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오베 때부터 인파를 시작해 직각 패치 이후로 쭉 충단 외길 인생을 걸어온 유저입니다.
현재 1700레밸대로 육성 중이며 올유각 + 10작까지 맞춰줄 정도로 인파이터라는 캐릭, 로스트아크라는 게임에 대해 애정이 높은 상황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충격 단련이라는 각인의 정체성에 대한 회의감이 드는 요즘 충단이 시즌3에 들어서 약해진 이유와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1. 충격 단련 각인의 정체성과 파워
사실 여느 캐릭이 그러하듯 충단인파도 생각보다 많은 구조적 변화가 있었던 만큼 시즌2 초기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되짚어보며 생각해보겠습니다.
(1) 시즌2 초기~아브
운영형 자버프 딜러입니다. 자버프야 공증 3초 족쇄니 그러려니 하더라도 운영형이라는 단어에 의아함을 느끼실 수 있을텐데, 그때는 현재 전투자원 무제한이라는 아덴 없이 한정된 기력과 충격 수급량에 따라 나름의 사이클도 있었어서 운영 요소가 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느릿한 특화캐릭이지만 피지컬보다는 뇌지컬이 중요한 캐릭터였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체급은 워로드 배마 받을시, 잘굴린 일격스커 바로 밑 급이고 그 외는 전부 다 닦을 수 있었습니다.
티어 : 엑조디아 갖추면 1티어, 없으면 2.5티어
난이도 : 중상
(2) 아브 후반부~아덴 패치 전
지딜과 폭딜의 그 어딘가 무지성 캐릭. 어찌 보면 이 시점 쯤부터 충격단련이라는 각인의 아이덴티티 자체가 불명확해진 것 같습니다. 전진 공증을 박고 스킬을 쓴다는 단순하지만 불쾌한 족쇄가 드디어 사라진 시점이고, 한편으로는 족쇄가 사라지며 저고점의 차이가 줄어들고 그만큼 고점의 근거도 많이 없어진 상태입니다. 밸패 초기에는 나름 1티어급 딜러였으나 바로 딜 너프를 받으며 2티어 대로 내려갔었습니다. 그럼에도 완벽한 운영만 해낸다면 충분히 1티어급 딜러를 닦을만한 포텐이었습니다.
티어 : 엑조디아 갖추면 1.5티어, 없으면 2.5티어
난이도 : 중
(3) 아덴 패치 이후~아크패시브 전
딜몰형 지딜러. 아덴을 켠 이후의 딜 비중이 70%에 육박하지만 그 아덴을 쌓는 과정까지 딜을 멈추면 결국 전체 사이클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완전 폭딜형처럼 패턴에 맞춰 아덴 운영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갈체포가 세던 시절에도 오히려 딜 고점은 충단이 더 높다고 생각했고 고점은 충단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았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부족한 치적 때문에 워로드 배마를 갖췄을 때와 아닐 때의 딜 차이가 컸습니다. 전체적인 캐릭터의 운영 난이도는 여기서 한템포 더 낮아집니다.
티어 : 엑조디아 갖추면 1티어, 없으면 2티어
난이도 : 중하
(4) 시즌3 아크패시브 이후
공이속 없는 존나 느린 잔재. 지속형 짤딜러. 일방타격으로 인한 저점 보완, 가속화 노드로 인한 사이클 소화 난이도 감소, 그저 저점 위주로 초점이 맞춰진 역대급 초보자용 캐릭터로 변질됐습니다. 롤로 치면 가렌을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속이 느리고 이동기가 없긴 하지만 고점을 뽑는 난이도가 없습니다. 그만큼 딜또한 낮으며 이 시점부터 ‘고점은 충단’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이 불가능합니다.
티어 : 3티어
난이도 : 하
-> 결론을 내면 충단 인파는 유연한 사이클 운영을 기반으로 파티원 시너지와 함께 유의미한 딜 포텐을 뽑아낼 수 있는 고점 전용 캐릭에서, 몰개성한 초보자용 로스트아크계의 가렌으로 변모했습니다. 난이도는 계속해서 내려갔고, 그에 비례해 딜포텐 역시 내려갔습니다.
2. 충단은 왜 약한가? 충단의 미래
난이도가 낮아졌으니까 약해져도 된다라는 원론적이고 무의미한 이야기 말고, 아크패시브의 충단은 도대체 왜 이렇게 약한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1) 가속화 노드의 한계
직각 갈라치기를 하려는 의도 전혀 없으나 이해를 돕기 위해 체술과의 비교를 통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체술의 경우 대지가르기 3렙의 딜지분이 최소 20% 이상이 됩니다. 메인노드의 딜증가율을 계산하면 25%~30%라는 수치가 나옵니다.
충단의 메인노드인 가속화를 볼까요? 일단 하나 확실히 짚고 넘어갈 거는 투지 수급 증가는 고점 기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충단 유저분들께서 아덴이 돌아왔음에도 풍파쿨을 기다리는 불쾌한 경험을 느끼고 계실 겁니다. 가속화로 쿨감이 됨에도 말이죠.
각설하고 딜증 수치부터 환산해보겠습니다. 충격스킬 적주피 10%, 아덴시 3초 쿨감.
적주피 10%는 액면가 그대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고, 3초 쿨감의 이론적 딜증가율을 생각해보면 풍파 싸이클이 약 19.2초에서 16.2초로 줄어들게 되는 만큼 약 15~18%의 딜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상황이긴 하나 정말 허수대로만 굴릴 수 있다면 충단의 메인노드 딜증률은 약 26.5% 내외가 됩니다. 네 그렇습니다, 실제 메인노드의 딜증률은 체술과 유사한 수치가 됩니다. 타 직각과 비교했을 때도 그렇게 낮은 수치는 아니구요. 이 지점에서 느끼셔야 할텐데 충단에 더이상 미래는 없습니다.
