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팬픽/자작 챔프 공작소

전체보기

모바일 상단 메뉴

본문 페이지

[팬픽] 여왕의 정체성 수정판 115화

아이콘 콜오브페이트
조회: 548
2018-01-14 16:21:54


 엘리스와 마오카이, 카사딘이 자리를 옮긴 곳은 이름모를 숲. 리신의 수도원과도, 경제 특구에서도 멀리 떨어진 어느 공간이다. 나무가 빽빽하게 서있는 곳이지만 마오카이의 거구가 움직일 수는 있었고, 엘리스가 거미 인간임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런 환경을 이용해야만 싸움에서 조금이라도 득을 볼 수 있으니 적합한 선택이었다.

"카사딘, 네 몸상태는 어때? 그리고 네 검은?"
 카사딘은 오전엔 그림자 군도에서 썩은 아귀에게 조종당한 엘리스에의해 중상을 입었고, 오후엔 빌지워터에서 말자하와 일기토를 벌이면서 동종의 에너지인 공허에의해 그의 오른손목검이 휘어질 정도의 손상이 발생했다. 제아무리 챔피언 중에서도 최상위권의 힘을 지닌 카사딘이라해도 오늘같은 부상과 오늘같은 컨디션이면 평소보다 악조건으로 싸움에 임할 수 밖에 없다.

"흠... 검은 다시 곧게 장비할 수 있다. 문제는 두 번의 싸움으로 인한 부상이 얼마나 지장이 생길지 모르겠군."
 애매모호하지만 부정적인 대답이 엘리스의 마음을 무겁게 옥죄었다. 두 번의 싸움 중 하나는 자신과의 싸움이었으니, 어찌보면 팀킬을 한 셈이니까.

"내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엘리스. 오전의 그 싸움이 아니었으면 나는 너와 같이 있겠단 결심을 하지 않았을 터. 관건은 네가 이번 싸움과, 그동안의 여정을 통해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다."
"반공허세력으로 들어간다... 그게 지금으로선 최선일까..."

 엘리스가 깔끔히 정리되지못한 심정으로 중얼거리는 와중에 숲 주변에 한기가 감싸졌다. 그녀를 포함한 두 챔피언은 한기의 기원을 알고있었으며, 그 기원속에서 강렬한 움직임이 있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무덤지기 요릭,

 죽음을 노래하는 자 카서스,

 금속의 주인 모데카이저,

 지옥의 간수 쓰레쉬,

 그리고 전쟁의 전조 헤카림.


 엘리스와 같은 소속이지만 지금은 적이 된 그림자 군도 소속의 챔피언들이 모두 몰려왔다. 은근슬쩍 엘리스의 편을 들어준 이블린과 그녀에의해 움직임이 봉쇄된 채 그림자 군도에 갇혀있는 칼리스타를 뺀 그림자 군도의 전력이 셋 앞으로 몰려왔다는 사실.



 혼돈의 도가니에 빠진 아이오니아. 타국에서 현재 아이오니아의 사정을 들었다면 이곳으로 올 생각을 하지않는게 정상이다. 하지만 엘리스와 마오카이, 카사딘은 위험을 무릅쓰고 이곳으로 날아왔으며, 그들처럼 이곳에 온 존재는 셋뿐만이 아니었다.

 푸른색 로브를 뒤집어써 얼굴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음영과 시야를 가린 남자가 아이오니아의 경제 특구를 벗어나 한 숲으로 가고있었다. 좋은 먹잇감을 발견했다는듯이 여러 악령들과 혼령들, 유령들이 덮쳤지만 그들은 약하기 그지없어보이는 남자의 손짓 한번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어느덧 검은 안개가 가장 짙게 드리워진 숲에 다다르자, 남자는 수정구를 꺼내들어 그 안에 비춘 소환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레드필드. 여기는 아이오니아의 한 숲입니다. 그림자 군도의 일행들과 셋의 위치를 파악했습니다. 수정구를 몰래 띄워 저들의 모습과 대화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어?'

 엘리스는 저들의 진열에 황당함을 느꼈다. 분명 그림자 군도에서 가장 강력한 챔피언인 모데카이저가 가운데에 있지않고 헤카림이 선봉대장을 맡은듯 맨 앞에 서서 다가오고있었다. 그러기 때문에, 엘리스는 더욱더 긴장했다.

 그리고 두려웠다. 칭란 마을에서 느꼈던 생명의 위협을 받을 당시처럼.

"오랫만이군 엘리스. 널 데리러 왔다."

 헤카림이 아직까지는 검을 거둔채 말을 건넸다. 물론 데리러간다는 곳은 그림자 군도리라.

"싫다면? 더 이상 그림자 군도에 속하지 않을거라고 말한다면?"

"그건 여기까지와서 가장 듣고싶지않은 대답 중 하나겠지."

