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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30추 친구 손절 썰 보니까 생각나는게

미호님
댓글: 4 개
조회: 224
2026-09-11 20:24:50
예전에 나도 친구랑 특정 주제로 얘기하다 손절 당한적이 있었는데
주제는 내가 다니는 대학교 학생이 자살했던 사건이 뉴스에 나왔는데,
친구는 뭐 안타깝다는 뉘앙스였고 내가 "결국 의지 부족 아니냐" 라는 식으로 얘기했다 싸운적이 있음

그 땐 솔직히 결국 사람은 힘들어도 버티는게 맞고, 그냥 못 버틴건 마지막에 본인의 선택이라 생각했음

친구는 이런 시각이 너무 잔인하고, 내가 유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니여서 너무 실망했다고 손절당함

근데 막상 학교 다니면서 나도 슬럼프를 겪기도 하고, 이것저것 공부 해보니까 생각이 좀 바뀌더라

예전엔 보통 사람에게 일어나는 모든 걸 너무 쉽게 개인의 '의지' 문제로 환원해서 생각했던 것 같음

지금은 "그 사람이 실제로 얼마나 통제가 가능했느냐" 라는게 꽤나 중요한 기준이란 생각이 듬

철학에서 이거랑 관련된 'ought implies can' 이라고 꽤 중요한 원칙이 있는데 대충 쉽게 설명하면
"누군가한테 이랬어야했다~고 나무라려면, 최소한 그 사람이 그걸 할 수 있었어야 됐다" 뭐 이런 얘기임

내 상황에 입각해서 설명하면, 저 학생이 극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 속에서 자살한건데,
결과만 보고 "그냥 안죽으면 되는건데, 죽었으니까 의지가 약한거지" 라고 말하는건
결국 그 사람이 실제로 가지고 있었던 선택지를 너무 과대평가 한게 아니였나 생각함

비슷하게 저 30추 썰에서도 비슷한 결론으로 돌아오는 것 같음..

손절한 친구 입장에선 "정상적인 도덕관을 가진 성인이면 미성년자한테 그런 욕망이 생기면 안된다"
손절당한 친구 입장에선 "그런 감정이 비자발적으로 생길 순 있지만, 행동을 어떻게 취하는게 중요하다"

어릴 때 나였으면 전자처럼 생각했을 것 같음

근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어떤 욕망이 생겼다는 사실"과 "행동으로 옮기는 것" 은 별개의 문제니까
사람을 도덕적으로 평가할 때, "어떤 감정이 생겼냐, 어떤 결과가 나왔냐"만 볼게 아니라
사람이 그 과정에서 "실제로 무엇을 통제할 수 있었고, 어떤 선택을 했는지" 구분해서 봐야 하는 것 같음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싸웠던 친구는 나한테 되게 고마운 친구였고, 도움이 많이 됐던 친구였음
예전에 친구랑 싸울 때 난 이런 구분을 거의 못 했던 것 같아서 싸우게 된게 아직까지도 많이 아쉽네

Lv51 미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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