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롤 내에서 가장 큰 문제는 트롤링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트롤링 제재에 대해서 라이엇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면 아직까지 제재가 안 이루어지는 것이 어불성설이다.
귀찮으면 굵은 글씨만 읽으면 된다.
1. 완벽한 제재라는 건 없다.
완벽함이라는 건, '민감도'와 '특이도'라는 개념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민감도 : 트롤링 한 사람을 트롤링했다고 판단하는 것.
특이도 : 트롤링 하지 않은 사람을 트롤링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것.
그리고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을수록 완벽한 제재에 가까워진다.
그런데 여기서 모든 '기준점'의 문제가 생긴다.
민감도를 높이기 위해서, 즉 트롤러가 트롤링 안했다고 빠져나갈 구멍을 없애려면,
필연적으로 '트롤링'의 기준을 다양하고 깐깐하게 잡아야 하는데,
그러면 당연하게 트롤링하지 않았지만 그 깐깐한 기준에 걸려서 트롤러 제재를 받는 사람도 늘어난다는 것.
즉, 특이도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반대로, 선량한 피해자를 없애기 위해(특이도를 높이기 위해) 기준을 낮게 잡으면,
트롤링하는 사람들이 빠져나갈 구멍이 많아진다(민감도가 낮아진다).
정리하자면, 민감도를 높이면 특이도가 낮아지고, 특이도를 높이면 민감도가 낮아진다는 것.
따라서, 민감도와 특이도가 둘 다 높은 완벽한 기준점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일반적으로 기준점은 어느 정도의
a. 트롤링을 하지만 걸리지 않는 사람도 존재하고
b. 트롤링을 하지 않았지만 걸리는 사람도 존재하는
선에서 잡히게 된다.
다만, 라이엇이 어떤 관점에서 접근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
a. 무고한 피해자가 많아지더라도 트롤러 모조리 족쳐버리겠다 -> 엄격한 기준점
b. 트롤러를 조금 덜 족치더라도 무고한 피해자가 적게 나와야 한다 -> 낮은 기준점
여기서, 일반적인 게임사라면 당연히 2번의 관점으로 접근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쟤가 트롤링 했지만 제재 안 받았어요'보다
'난 왜 트롤링 하지도 않았는데 제재 받았냐?'의 불만이 훨씬 큰 것이 당연하기 때문.
1번을 정리하자면, 완벽한 트롤 제재란 불가능하며,
일반적 게임사의 입장상,
민감도는 낮지만 특이도는 높은(트롤러가 빠져나갈 구멍은 많지만 무고한 피해자는 적게 생기는)
낮은 기준점을 가진 제재 방안을 마련하는 방향을 추구하게 된다는 것.
2. 트롤링의 객관화가 불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이 얘기한다.
'어떠어떠한 행위를 했을 때 트롤링이라고 규정할 수가 없기에 제재가 어렵다.'
즉, 트롤링을 객관화, 명문화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3뎃한 노스펠 티모가 3킬한 다리우스한테 평짤을 넣으러 들어가는 것은 브론즈에서는 트롤링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데 과연 그게 불가능할까?
롤은 게임마다 무수한 수치들이 측정되어 결과로 나타난다.
이 중 게임에 큰 영향을 주는 수치들을 뽑으라면 나는 아래 4가지를 꼽을 것이다.
적 챔피언에게 가한 데미지, kda, 군중 제어 점수, 오브젝트 점수
실제로 이 4가지를 다 일정 수준 이상 챙기면서 트롤링을 하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지표들로 평가한다면 어떨까.
지표를 정했다면, 이제는 고등학교 때 배운 지식을 다시 꺼내보자.
'95%의 신뢰도로~' 이 표현이 기억나는가?
이 말을 쉽게 풀어 표현하면 이것이다.
전체 수치들 중에 하위 2.5%, 상위 2.5%는 정상이라고 보기 어려우니 배제하겠다.
이 개념을 트롤링에 적용하면 이렇게 된다.
'저 지표들을 통계화했을 때, 하위 5%에 해당하는 사람은 정상이라고 보기 어려우니 트롤링으로 판정하겠다.'
(상위 2.5%는 여기서는 좋은 거니까 하위 2.5%, 상위 2.5%로 나누지 않고 하위 5%로 선정)
물론, 이 지표들은 티어별로, 챔피언별, 게임 구간별로 다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롤은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하는 게임이기에,
티어별로, 챔피언별, 게임 구간별로 나눈다고 해도 충분한 수의 표본을 얻을 수 있다.
어떤 통계치가 최소한의 신뢰성을 가지기 위해 필요한 표본의 수는 보통 최소 30개, 흔히 100개 이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다이아 티어만 해도 한달 동안 게임 기록을 모으면
가장 적게 플레이된 챔피언인 아무무가 553건이나 된다.(2018.5.4 기준)
즉, 아무리 넉넉잡고 모아도 2-3달만 모으면 브론즈 V부터 다이아 I까지 총 25개의 티어에 대해,
모든 챔피언별로, 10분 단위별로 유의미한 통계치를 얻을 수 있다는 것.
(마챌은 통계화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별도의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다만, 단순히 못한다는 이유로 트롤링 제재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하나의 개념을 추가 도입하고자 한다.
이는 '최악을 생각하면 최악의 결과가 나온다'(출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저)
의 개념으로, 여러가지 정책을 정할 때에는 인간의 기본적인 선함을 믿어야 된다는 것이다.
이를 트롤링 규제에 도입하자면,
'단순히 못한 사람을 트롤링했다고 리폿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신뢰 위에
'트롤링 리폿을 당한 사람은 트롤링을 했을 확률이 높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그 대상을 검열하는 것이다.
2번을 정리하면 트롤링 제재는 아주 간단하게 정리된다.
'어떤 유저에 대해 트롤링 리폿이 들어왔을 때,
그 유저의 4가지 지표(적 챔피언에게 가한 데미지, kda, 군중 제어 점수, 오브젝트 점수) 중 2가지 이상이
티어, 챔피언, 게임 구간대에 따른 통계 자료에서 하위 5% 안에 든다면 트롤링으로 규정한다'
여기에 1번의 개념을 도입하게 된다면,
4가지 지표 중 1가지, 2가지, 3가지, 4가지
하위 5%, 3%, 1% 등으로 유동적으로 기준을 잡아 시행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제재도 여전히 선량한 피해자는 나올 것이고, 또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트롤러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완벽한 트롤 제재라는 건 불가능하다.
그냥, 많은 수의 트롤러가 잡히고, 선량한 피해자가 적당히 적게 나오는 규제라면,
없는 것보단 낫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