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쿠르잔 북부 스토리를 통해 밝혀진 카제로스의 정체는 루페온과 이그하람의 최초의 전쟁에서 생겨난 수많은 죽음이 실체화된 죽음의 신이였죠.
확실한 것은 이후 스토리가 나와봐야 알 수 있겠으나, 일단은 카제로스=루페온 설과 카제로스=안타레스 설이 모두 부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루페온이 생명을 창조한 순간 죽음이라는 그림자또한 생겨났다는 점을 보았을 때 최초의 전쟁 이전에도 죽음이라는 개념은 존재했고, 이번 쿠르잔 북부 스토리에서 루테란의 발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혼돈의 신인 이그하람도 분명히 최초의 전쟁 이전부터 존재해왔으며 아크를 지속적으로 탐내왔고, 할족이 안타레스로부터 아크를 훔쳐 전쟁을 일으켰고 안타레스는 그로 인해 추방당하게 됩니다. 그 전쟁의 여파로 균형이 무너지자 그 틈을 노려 아크라시아를 침공했습니다.
그러나 전쟁을 지속하던 중 차원의 균열이 생겨 아크라시아와 페트라니아 두 세계가 합쳐질 조짐이 보이자 이그하람은 전쟁을 멈추고 돌아갔고, 이 차원의 균열은 가디언에 의해 봉합되었지만 그 결과 질서와 혼돈의 뒤섞인 심연이라는 새로운 차원이 생기게 되며, 전쟁이 끝난 후 루페온과 이그하람 모두 질서와 혼돈이 뒤섞인 심연의 존재를 인식하게 됩니다. 그리고 창조주에게 찢긴 피조물의 수많은 죽음이 하나의 의지로 잉태되어 카제로스가 탄생합니다.
여기까지가 쿠르잔 북부에서 나온 심연과 카제로스의 탄생 비화입니다.
카제로스의 탄생 이후 질서의 신 루페온, 죽음(질서와 혼돈이 뒤섞인)의 신 카제로스, 혼돈의 신 이그하람이 동시에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루테란 왈 “심연의 권능은 질서와 혼돈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지만 혼돈의 세계를 지배하던 이그하람은 이를 용납하지 못했고 심연과의 전쟁을 벌였지만 전쟁의 결과는 이그하람의 패배와 죽음이었다.”
즉 혼돈의 신 이그하람이 사라지고 질서와 혼돈이 뒤섞인 죽음의 신 카제로스가 페트라니아의 주인이 된 상태이며 질서와 혼돈의 균형이 무너지게 된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질서의 신인 루페온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엘가시아 스토리에서 밝혀진 내용중에
루페온은 질서와 혼돈 모두를 손에 넣기 위해 아크라시아를 떠났으며 현재 부재중이라고 했습니다.
루페온이 사라지면서 질서의 신과 혼돈의 신이 모두 부재한 상황이 되며 어느정도 질서와 혼돈의 균형이 맞춰진 꼴이 되긴 했습니다. 그러나 루페온이 왜 질서와 혼돈을 모두 손에 넣고자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듭니다.
여러가지 생각을 해본 결과 제가 내린 결론은 루페온의 목적이 “본인이 창조한 세계인 아크라시아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겁니다.
루페온은 본인이 아크의 힘으로 창조한 아크라시아가 아크의 힘으로 소멸할 수도 있음을 두려워하여 아크를 나누었습니다. 즉 루페온은 본인이 창조한 세계의 소멸을 바라지 않으며, 세계에 계속 질서를 유지시키려는 입장입니다. 이그하람도 마찬가지로 세계를 혼돈으로 채우려는 입장이였으나, 본인의 세계인 페트라니아의 소멸하는 것은 바라지 않았기에 전쟁으로 인해 두 차원이 합쳐질 조짐이 보이자 전쟁을 중단하고 퇴각했을겁니다. 이후 심연의 존재를 인지한 이그하람은 심연을 본인이 차지하고 질서가 뒤섞인 죽음의 힘까지 손에 넣어 아크라시아를 침공하고 나아가 루페온을 제거해 아크를 자신의 것으로 하고자 했으나, 태초부터 존재한 자의 배신 등 여러 이유로 인해 패배합니다.
카제로스의 근원은 신들의 전쟁 과정에서 신들에게 찢겨진 피조물들의 죽음이므로, 카제로스는 근본적으로 루페온과 이그하람 모두를 적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카제로스의 입장에선 루페온이나 이그하람이나 똑같은 놈이에요.
루페온과 이그하람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질서와 혼돈의 신으로 둘이 동급일 가능성이 큰데 이러한 상황에서 루페온이 이그하람을 패배시킨 카제로스를 상대로 무조건 승리한다는 확신은 없었을 겁니다. 더욱이 카제로스는 심연의 군주이자 페트라니아의 주인으로서 두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으니까요.
그래서 루페온은 이그하람처럼 카제로스에게 덤비는 선택을 하기보다는 사리면서 후일을 도모하는 선택을 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질서와 혼돈이 뒤섞인 죽음이라는 권능을 가진 카제로스를 찍어누르기 위해 원래 이그하람의 힘이였던 혼돈의 힘까지 손에 넣으려는 것이고, 질서와 혼돈을 모두 손에 넣고 나면 아크라시아는 물론 페트라니아와 심연까지 자기의 영향권 안에 두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카마인이 된 이그하람의 자아는 일단 페트라니아의 주인이 되어버린 카제로스를 모험가 편에 붙어서 소멸시키고, 본인의 힘의 편린인 카멘에게 카제로스가 부여한 어둠의 권능이자 망각의 저주를 소멸시켜 힘을 되찾은 뒤 루페온에게 승리하여 페트라니아, 아크라시아, 심연까지 모두 혼돈으로 가득 채우려는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루페온과 이그하람의 목적은 같은 셈이네요.(세 차원, 즉 모든 세계를 자신의 영향권 내에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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