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 개발진들이 꼭 읽었으면 합니다.
어느 게임이든 게임 개발자들은 자신의 창의력 안에 유저들의 창의력을 가두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특정 아이템을 개발할 때 생각해낸 개발자의 기발한 발상과 달리 실제 게임 내 환경, 직업, 컨트롤에 따라서 유저들이 전혀 다른 방향 혹은 또 다른 발상으로 그 아이템을 사용할 때 개발자는 그걸 두고 보지 않습니다. 때때로 그걸 '개발 의도에서 벗어났다'라고 둘러 말하지만 사실 그저 한마리 '버그'로 취급하고 다시 자신의 세계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도록 냉큼 고쳐버립니다.
예를 들면 각각의 유물 세트의 개발과정에서 이미 개발자들은 어떤 직업은 이거 입으면 되겠다하고 정해 놓았을 겁니다. 그리고 그것을 벗어나는 일은 결국 용납하지 않았죠. 사멸을 벗고 악몽을 입는 워로드, 지배를 벗고 악몽을 입는 아르카나 전부 두고 볼 수 없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유물 세트에서 이렇게 실패할 거였으면 쓸데없는 창의력 발휘보다 딜, 쿨타임 감소 이 두 가지 종류만 있는 유물 세트가 차라리 나았을뻔 했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유저들이 직업 특징과 특성수치에 맞춰 두 세트간의 미세한 차이를 찾아 낼 것이고 그게 개발진들이 회의실에 모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브레인 스토밍으로 얼렁뚱땅 만들어낸 지금의 유물 세트보다 유저들의 골머리를 앓게 할 가능성은 낮으니까요.
아, 마지막으로 혹시 악세의 순환으로 화폐 거래소 이용과 페온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 유물 세트라면 제가 틀렸고 개발진의 뜻대로 잘 흘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알카호크쪼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