"알고있네. 그럼 내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너희들은 알기나..."
"이중으로 봉인한 기억과 '정신 기생'."
 예상치 못한 찌르기식 답변을 듣고 엘리스의 표정은 잠시 평정을 잃었다.

"...이겠지? 얼굴에 다 쓰여져있군. 조금은 감정표현이 풍부해졌군그래? 청문회 직후보다, 그리고 그동안보다."
"...어떻게 알고있는거지?"
"너를 찾으러 오려했던 존재가 우리밖에 없는건 아니다. 네가 섬기던 신, 그리고 앞으로도 섬겨야 하는 신이 너에 대한 모든걸 알려줬지. 그리고 그 외의 것도 주더군."
'외의 것...?'

 마오카이는 저들로부터 평소와는 다른 무언가가 저들의 기운과 결합해서 더욱 강해진 상태임을 짐작했다.

"행복한 삶은 아니었더군. 하지만 자운시에서 일어났던 일은 순전히 네 과실이 아니던가? 그 과실로인해 처벌을 받은건 당연한거고, 이를 받아들이지못해 그림자 군도를 뛰쳐나간 주제에 자신의 소속을 벗어나겠다는 어이없는 소리를 하다니. 말이 되는소린가?"

"..."

 반론할 수 있었음에도 엘리스는 한순간 말을 아꼈다. 이 침묵을 틈타서 헤카림의 뒤에 있는 요릭이 그녀를 설득했다.

"엘리스. 나는 해로윙을 일으키지도, 그 영향으로 수혜를 보는 존재도 아니다. 나의 임무는 그저 내 가문을 빛내기위해 묘지기로 일하는 것일뿐. 그림자 군도에 속하고, '그 기운'의 영향을 받는다고해서 모두 악한 존재인것만은 아니다. 네가 어떠한 사건으로 그림자 군도 소속을 저버리려하고, 새로운 삶을 살거라는 결심을 한지는 모르지만, 너의 행동에는 그림자 군도에 대한 사적인 감정으로 괜한 반발심을 일으킨 것에 불과하다. 앞으로 네가 어떠한 삶을 살지라도, 그것은 그림자 군도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여길 순 없다."

 아직까지도 엘리스는 말이 없었다.

"엘리스."
 마오카이는 조심스레 그녀를 불렀다. 어떠한 말을 한다해도 당장 닥쳐온 무력충돌을 피할 순 없다. 하지만 논리에 논리로 반격하지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공격을 한다면 그것은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든, 의미없는 싸움이 된다.

'보여줘라 엘리스. 그림자 군도에서, 녹서스에서, 필트오버에서, 아이오니아에서 겪었던 일들을 통해 성장한 네가 어떠한 마음과 생각을 가졌는지!'

"그렇구나. 나는 내 '과실'로 인한 벌을 받아들이지못하고 그림자 군도를 나갔었지."
"어이 엘리스! 설득당한거냐!"

 카사딘은 은연중에 담긴 공격성을 넣은 채 엘리스를 향해 소리쳤다. 만약 그녀가 저들에게 설득당했다고하면 그는 일어나지않은 싸움을 강제로 일으켜서라도 수 천명을 잡아먹은 그녀의 죄를 자신의 정의와 기분에 맞춰 응당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때문에 이 여정이 시작되었고, 이로인해 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왔어."


 검은 장미단의 일원인 블라디미르의 명으로 자신을 죽이려 한 마을을 종일 뛰어다녔던 녹서스의 주민들.

 혼란에 가득찼던 표정만으로 도망을 도와줬던 집주인.

 사실 그의 정체는 르블랑이었지만 그녀를 도와준 이유는 집주인의 모습으로 활동했을 때와 다르지 않았다.

 그림자 군도의 기운을 다시 받아들였음에도 싸움에서 졌지만, 자신이 생각했던 악인의 교화가 논리적으로 모순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용병에서부터 동료까지 계속 곁에 있어준 마오카이.

 누구보다도 도덕적 신념이 강했음에도 사적인 감정을 배제한 채 자신에게 기회를 줬던 리신.

 자신이 저지른 죄를 뼈저리게 느끼게 했던 칭란 마을의 주민들.

 이유는 모르지만 이중으로 잠겨졌던 봉인을 푸는데 크게 도움을 준 카르마.


 그리고, 그동안 전혀 관계가 없었고, 선역의 포지션에서 순수한 증오를 가진 채 자신을 끊임없이 질타해왔음에도, 끝내는 자신을 이해해준 카사딘.


"하지만 그 사람들이 있기에, 나는 과거의 내가 그른 행위를 해왔음을 깨달았어. 내 생애 가장 중요했던 4달간의 여정을 통해서, 나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삶을 살겠어!"
 도덕적 성찰을 토대로 엘리스는 짧지만 굵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다. 마오카이는 안심했고, 카사딘은 만일을 대비해 몰래 겨눴던 검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순진하기 그지없어보이는 거미 여왕의 억지에 진심으로 이해할 수 없었던 헤카림은 설득하는 말투를 버렸다.

