수영복을 입은 여학생들은 그런 남학생들을 바보같단 눈으로 보면서도 나미를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대부분 챔피언들은 몸이 좋았지만 나미는 여성 챔피언들 중에서도 상위 랭크에 속하는 몸매를 갖고 있었다.
매일 물속에서 이리저리 헤엄치며 다니기 때문에 몸의 근육이 매끈하게 잡혀있어 섹시미를 더했고 가슴도 컸으면 컸지 결코 작지 않았다.
또한 인어라는 이종족인 것도 그녀의 인기에 한몫하지만, 몸매나 종족보다 더 큰것은 그녀가 덜렁이 기질이 있다는 것이다.


" 네에, 네. 좋아요. 자, 그럼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나머지 시간은 각자 알아서 자유시간으로 보내세요~ "
" 네에~ "


나미는 수업을 끝낸 뒤 학생들이 쓰느라 거둬놓은 라인구분선을 재설치한 뒤, 헤엄쳐서 위로 올라가는 사다리에 손을 뻗었다. 대체로 그녀의 수업은 이런 식이며 시험은 바다로 가서 그녀가 지정한 위치까지 헤엄쳐 갔다오는 것이다. 여름엔 바다, 겨울엔 학교 실내수영장에서.
그리고 요즘 그녀는 연습을 하나 하고 있다. 바로 인간 학생들처럼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다. 하지만 하반신이 물고기형태인 그녀에겐 사다리 타는 것 자체가 불가능이었다.


" 으음... "


그래도 수영장 사다리만이라도 오르고 싶어 그녀는 조심해서 몸을 사다리위에 걸쳤다.
사다리의 발받침대 수는 4개. 물밑에 잠긴것까지 합치면 총 6개. 그녀에겐 수면 위 두개째부터가 고비였다.
파란 눈을 똘망거리며 팔에 힘을 줘 사다릴 잡은 뒤 껑충껑충 뛰는 식으로 올라갔는데, 뒤에서 남학생들이 무언의 응원을 하며 그녀의 뒤태를 즐감...아니, 바라보고 있었다. 여학생들은 또다시 바보를 보는 눈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
그 때, 마지막 한개를 남겨두고 있던 나미의 하반신이 미끄러져 몸이 다시 수영장에 빠졌다. 남학생들은 허파에서부터 나오는 안타까운 함성을 내질렀고, 나미는 물위로 코까지만 내놓고 부끄러워서 눈웃음쳤다.


" 에헤헤, 또 실패해버렸네. 역시 인어몸으로 사다리타기는 어려워... "


결국 오늘도 1개를 못넘었네, 아쉽게 중얼거린 나미는 폴짝 뛰어서 위로 올라와 출석부, 수건 등등이 놓인 의자로 다가갔다.
챔피언들이야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지만 일반 학생들은 궁금한 게 하나 있었다. 바로 나미 아래에 생겨나는 물들이다. 땅위에서 이동할 때 그녀는 항상 아래에 생겨나는 물 위를 미끄러져 헤엄치듯이 나아간다.
그런데 그 물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느냐? 하는 것이 학생들의 주된 질문사항이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챔피언은 경외의 대상과 동시에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기 때문에 물어보기가 어려웠다.


" 선생님----리그 때부터 궁금한 게 있었는데, 그 아래에 생겨나는 물은 대체 뭐에요~? "


그 때 당돌한 꼬마목소리가 수영장을 울렸다. 나미를 비롯한 모두가 그쪽을 보니 물기를 닦고 있는 룰루가 손을 들고 있었다.
나미는 룰루를 보고 시익 웃으면서 헤엄치듯이 지면을 미끄러져 그들한테로 갔다.


" 이건 별거 아니에요. 저희 종족에겐 마나를 물로 변환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거든요. 그 능력을 이용해 적당량의 물을 소환해서 바닥에 깔고 그 위를 미끄러져가는 거에요 "
" 아하, 그렇구나 "
" 혹시 그게 궁금해서 다른 학생들도 그동안 끙끙대는 얼굴을 했던거에요? "
" ...!! "


알고 있던건가? 학생들이 선뜻 답을 못하자 나미는 푸훗 웃더니 소리높여 깔깔 웃었다. 룰루도 마찬가지였다.
잠깐 웃은 나미는 눈물을 닦고 말했다.


