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들, 96년생 복귀 유저 인사 올립니다.
제 초딩 시절 최고 레벨은 고작 51레벨 썬콜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공식 홈페이지 영상에서 봤던 한 장면이 제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낙인처럼 남아있습니다.
거대한 혼테일 원정대, 모두가 그 압도적인 위용 앞에 몸을 사릴 때... 공대 맨 최전방에 서서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스피어 버스터'로 콰콰쾅 찔러대던 다크나이트의 그 묵직한 뒷모습.

그것이 제게는 '전사의 로망' 그 자체였습니다.
저는 무려 1년 동안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취업을 하고 통장에 첫 취업 지원금이 꽂혔을 때,
유튜브와 커뮤니티를 덮은 DPM 순위표, 딜 압축, 유틸 성능...저 역시 그 효율이라는 가짜 숫자들에 눈이 멀어 제 가슴속 진짜 목소리를 외면할 뻔했습니다.
지금 메이플에 닼나보다 조작 쉽고 성능 좋은 캐릭터 널리고 널린 거 압니다.
커뮤니티 룰에 따라 타 직업 언급은 일절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다들 다크나이트의 '리인카네이션'을 보고 그냥 목숨 하나 더 있는 무적기, 부활기라고 부를 때, 제 생각은 달랐습니다.
사람이 죽는데 냅다 부활하는 게 어딨습니까?
보스의 치명적인 공격이 날아와 제 숨이 끊어지려는 절체절명의 순간!마치 소년만화의 한 장면처럼, 저와 피의 계약을 맺은 '파란 머리 소녀(사신)'가 눈앞에 짠 하고 나타나 제 앞을 가로막고 목숨을 지켜주는 겁니다.그 숭고한 보호 속에서 눈깔이 뒤집힌 채 폭주하며 창을 휘두르는 그 카타르시스.
이 미친 서사와 뽕맛을 가슴에 품고 창을 휘두르는 것과, 그저 무지성으로 티어표나 보며 키보드를 누르는 것이 어찌 체감 성능이 같을 수 있겠습니까?
제게 닼나가 1순위가 아니라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오늘부로 엑셀표의 노예에서 벗어납니다.효율의 시대에 낭만을 좇는 미련한 창술사라고 비웃어도 좋습니다.통장에 꽂힌 제 귀한 첫 지원금과 저의 모든 낭만을, 이 파란 머리 소녀와 혼테일 앞의 스피어 버스터에 전부 쏟아붓겠습니다.
숫자에 낭만을 잃어버린 자들에게 고합니다.저는 오늘부로 다크나이트로 출정합니다. 전방에서 뵙겠습니다. 다들 즐메 하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