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여겨볼 것은 2세트였다.
바로 팀 에이징커브의 역할 분배.
1세트에선 스트라이커 바드를 지키든, 버서커가 바드를 지키든.
상황에 따라 자유로이 역할을 나누었지만, 2세트부터는 역할이 확고히 나뉘었다.
바로 스트라이커와 바드를 한 세트로 묶은 것.
2세트 시작 30초 가량, 광어가 깃돗엿에게 물리자 히트와 함께 재앙을 공격하려던 태풍이 방향을 틀어 바드를 도우러 온다.
광어가 깃돗엿의 기상기를 뺀 것을 체크한 히트는 곧바로 깃돗엿에게 달려들고,
그 사이 광어와 태풍은 재앙을 공격했다.
그리고 곧바로 심포니아를 사용한 광어.
*이때 태풍은 일부러 에어본 스킬로만 콤보를 연계하여 재앙이 기상기로 심포니아를 피하지 못하도록 하는, 센스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준다.
첫번째 3대3 교전이 벌어진지 약 60초만에 벌어진 두번째 교전.
빠른 템포로 결투가 이어지는 섬멸전에선 꽤나 드문 광경이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60초라는 시간이 소비되었을까?
첫번째 교전에서 재앙과 깃돗엿은 사망했지만, 제로붐은 그러지 못했다.
안간힘을 다해 팀원들의 리젠을 기다리며 버텨보았지만....
2다운 이후 스트라이커와 버서커의 궁극기를 맞고 사망!
그런데 젠된 깃돗엿이 버서커의 궁을 함께 맞고 만다.
이후 버서커의 연계스킬을 맞은 깃돗엿은 피가 약 30%가 남게 되었고.
그 사이 재앙도 태풍과 광어에게 물리며 70% 정도의 체력이 남게 된다.

*이 상태로 2번째 3대3 교전이 시작된다.
다시 돌아와 2번째 교전.
바드를 빠른 속도로 잘라낸 강철멘탈은 2대3이라는 수적 우위를 가져갔지만.
이미 빠져버린 체력과 바드를 잡으며 사용한 스킬들의 쿨타임.
마운틴 크래쉬(버서커)의 장판 슬로우를 맞는 등.
여러 요소 탓에 수적 우위를 살릴 수 없었다.
그 사이, 광어가 젠.
다시 3대3.
이제 우위는 에이징커브 쪽에 있었다.
남은 시간은 115초, 3번째 3대3 교전.
광어를 넘어뜨린 깃돗엿은 필사적으로 쫓아가 월섬각으로 다시 넘어뜨리려 하지만....
광어가 음파진동을 사용하였고, 피격면역기가 없는 깃돗엿는 이를 맞게 된다.
이름처럼 바람같이 등장한 태풍은 깃돗엿을 향해 스킬을 한 번 넣더니
옆에 있던 홀리나이트에게 상태이상을 먹인다.
"바드가 기상기가 빠졌다!"
라는 긴박한 콜이 있었는지, 재앙과 깃돗엿은 빠른 템포로 광어에게 붙었지만.
행진곡을 쓰다 정확한 타이밍에 광어의 리듬 벅샷.
거기에 이번에도 바람타고 등장한 태풍이 에어본을 넣어주고.
결국 재앙과 깃돗엿의 기상기가 빠진다.
이쯤되면 생기는 의문.
"아니, 그럼 두 명만 열심히 하고. 버서커는 뭐합니까?"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역할 분배'다.
처음으로 돌아가자면, 스트라이커의 역할은 바드지키기.
그렇다면 버서커의 역할은?
바로 '프리롤'이다.
스트라이커의 스킬 쿨타임에 비해 버서커는 쿨타임이 길다.
대신 하나하나의 데미지가 막강하다.
그러므로 스트라이커와 바드가 서로 지키는 동안, 버서커는 스킬쿨 초기화를 꾀하고.
2대3 교전에서 순간적으로 생긴 빈틈을 파집고 들어가 막대한 데미지로 균형을 깨뜨린다.
이게 버서커의 역할이었다.
*아래서 진입하여 스킬끊기
*좌측, 기공사 마크
본래 에이징커브가 원하는 가장 이상적인 구도는
스트라이커와 버서커가 싸우고, 바드가 뒤에서 커버하는 그림일 것이다.
하지만 교전에선 모든 게 생각대로 그려지지 않는다.
적팀에 배틀마스터라는 기상기를 뺏기 좋은 직업이 존재하는 이상, 새로운 대책이 필요했다.
하지만 '되는 사람이 커버'라는 애매한 대책을 내놓았던 에이징커브는 1세트를 아쉽게 패배했고.
2세트에 내놓은 정답은 2-1의 구도였다.
바드의 커버를 스트라이커가 중점을 두고 봐주는 동안,
버서커는 자유로이 움직였다.
2대2 구도가 이어지든, 2대3 구도가 이어지든
버서커의 역할은 단 하나.
훼방을 놓는 것이었다.
때론 전장에 들어가 CC기를 넣고 빠지고.
스킬 소진 후 상대팀을 드리블.
화면상 주요 교전에선 잡히지 않더라도, 버서커는 어디선가 제 몫을 하고 있었다.
파훼법을 찾은 결과.
2세트 에이징커브의 승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