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익스트림 모르둠 하는 거 보면서 진짜 답답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레이드가 어려울 수는 있음. 로아가 원래 레이드 하는 게임이고, 어려운 거 깨면서 성취감 느끼는 게임인 것도 맞음. 근데 이번에 문제가 된 게 단순히 레이드가 어려워서임?
같은 레이드를 가도 직업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고, 캐릭터에 투자한 시간이나 숙련도와 별개로
클래스 성능 때문에 클리어에 어려움을 겪는 유저들이 나오는 상황이면
이건 그냥 유저가 못해서 그런다고 넘길 문제가 아니라고 봄.
물론 모든 직업이 항상 똑같은 성능을 낼 수는 없음. 그건 이해함.
근데 적어도 특정 직업을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직업보다 훨씬 불리한 조건에서
싸워야 하는 상황은 없어야 하는 거 아닌가?
누군가는 같은 시간 동안 트라이해서 클리어하고, 누군가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도 직업 구조나 딜 차이 때문에 벽을 느낀다면 그걸 전부 숙련도 차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음.
결국 유저들은 또 직업 밸런스를 이야기하고, 클리어가 어렵다고 이야기하고, 논란이 커지고 나서야 보스 체력이나 클래스 밸런스를 조정하는 식으로 흘러감.
그럼 처음부터 테스트는 제대로 한 건가?
특히 이런 익스트림 콘텐츠는 일반적인 레이드보다 더 철저하게 검증했어야 한다고 생각함.
난이도를 높게 잡는 것과 특정 직업이 불리해지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니까.
패치로 수정했다고 끝나는 것도 아님. 이미 그동안 트라이하면서 시간 쓴 사람들은 뭐가 되는 거임?
처음부터 조정된 상태로 도전한 유저와 조정 전에 고생한 유저의 경험이 같을 수는 없잖음.
물론 모든 상황을 출시 전에 완벽하게 예측할 수는 없겠지. 그런데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면 이제는 단순한 실수라고만 보기 어려움.
사후 대처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검증하는 것도 운영진의 역할임.
그리고 이게 익스트림 하나만의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함.
요즘 로아를 보면 게임을 재밌게 하려고 성장하는 건지, 성장을 따라가려고 게임을 하는 건지 헷갈릴 때가 많음.
골드 모으고, 숙제 돌고, 재련하고, 다음 레이드 준비하고. 잠깐 쉬면 뒤처질 것 같고, 따라가려니 피곤하고.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 키우는 재미로 버티는 건데, 정작
그 캐릭터가 밸런스 문제 때문에 콘텐츠에서 불리하다고 느껴지면 현타가 올 수밖에 없음.
내가 좋아해서 키운 캐릭터인데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려면
다른 직업이 더 유리하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어야 하는 게 정상적인 상황인가?
밸런스라는 게 모든 직업을 똑같이 세게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가 아님. 직업마다 특성이 다른 건 당연함. 그래도 적어도 내가 선택한 직업으로 콘텐츠에 도전했을 때,
직업 자체가 지나친 걸림돌이 되지는 않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전재학 디렉터도 여러 차례 유저들의 부담이나 콘텐츠 설계 문제를 이야기했고, 잘못된 부분을 인정한 적도 있는 걸로 알고 있음.
그런데 유저 입장에서는 이제 말보다 실제로 달라지는 모습을 보고 싶음.
문제가 생기면 인정하고 수정하는 것까지는 좋음. 근데 왜 매번 문제가 터진 다음에야 수정하는 식이어야 하는지 모르겠음. 유저들이 먼저 문제를 지적하고,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커지고, 그제야 조정하는 과정이 반복된다면 운영진을 계속 믿고 기다려야 할 이유가 있을까?
디렉터라는 자리가 단순히 방송 나와서 업데이트 설명하고 사과하는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음. 게임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결정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자리라고 생각함.
그런데 성장 피로도 문제도 그렇고, 레이드 설계도 그렇고, 클래스 밸런스도 그렇고 유저들이 계속 비슷한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면 이제는 운영 방향 자체를 돌아봐야 한다고 봄.
솔직히 전재학 디렉터가 앞으로 잘하면 된다는 말도 이제는 무조건적으로 하기 어려움. 이미 충분히 기다렸다고 느끼는 유저들도 있을 거고, 앞으로 또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까 봐 걱정하는 유저들도 있을 거임.
나도 로아가 망했으면 좋겠어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님. 애정이 있으니까 답답한 거고, 계속 즐기고 싶으니까 바뀌었으면 하는 거임.
근데 계속 같은 문제로 실망하고, 문제가 터질 때마다 유저들이 이해하고 기다려 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언제까지 그래야 하는 건지 모르겠음.
이제는 전재학 디렉터 체제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함 진지하게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면 결과로 보여주면 됨. 하지만 지금까지 반복된 문제를 해결할 자신이 없다면
디렉터 자리에서 내려오는 게 맞다고 봄.
사퇴한다고 모든 문제가 한 번에 해결되지는 않겠지. 그래도 지금의 운영 방향을 바꿀 수 없다면 책임자를 교체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선택지라고 생각함.
레이드를 어렵게 만들지 말라는 게 아님. 직업마다 차이가 없어야 한다는 것도 아님.
유저가 투자한 시간과 노력이 납득할 만한 결과로 이어지고, 자기가 좋아하는 직업으로 제대로 도전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달라는 거임.
유저들이 원하는 건 계속되는 사과와 사후 수정이 아니라 애초에 이런 문제가 반복되지 않는 운영
그걸 보여주지 못한다면 이제는 전재학 디렉터도 책임지고 사퇴했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