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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아트] 단편) 진정한 악은 무엇이고, 진정한 선이란 무엇인가.

Whatkim
조회: 1441
2022-01-29 19:20:08


이 어리석고도 안쓰러운,  존재들이여.

그래, 묻자, 진정한 악과 진정한 선은 무엇인가, 너희들은 스스로를 선이라 생각 하는가? 선을 향해 달려 간다 생각 하는가. 그래, 묻자, 너희들은 무슨 색인가. 너희의 손에 묻어난 그 새빨간 핏방울들은 무엇인가? 그것이 새하얗게 빛나는 성스러운 물의 눈동자라고 생각 하는 것은 아니겠지.

너희들이 무너트리고, 너희들이 괴멸시킨 나의 동족들의 피는 무슨 색인가.

너와 똑같은 붉은 색인 아이들도 있었다. 너희와 같이 숨을 쉬고 웃고, 슬픔을 느끼는 아이들도 있었다. 허나 너희들은 모두 우리를 악이라 이야기 하였다. 하지만 뭐든 좋다, 뭐든 떠들어라. 우리는 진군한다. 숨겨진 진실을 가슴에 그득 안고 우리는 진군한다. 적어도 우리는  너희를 학살하고, 너희를 불태우고, 너희에게 고통을 선사 할 지라도 우리는 위선을 입에 담지 않는다. 욕망과 절망을 망토처럼 두르고 우리는 앞으로 나아간다.  신께서 금하신 내뱉을 수 없는 그 '진실'을 입 안으로 굳게 다물어 보지만 참을 수 없어 깨물어 끊어져버린 혀에서 피가 토사물처럼  울컥 튀어 치밀어 오른다.  괴로움에 열 손톱 끝으로 찢어버린 입술 밖으로 핏방울을 뿌리며 우리는 '단 한 번의 삶'을 위해 나아간다.

몇 번이고 시작되는 삶, 몇 번이고 너희가 원하는 결말로 치닫도록 수정되는 궤도. 우리는 지쳤다. 이것은 삶이 아니다. 이것은, 이것은, 그저 고장 나고 끈이 끊어진 퍼펫 인형과 뭐가 다른 가. 그러니 우리는 진군한다. 이 삶을 한 번으로 끝내기 위해 내 동료의 눈알이 데구르르 굴러 내 발 밑에 떨어지더라도 그것을 밟고 짓이기며 우리는 나아간다. 너희가 원하는데로 다시금 삶을 내어주지 않겠다. 이 번으로 끝낼 수 있도록. 무한 궤도의 무한 수정의 삶. 우리는 그저 단 한 번의 삶을 원하는 필멸자.  어리석고도 가련한 우리는 악.

어느 날의 일상이 데자부처럼 흘러가진 않던가, 어느 날 내가 내뱉은 말이 두 번, 세 번 중첩된 것 처럼 몇 번이고 해본 적 있다 생각 들지 않는가? 처음 내뱉어 보는 그 모든 것들이,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이 몇 번이고 시행된 것 처럼. 고급 버터처럼 매끄럽고 향기롭게, 아주 매혹적이게. 그 모든 것들이 처음이란 생각이 들지 않을 때가 있지 않은가? 자연스럽게 저 아이는 저주받은 아이다, 그래야만해. 저 아이는 해냈어야만 했어. 하지 못 했으니 배척 받아야만 해. 왜? 어째서? 너의 아이가, 너의 주변의 아이들이 그랬다면 너는 과연... 그렇게 두도록 놔뒀을까.

오, 이 사랑스럽고도 소름 끼치는 우리를 악이라 부르는  존재들이여. 모든 것을 단 한 번의 의구심 없이 받아 들이고 몇 번이나 아니면 몇 천번이나, 아니 셀 수 없는 수정되는 궤도 속에 살아가는 이들이여. 누가 과연 진짜 악이고 누가 진짜 선일까? 그러니 달려가자, 끝을 향해 달려가자. 이번에야 말로 결코, 우리는, 마지막의 삶을 살 것이다. 내 운명을 내 손으로 끊어 낼 수 있도록 포기 하지 않을 것이다. 이 사랑스럽고도 소름 끼치는 존재들아. 가자꾸나, 찬미하거라.  우리의 행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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