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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살아있어야 할 이유를 못 찾겠다

귀찮으시다
댓글: 10 개
조회: 229
2025-09-28 21:26:14

원래도 딱히 삶에 의욕이 있는 사람은 아니었어서 대충 흘러가는 대로 살았어.
딱히 죽어야할 이유는 없으니까 살아있는 정도 느낌?

그러다 로아에서 만난 사람이랑 연애를 하게 됐는데, 연애하는 동안 내가 살아있다는 기분이 들었어.
그냥 보고만 있어도 좋았어. 안 맞는 부분도 많아서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그래도 정말 사랑했어.

원래 건강관리 같은 거? 죽으면 죽는 거지 아둥바둥 노력하기 싫어서 신경도 써본 적 없어.
근데 그 사람 만나고 살면서 처음으로 일찍 죽게 된다면 아쉽고,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
그래서 그때부터 안전이나 건강같은 것도 신경쓰기 시작했어.

장거리 연애였는데 그 사람이 장거리 이동하는 걸 힘들어해서,
두 번에 걸쳐서 그 사람과 가까운 지역으로 이직도 했어. 
주변엔 꼭 그것 때문에 이직한 건 아니라고 했지만 사실 맞아.
열심히 살아갈 이유가 생겨서 좋았어

결혼하기로 약속도 했고, 결혼 준비도 곧 시작하기로 했었어.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끝났어.
날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것 같대.

싸우다가 감정이 격해져서 헤어지게 된 거면, 시간이 지나고나서 감정을 추스르고 다시 얘기해볼 수라도 있지.
담담하게 저렇게 말하니까 잡을 수도 없었어.

주변에서 위로해주는 사람들이 너무 고마웠어. 
지금은 힘들어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거라고, 다들 그러니까 나도 그렇게 생각하려고 하고 있어.

근데 밖에 나가면 보이는 모든 것들에서 그 사람을 연상하고 그 사람을 봐.
그래서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아서 좁은 방에서 불끄고 누워서 졸다깨다를 반복해.
유튜브를 틀면 같이 보던 채널들이 보여서 유튜브 보기도 힘들어.

며칠이 지난 다음부터는 밖에서 멀쩡한 척 밥도 먹고 일생생활도 해.
그리고 집에 와서 다 토하고 반복이야.
뭐라도 하면 좀 괜찮아질까해서 헬스장도 등록하고 다니기 시작했어.

시간이 좀 지나면 언젠가 잊고 또 괜찮아지겠지.

그런데 그럼 이제 뭘 위해 살아있어야 하지.
또 대충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면서 늙어가야하나?

정상인이 아닌 주제에 정상인의 삶을 체험하고 와서 건방져진건지,
예전처럼 사는 거라면 굳이 살고 싶지가 않아.

Lv11 귀찮으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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