설계상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멸 직업들이 스킬강화와 같은 딜몰에 최적화된 메인노드를 가져간다면 충단은 실전성이 매우 떨어지는 이론상 가능한 딜증의 수치를 기반으로 설계됐습니다. 이는 후술할 충단의 ‘실전성’이라는 장점을 완전히 깎아 먹는 설계이며 일방타격 저점 보완 노드와 결합돼 어두운 미래를 담보할 뿐입니다.
(2) 진화탭 고밸류 노드 선택 불가
많은 사멸들이 일격 노드로 인해 뭉가 채용이 가능합니다. 아시다시피 충단은 뭉가를 쓰기엔 애매한 치적으로 울며 겨자먹기로 입타를 쓰고 있습니다.
타 직업들이 여유 스탯을 딜증으로 치환이 가능하다면 충단은 어떤 조합 어느 상황에도 변수 없이 한돌 입타라는 그냥그냥 무난한 선택지밖에 답이 없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직각 갈라치기 할 의도 없고 체술을 예로 들면 뭉가 트리를 통해 영수증과 실전성이 얼마나 올라가셨는지는 다들 동의하실거라 생각합니다. 극신으로 쉴새없이 쳐야하는 것과 한방한방의 밸류가 높아지는 것 둘 중에 어느 것이 고점 뽑기 쉽냐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충단은 스탯 여유를 고밸류 노드로 바꿀 수 있는 방법도 없으며, 애매한 치명과 특화 효율을 가져가게 됩니다.
(3) 짧아진 폭탄 목걸이
사실 이 얘기 하려고 장황하게 글을 쓴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먼저 전제하고 들어가야 할 것이, 현재의 충단은 잔재와 굉장히 유사한 흐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킬을 때려서 아덴을 쌓고 아덴을 사용함으로써 다음 사이클을 가져가는, 그 과정이 몇초간 몇번의 스킬 적중과 같은 일련의 과정으로 돼있고 그 과정에서 벗어날 시 직접적인 딜 누수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기존의 충단은 19초 대라는 풍파 사이클에 맞춰서 그 안에 진용출, 심판, 초신, 죽선을 적절하게 적중시키고 일망 로또를 몇회 이상 맞춘다면 깔끔하게 사이클이 굴러갔습니다.
다만 실제로 저 스킬들이 맞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보스의 패턴 꼬임, 약간의 스킬 미스같은 것들의 여유시간이 어느 정도 있는 편이었고 그렇기에 실전에서도 허수와 같은 딜을 뽑아내는 데 어느정도 용이함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충단은 이런 폭탄 목걸이가 가속화 노드로 인해 3초 정도 앞당겨진 상황이며, 여전히 스킬의 느릿한 공속은 동일한데(아덴 안키면) 보스 패턴 등 환경 변수 리스크는 더 커졌으며 이에 더해 일망 초기화가 안 됐을 시에 리스크 또한 가중됐습니다.
결국 이 지점에서 가속화 노드의 딜증값이 이론상 수치에 불과하게 되는 것입니다.
3. 그렇다면 충단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먼저 금손호소부터 하고 들어가겠습니다. 최소 아크패시브 이전까지 모든 레이드 공팟, 고정팟, 길팟 할 것 없이 동스펙 밑잔은 95%의 확률로 항상 저였습니다.
아크패시브 이후에는 현재 스펙빨로 공팟에서는 잔혈이 뜰지언정 비슷한 스펙에서 열심히 사진찍거나 강투공무원 하는 중입니다. 단순히 제 로아력이 너프됐다기엔 본캐급 부케인 달소로는 뭉가 노크리 억까가 심한게 아니면 안진마 수준입니다.
달소도 사실 딜 포텐이 여전히 애매하단 입장이지만서도 어쩄든 그냥 차이가 납니다. 하기르 4인 버스를 같은 멤버에 충단<-> 달소만 바꿔서 진행하면 패턴차이도 있겠지만 시간대가 1분 넘게 차이가 나며 세번째 잔혈에서 밑잔으로 바뀌게 되는 경험도 해봤습니다.
사실 충단이 체술보다 언제는 보편적으로 더 좋았겠냐만은 그럼에도 충단을 하시는 분들은 ‘고점은 충단’이라는 전제와 엑조디아 시너지를 받았을 때의 딜 포텐 등을 감안해 체술대비 부족한 무카파, 공이속 등의 불편함을 감수하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충단은 저점보완 노드로만 떡칠이 돼 아무런 특색도 미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아래와 같은 방향의 패치를 제안해보고 싶습니다.
(1) 메인노드 가속화의 사이드 노드화 : 투지수급 10% 고정, 사이드노드 개방에 따라 쿨감 0.5~2.5초까지 적용
(2) 메인노드는 보유한 충격 대비 딜증으로 변경 : 기력 스킬의 충격 수급량이 10 증가한다. 충격 스킬이 적에게 주는 피해가 보유한 충격 게이지의 10/20/30% 만큼 증가한다.
이렇게 되면 사이클 운영이 어려운 초보 충단 유저들은 사이드 노드에 조금 더 투자를 하면 될테고 고점이 보고 싶은 충단 유저분들은 메인노드에 투자하면서 보완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은 이렇게 썼지만 아마 구조개선 패치는 없을 것 같아서 그냥 다음 밸런스 관련 패치 보고 체술로 넘어갈 준비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