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n' 장경환이 SK T1을 떠난다.
물론 SKT팬은 아니지만 LCK팬으로서 아쉬운 결과다.
2014년의 몰락은 언급하기 뭣하지만
(그때는 삼성이 무적포스였으므로 ;;)
어쩄든 과거의 망령이 살아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Easyhoon' 이지훈의 이적도 아쉬운 점이겠지만 SKT입장에서는 마린의 공백이 더 아쉬울 법 하다.
팀의 주축이면서 쌍끌이 캐리, 또는 전라인 캐리의 선봉장에 섰던 것이 바로 탑솔 마린이었기 떄문이다.
물론 SKT수준의 팀에 오고 싶어하는 선수는 많을 것이고
한국은 탑솔의 나라이므로 좋은 탑솔은 많이 있다.
문제는 그들이 '마린 클라스'냐는 것이다.
아마 SKT의 탑솔고민은 만만찮을 것 같다.
이 정도는 누구나 생각 해볼 만 한 것이니까 그렇다 치고.
진짜 문제는 마린이다.
마린은 과연 어떤 팀에 가게 될까? 그 실력을 갖고 갈만한 곳은 어디든지 있다.
국내 팀에서도 군침을 흘리겠지만 분명 꽤 괜찮은 제안이었을 SKT의 재계약을 거절하고 떠난 마당이니
LCK에서 마린을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도대체 마린은 어떤 팀으로 가려는 걸까.
SKT경기를 보면서 마린의 플레이를 보면 드는 느낌은, 마린에게는 페이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린은 강력한 캐리탑솔이면서도 평타기반 챔프보다는 누킹과 브루저챔프를 즐긴다.
이 성향은 이번 시즌 막판의 탑솔에서 대단히 잘 나타난 경향이다.
특히 롤드컵에서 보여준 레넥톤과 럼블, 피오라는 무지막지한 캐리력을 보여줬다.
문제는 이런 캐리성향은 탑이 정글이나 서폿에 의해 파이기 시작하면 답이 안나온다는 것이다.
마린이 든든한 스타일을 못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리고 정글의 갱킹이나 서폿의 로밍에 의해 자주 죽는다는 의미도 아니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다.
프로가 자신의 최고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그건 못하는 거다.
마린이 자신의 최고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일단 cs수급을 통해 판돈을 늘려놓고
그걸 단박에 싹쓸이 해야 한다.
즉, 맞라인을 서서 일단 일정수준 커놔야한다.
딜이 있어야 쓸어담을 것 아닌가?
이번 시즌, SKT S 시절과 달리 탑에서 엄청난 캐리력을 보여준데에는 주로 맞라인으로 이뤄진 라인전이 큰 몫을 했다.
문제는 맞라인을 섰을 떄, 도대체 정글이 갱을 어디로 가느냐의 문제다.
일반적으로 프로리그에서 탑갱킹은 잘 나오지 않는 반면, 미드갱킹이나 봇갱킹은 자주 일어난다.
당연한 것이 탑갱킹은 용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즉 기회비용이 너무크다.
그래서 탑은 조용히 클 수 있고, 결과적으로 이런 메타는 마린에게 뾰족한 흉기를 갖도록 만들어줬다.
그리고 그 조용한 탑라인의 핵심에 페이커라는 슈퍼어그로가 있다.
미드의 슈퍼어그로 페이커가 SKT에 있기 때문에 탑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경우가 많았다.
이런 경향은 롤드컵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이건 외국 팀들이 페이커라는 이름값에 상대적으로 더 짓눌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1:1의 맞대결에서 마린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위력을 선보였고,
탑은 마린의 라인이 될 수 있었다.
문제는 이적한 마린이, 페이커 정도의 어그로꾼을 만날 수 있냐는 것이다.
물론 중국리그의 EDG같은 팀으로 간다면 미드(폰)과 봇(데프트)가 모두 슈퍼캐리기 때문에
마린의 장점이 발휘 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용병쿼터 때문에 이 이적은 불가능 할 것이다).
그럼에도 '만약' 페이커정도의 어그로가 안되는 미드라이너가 있는 팀으로 이적하게 된다면,
그리고 마린의 약점(이랄까 당연한 숙명이랄까)을 알게 된다면
아마 정글의 어그로는 탑으로 쏠리게 될 것이고 극단적으로는 라인스왑까지 등장할 수 도 있다.
(협곡의 정령이라는 강력한 어그로가 등장했으므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이번 시즌 유일하게 SKT를 완파한 CJ는 분명히 탑의 우위를 가져갔었고 이 우위는 곧 승리로 연결되었었다.
플레이오프 1 2세트(3 4 5세트는 뱅기의 흑염룡이 ;; 3연렉 ㅋ)는 그 경과를 극명하게 보여준 샤이의 탑캐리였다.
또 SK의 연승을 끊어낸 CJ의 롤챔 승리도 탑의 문도를 말리면서 시작된 우위로 출발했었다.
일반적으로 SK가 지는 경기는 탑이 무기력해지는 게임이었는데,
미드의 페이커가 사라지고, 또는 '더 정글'이 사라진 탑솔환경에서 과연 마린이 캐리각이 나올지 궁금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SK팬은 아니지만 마린은 참 좋아했다.
물론 실력차이는 '현격(엄격, 진지)'하지만 필자와 플레이 스타일도 비슷하고
개인적으로도 마린의 플레이를 많이 배우는 편이다.