"아직도 모르는거냐 엘리스. 네가 그림자 군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결정적 이유를!"
'이유?!'

"우리들을 리그에 입문시킨 존재를 모르고 있는건 아니겠지?"

 그 존재는 당연히 소환사였다.

"이 세상의 창조주이자 리그의 창설자인 그들이 과연 그림자 군도의 악행을 모르거나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나? 아니, 그들은 모든 걸 알고있다. 그런 그들이 네 녀석의 과거나 썩은 아귀의 어두운 일면을 모르는게 더 이상할 뿐! 그 모든걸 알고있는 그들이 너를 그림자 군도에 소속시키고, 거미 여왕으로서 살아가게 했다는건 다름이 아닌 좋든싫든간에 그런 삶을 살라고 정해놓은거다! 심지어 나도! 쓰레쉬도! 모데카이저도! 아무리 날고 뛰는 존재라해도 우리의 행동을 머리 위에서 지켜보고있는 초월적 존재에의해 우리는 정해진 레일만을 따라야만 한다. 그게 바로 '챔피언'이다! 힘으로 인해 자유를 억압받고 자그마한 리그 하나에 모든걸 걸고 싸우는 존재! 너의 여정은 우리뿐만 아니라 창조주인 그들의 의도밖의 행동일 뿐, 2개월 뒤의 결과에 대해 두렵지도 않은거냐!!!"

 헤카림의 연설에 엘리스와 마오카이와 카사딘은 할 말을 잃은 채 가만히 서있었다. 이 셋중에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사람은 뭐니뭐니해도 이 여정의 주체이자 주인공인 엘리스겠지만.



"썩은 아귀에게서 잔혹한 사실을 얻어냈군그래 헤카림?"
 엘리스는 떨지도않고, 오히려 힘이 들어간 목소리로 반문했다.

"분명 우리는 소환사란 존재에 의해 묶여사는 존재일지도 몰라. 하지만 지난 4개월동안 수없이 구르고 상처받았음에도, 무언가를 위해 열심히 살았던 삶이 훨씬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그것이 그림자 군도의 소속을 버린다는 결정을 내린다해도. 설령 2개월 뒤에 소환사에게 이에 대한 처벌을 받는다해도, 나는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위해 너희들을 상대하겠어. 소환사의 명분을 대는것도 결국은 내 독단적인 행동을 막을만한 충분한 이유는 못 돼."

 헤카림은 할 말을 잃은 채 서있다가 잠시 후에 엘리스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설득력 떨어지는 발언 듣느라 참 힘들었군. 역시, 이런 강경책을 쓸 수밖에 없나."
 그 손에선 검은 안개와 비슷하면서도 훨씬 더 강력한 기운이 형성되었다. 넘쳐흐르는듯한 기운은 엘리스의 전신을 덮쳤으나, 그녀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소용없을거다 헤카림. 이미 엘리스는 그림자 군도의 기운을 갖고 있어."

 마오카이가 헤카림의 작전을 무용지물이라고 말하면서 싸울 테세를 갖추었다.

"정말? 내가 그림자 군도의 기운을 갖고있다고?"
 정작 당사자인 엘리스는 자신의 몸을 덮친 기운의 조용한 반응에 대해 이유를 몰랐지만.

"칼리스타에게 선공당해서 한쪽 팔에 지장이 생겼음에도 너는 자신의 기대 이상의 마력으로 고치를 발사했다. 그리고 빌지워터에서 네 복장을 아무런 지장없이 원상태로 만들어놨지. 오전에 썩은 아귀의 조종으로부터 벗어난것도, 숨겨진 네 자의식이 몸속에 있던 썩은 아귀의 일부분마저 자기것으로 소화해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안심해라 엘리스. 저들이 널 이길 방법은 이제 싸움밖에 없으니까."

 카사딘이 마오카이의 말을 이어받아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엘리스는 자신의 눈을 만지작거렸다. 그렇다고 자신의 눈을 볼 수는 없지만 이미 빨간색으로 변한지는 오래되었으리라.

"그림자 군도의 기운을 수용했다고...?"
<계속>


<글쓴이의 말>


오랫만에 업로드하네요. 사실 신경을 엄청 쓴 편이지만 지웠다쓰기를 반복하고, 딸리는 말빨을 충당할 수 없어서 결국은 찝찝하게 올립니다...

Lv73 콜오브페이트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지금 뜨는 인벤

더보기+

모바일 게시판 리스트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글쓰기

모바일 게시판 페이징

최근 HOT한 콘텐츠

  • LoL
  • 게임
  • IT
  • 유머
  •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