" 여러분? 우리 챔피언은 여러분들을 해치는 존재가 아니에요. 다소 위험한 챔피언들도 있긴 하지만 적어도 이 학교에 있는 챔피언들은 여러분들의 적이 아니에요. 그러니 안심하고 말하고 싶거나 묻고 싶은게 있으면 언제든 물어보세요. 오히려 그걸 더 바라고 있을걸요? 애쉬라거나....알겠죠? "
" 네에~ "


/3


" 티모, 너 아까 수영수업시간에 나미선생님 몸만 뚫어지게 보더라? "
" 무슨소리야. 내가 언제 그랬다고 "
" 거짓말하지마! 내가 다 봤거든? "
" 아니야, 난 안봤어. 기분탓이야 "


교복으로 갈아입고 1학년 교실로 돌아온 학생들 중 트리스타나는 곧바로 티모를 쪼았다. 그녀가 있는데도 나미에게 정신팔렸던 티모한테 조금 화가 났던 것이다.
둘은 알게모르게 사귀고 있었다. 하지만 티모가 애정표현이 미숙하단 핑계로 스킨쉽같은 걸 전혀 하지 않아 트리스타나는 그것도 불만이었다. 거기다 자신은 전혀 따라갈 수 없는 몸매의 소유자인 나미까지 티모가 관심을 갖고 흘긋거렸으니 열불이 터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이른바 화풀이다.
키가 작아 의자에 앉을 수 없는 요들들을 위해 의자 옆에 설치된 사다리를 타고 의자로 올라간 티모는 털썩 주저앉으며 가방에 손을 넣어 물병을 꺼내 물을 마셨다.


" 푸하, 그래 봤다고 쳐. 나도 일단 남잔데 그런 데에 눈이 안갈리가 없잖아? 아니지, 보지 않는게 오히려 실례지 "
" 으읏....그, 그럼 나도 나미 선생님처럼 글래머하고 쭉쭉빵빵이 되면 나만 바라봐줄거야? "
" 뭔 소리를 하는거야, 넌. 요들족이 그렇게 풍성한....아니, 글래머하게 될리가 없잖아 "


현실을 반영한 돌직구를 날리는 티모의 말에 트리스타나는 충격을 받고 침울해져 자리로 돌아갔다. 그래봤자 그의 앞자리지만.
같은 반이었던 럼블은 둘이 말하는 걸 듣고 있다가 트리스타나가 가자마자 티모의 옆으로 날아와 그의 뒷통수를 몽키스페너로 딱하고 후렸다. 평소 타고다니던 트리스타는 하이머딩거의 창고에 주차(?)시켜뒀다.


" 아야, 아프잖아. 럼블. 교실에서 함부로 그런 거 휘두르지마 "
" 지금 그게 중요해? 너 어떻게 트리짱한테 그렇게 심한 말을 할 수가 있어! "
" 심한 말이 아니라 맞는 말인데, 뭐 "
" 그게 문제가 아니라! 트리짱은 너랑 사귀는 사이잖아! 그럼 좀 더 다정한 말이나 뭐 그런걸 해줘야지, 그렇게 솔직하게만 말하면 어떻게 해! "
" 어쩔수 없잖아. 내 성격이 원래 그런걸 어떻게 해 "


티모가 씨익 웃으면서 말하자 럼블은 조금 물러났다. 그는 요들족 중에서도 알아주는 암살 챔피언이었다.
웃는 얼굴로 독침을 쏴서 챔피언들을 죽이는 걸 숱하게 봐왔기 때문에 럼블은 약간 쫄아들었지만 그래도 말을 멈추진 않았다.


" 아무튼, 넌 트리짱한테 너무 차갑게 대해. 좀 더 상냥하게 대해주란 말야! "
" 알았어, 노력해볼게. 자리로 가봐 "
" 윽.... "


그 말을 끝으로 럼블은 돌아갔다. 럼블이 사라지자 티모는 시간표를 확인하면서 트리스타나의 뒷모습을 보았다.
다른 학생들과 떠들고 있었지만 옆모습은 조금 침울해보였다. 티모는 그걸 보다가 지갑을 챙기고 의자에서 뛰어내려 뒷문으로 교실을 나갔다.
트리스타나는 친구들과 말하는 척하면서 그걸 똑똑히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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