그리고 이 부족한 실력으로 알게 된 것은, 참담하게도
'미드 정글이 1인분 못하면 정말 답이 존나게 없다'
는 것이다.
그렇다.
마린 스타일의 탑솔은 미드정글이 어그로를 잘 끌어주지 못하면,
그래서 탑에 온갖 어그로가 쏟아지게 된다면(왜냐하면 일단 탑의 1:1은 이기니까!),
그냥 탑은 챔프와 아이템 멘탈이 몽땅 다 터져나가는 것이다.
예전 임팩트나 샤이, 썸데이같은 탑솔들은 그런걸 견뎌내면서 극복하는데 특출난 모습을 보여줬다.
듀크와 레오파드같은 탑솔들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이런 이들은 언제나 1인분, 또는 1.5인분을 한다.
그러나 마린은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게임을 즐긴다. 즉 2인분의 탑솔이다.
이건 양날의 검이어서 자기 멘탈이 먼저 터져나가느냐, 상대 멘탈이 먼저 터져나가느냐의 싸움이다.
그리고 그런 스타일이 페이커를 잃었을 때,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지 심히 우려스럽다.
과거 CJ 블레이드의 플레임이 기장님 소리를 듣던 시절을 돌이켜보면,
미드의 엠비션은 언제나 퍼블과 관련된다 해서 퍼블션이라는 별명으로 불렸었다.
그 당시의 기장님과 퍼블션이 가능했던 것은 정글루트 자체가 탑에 치중된 루트였고
따라서 탑갱킹은 언제나 역갱의 위험을 수반했으며
그래서 상대적으로 미드는 갱킹의 위험도가 높았다는 점 때문이다.
이건 실력 이전의 메타문제이고 마린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마린은 어느 팀을 가던,
자신의 최고의 효율을 보여줄 수 있을까?
다시 SK시절 수준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개인적인 팬의 입장으로 대단히 기대되면서 걱정이 앞서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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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비공감도 많고, SK지적받은 부분도 있고.
내용이 뻘이니 똥이니 하는 소리도 많고.
또는 SKT가 진게 탑에서 져서가 아니라는둥, CJ충 아니냐는둥.
귀찮기도 하고 저녁약속도 있고 해서 그냥
수정 귀찮 패스 이렇게 쓰긴 했습니다만
뭐 기본적으로는 한번 쓰고 올린 글은 함부로 수정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기본적으로 제 잘못이라는거 인정할 뿐입니다.
잘못은 잘못이고.
함부로 수정하면 그 지적하는 댓글 단 분들은 다 뭐됩니까ㅋ
지적은 지적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안그러면 되는거죠.
그리고 경기내용에 대해서 태클거는 분들이 있는데.
일단 플레이오프 1 2 세트가 탑캐리였다는건 인정 하실거라고 믿습니다.
롤챔 리그에서 SKT가 졌던 경기, 그건 2세트 쉔캐리라는건 충분히 아시리라 믿고.
(마린 나르가 못했다는건 아닙니다)
3세트 문도vs라이즈의 구도는 솔직히 논란거리가 될만 하긴합니다.
하지만 라이즈의 지상목표가 일단 클때까지 덜죽고 잘크자! 라는점.
중후반 이후 서로 잘컸을 때 라이즈의 활약이 문도의 배 이상이었다는 점.
문도가 말린게 단지 CJ가 잘했다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어디까지나 탑솔간의 대결에서 마린이 밀렸다는 점
(스펠이나 템문제는 마린 본인이 선택한 것이므로 책임도 져야함)
을 돌이켜본다면 샤이가 한수 앞었다고 밖에 말 할 수 없습니다.
((물론 그 경기 하나로 샤이가 마린보다 잘한다구! 라고 주장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제가 이 글에서 분명하게 말하고 싶었던 점을 난독여러분께서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서 요약하자면
1. 마린은 분명 잘하고, 잘해왔다. SKT와 마린의 조합도 환상적이었다.
2. 이제 그 둘이 헤어지는데 SKT도 타격이지만 마린 입장에서도 미래가 불투명하다
3. (그 이유를 설명하자면) 그가 탑캐리를 하기 위해서 끌어줘야 하는 어그로를 페이커가 잘 끌어줬다.
4. 이제 그가 팀을 떠나면 그런 미드라이너를 만날 수 있을 지 의심된다.
요렇게 정리가 되겠네요.
아차, 그리고 오지랖이 어쩌네 알지도 못하면서 씨부리네 뭐 이런 댓글도 보이는데
그럴꺼면 이 게시판이 왜 있습니까? 나 원, 씨부려보자 만들어놓은 게시판에 씨부려봤더니 가관이구만요.
왜 이따위 똥글올라올바에는 한 20랩위로만 글쓰게 만들라고 관리자한테 말해보시죠?
그리고 문체가 어쩌니, 말투가 어쩌니. 하참내원.
본인의 일기장부터 먼저 검사하시길. 오글 어쩌구 하기전에 본인은 과연 글을 잘쓰는지 먼저 체크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러니까 글쓴이가 말하고 싶은 내용도 제대로 파악못한 채 지엽적인 내용갖고 꼬투리잡는 난독여러분께서는
친절하게도 잘 요약해둔 위의 네줄을 읽고 이해하시길 바라옵니다.
그럼 이만 평안한 협곡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