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마음 컨텐츠는 주로 보상 문제가 부각되지만 획득 확률 자체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제작사가 유저들이 어느 정도 시간을 들여 섬의 마음을 모으기를 계획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결과적으로 현재 비정상적으로 오래 걸린다는 데 동의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소위 '운빨섬'들이 안 나와도 너무 안 나오는 경우가 많지요.
섬의 마음이라는 게 보상을 받으러 섬에 갔다가 우연히 나오면 좋고 아니라도 상관없는 트로피 같으면 이래도 별 상관이 없습니다. 신경 안 쓸 사람은 신경 안 쓰면 되니까요. 하지만 엄연히 성장 방식의 하나로 기획된 이상 섬의 마음을 먹으려는 사람은 나올 때까지 그 섬을 찾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잠자는 노래의 섬이나 포르페처럼 자주 열리는 섬은 확률이 좀 낮아도 괜찮아요(포르페는 확률보다는 10분동안 화면만 보고 있어야 하는 게 문제).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50번씩 가서 못 먹는 걸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스피다나 에라스모는 더 심각하지요. 열리는 시간도 적은데 확률까지 낮으니까요. 안 그래도 주는 것 없는 섬인데 몇 달 동안 섬의 마음만 바라보고 출근도장 찍는 건 문제가 많습니다.
캘린더 섬도 악명이 높지요. 정말 폐인이 아니면 하루 네 번 꼬박꼬박 찾아갈 수는 없는데, 네 번 다 가도 몇 달 동안 안 나오는 확률이니까요. 제작사는 유저들이 1년 동안 섬의 마음을 못 먹으면서도 계속 게임을 할 거라고 생각한 걸까요?
그래도 시간 맞춰서 잠깐 들러서 트라이하고 나오는 섬들은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확률이 낮은 게 기획 의도에 부합한다고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발푸르기스와 황혼의 섬은 기획부터 잘못되었습니다. 던전을 클리어하면 확률적으로 섬의 마음이 나오는데, 비밀기지처럼 짧은 것도 아니고 10분 가까이 걸리지요. 이걸 50번, 100번, 심지어 200번까지 반복해서 끝내 못 얻기도 합니다. '하드로 클리어하면 획득'이나 '일정 시간 내에 클리어하면 획득', 아니면 그냥 퀘스트 클리어로 획득하게 만드는 게 보통인데, 이 게임은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을 채택합니다. 잠입 코스까지 있는 던전을 수십번 반복하면서 유저들이 이 게임에서 무엇을 느낄 거라고 생각한 걸까요? 숙제로 카던 도는 것도 이미 지겨운데 천천히 하겠다고 하루 세 번 페이스로 3개월 동안 기약 없이 헛수고를 하는 건 이 게임의 모든 반복 중 단연 최악이며 컨텐츠 소모 조절이라는 말로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정점에 갈망의 섬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100시간 200시간을 부어도 섬의 마음이 안 나오면 와 정말 갈망이라는 이름 그대로구나 하고 탄복하겠지?'같은 찐따 마인드-_-로 만들었다고밖에는 설명이 안 되는 이 섬은 확률 놀음의 끝판왕입니다. 과업-보상이라는 게임의 기본 구조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이 섬은 그냥 게임에서 불필요한 요소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섬의 마음은 단순한 장식 요소가 아니라 캐릭터 성장의 척도이자 수단입니다. 서버에서 먹은 사람이 손에 꼽는 무언가가 정당성을 얻는 건 그게 그만한 행위의 보상이기 때문이지요. 보통 서버 최초 xxx같은 것들 말입니다. 하지만 갈망의 섬이 하는 것은 그냥 유저들이 몇백 시간씩을 재미도 없는 단순작업에 버리게 하는 것뿐입니다. 사실상 게임에 질려서 접게 만드는 탈출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요. 섬의 특색을 살리고 싶으면 가방이 떨어지는 정도의 확률로 충분합니다. 가방에서 섬의 마음이 나올 확률을 넣고 싶으면 낮아도 1/3 밑으로 떨어지면 안 됩니다.
컨텐츠를 많이 만들지 못해서 확률 놀음으로 속도를 조절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정선이라는 게 있지요. 다른 성장방식에 비해 지나치게 성장이 느리면 잘못된 것이고, 또 각각의 획득에 있어 지나치게 반복이 심하고 시간을 버리게 해서 유저들에게 끔찍한 경험을 선사한다면 그 또한 잘못된 것입니다. 제발 납득할 만한 운영을 보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줄요약 : 이걸 재밌으라고 만들었나요?
Feagolod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