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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개편된 히오메 스토리 후기: 절망편1

이레이크
댓글: 4 개
조회: 8835
추천: 10
2024-01-14 22:35:14
저번 글: 개편된 히오메 스토리 후기: 희망편 에서 적었다시피, 이번 글에는 개편된 히오메 스토리를 감상하면서 아쉬웠던 점을 적고자 함.

목차는 다음과 같음.
- 목차 -
1. 밋밋해진 영웅들의 캐릭터성
2. 이상해진 혼혈마족 군단의 개연성
3. 초월석 설정변경으로 인해 생긴 설정충돌
4. 균형의 수호자가 되어버린 프리드, 눈가리고 아웅하는 주제의식
5. 여전한 연합의 데몬차별
6. 박살난 파워밸런스
7. 망가져버린 데미안의 캐릭터성
8. 명계불패冥界不敗 마도천하魔道天下, 혼돈재림混沌再臨 만신앙복萬神仰伏: 신화의 영역에 진입해버린 마족설정
9. 데몬아버지 그는 신이야!

원래 글 하나로 적으려고 했는데, 내용이 많아져서 둘로 나눔. 
계획된 목차는 9번까지 있으나, 이번 글에서는 5번까지만 작성할 것.

그럼 시작하겠음.


1. 밋밋해진 영웅들의 캐릭터성

개편된 히오메의 경우 에반 내려치기가 사라졌고, 영웅들에게 놓인 사건들의 개연성은 자연스럽게 보충 및 변경되었으나, 영웅들의 캐릭터성은 개편 이전에 비해 밋밋해졌음.


개편 이전에는 데미안에 의해 감염된 어미거미를 감싸는 멀쩡한 새끼거미의 모습을 보여준 후,
"나중에 후환이 될지 모르니 가차 없이 새끼들까지 죽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아란과, "적에게 자비를 베풀 줄도 알아야 한다"는 은월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같은 영웅적인 행동이기는 하지만 서로 다른 두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었었는데 개편 이후에는 에반 혼자 설귀도에서의 이야기를 모두 진행하는 것으로 변경되는 바람에 삭제되었음.


또, 엘프의 왕으로서 검은 마법사와 싸우겠다는 선택을 했으나, 동족들을 검은 마법사의 저주에 걸리게 만든 메르세데스의 고뇌를 조명해주었었으나, 이에 대한 묘사도 삭제됨.

이러한 메르세데스의 고뇌는, 메르세데스 스토리 퀘스트에서부터 꾸준히 묘사되었으며,


나중에 벌어지는 메르세데스의 루시드 긴빠이 대작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만큼 상당히 중요한 설정인데, 메르세데스를 플레이해보지 않으면 볼 수 없도록 바꾼 점이 아쉬움.

팬텀의 경우, 개편 이전에는 프리드가 남긴 초월석에 대한 호기심, 에반의 능력을 가늠해보고싶다는 궁금증을 이유로 에반파티에 합류했었는데, 이는 팬텀이라는 캐릭터가 가리키는 핵심가치인 "자유"를 묘사한 내용이었으나, 메르세데스와 마찬가지로 개편 이후에는 삭제됨.

팬텀에게 "자유"라는 가치는 아리아와의 관계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팬텀의 캐릭터성 또한 피해를 입은 것. 


루미너스도 캐릭터성에 손해를 입었음. 개편 이전에는 프리드의 안이한 계획을 지적하는 치밀함, 자신 이상의 능력을 가진 프리드의 실력에 대한 인정, 에반에게는 능력부족이라 갈구기는 했으나 한편으로는 걱정하며 도와주려는 츤데레적인 일면, 라니아를 지켜야한다는 의무감까지 복합적으로 담겨있었는데, 개편 이후에는 이러한 묘사가 많이 생략됨.


루미너스가 프리드 다음가는 마법사라는 점은, 개편된 크로스헌터 스토리. 그중에서도 루미너스 고유 스크립트에서만 존재하도록 바뀌었으므로, 루미너스를 플레이해보지 않는 이상 이러한 설정을 알 수 없게 만든 점은 확실한 마이너스 요소임.


그나마 은월 합류 일러에서 보여주는 새침한 표정을 통해, 이전에 묘사해주었던 츤데레성을 보여주려고 한 것 같기는 한데, 확실히 밋밋해진 건 사실임.


그런데, 전생인 루시아의 기억을 이어받아 대마법사급 지식(사망시점에는 루미너스보다 뛰어났음)을 갖춘 라니아에게 훈수두는 루미너스의 대사는 개편 이전과 동일한데다가, 라니아의 더빙도 이전에 비해 어려보이는 음색으로 바뀌었음. 
전생인 루시아 기준으로는 루미너스보다 연상이므로 어른스러운 모습이 라니아의 설정에 좀 더 가까운 만큼, 라니아의 목소리를 어려보이도록 더빙한 것은 라니아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게끔 하는 요소임.


2. 이상해진 혼혈마족 군단의 개연성

개편 이전에는, 메이플월드에서 다시 쫓겨난 혼혈마족들이, 동족인 순혈마족들의 핍박아래 강제노동을 했다고 표현되어, 수백 년 전 약육강식의 가치아래 메이플월드의 인간들에게 쫓겨난 피해자들이 역으로 약육강식이라는 가치를 들고 메이플월드를 침략한 가해자가 되었다는, 누구나 이해가 가는 침략동기를 묘사해주었음.


그런데, 개편 이후에는 메이플월드에서 쫓겨난 혼혈마족들은 데미안을 제외하고, 모두 영혼이 뽑힌 채 죽었다고 바뀌었음. 그탓에, 데미안의 혼혈마족군단은 대체 어디에서 나타난건지 이해할 수 없게됨.

그렇다면, 날개없는 순혈마족들인거 아닌가? 라는 추측을 해보기도 했었으나 그건 확실히 아님.


"순혈마족들 녀셕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우리들만의 세상을 만들기로"라는 데미안의 대사는 그대로이기 때문.

그렇다면, 추측해볼 수 있는 경우는 세 가지임.
  1) 메이플월드 인간들의 혼혈마족 탄압은 홀로코스트 뺨칠 정도로 장기간에 이루어졌고, 데미안 일행 이후로도 마스테리아에 꾸준히 메이플월드에서 쫓겨난 혼혈마족들이 유입되었다.
  2) 메이플월드에서 쫓겨난 혼혈마족들은 모두 죽었으므로, 데미안 휘하의 혼혈마족 군단은 그란디스에서 쫓겨난 것이다. 얘네는 그란디스 및 마스테리아에서 뺨맞고, 메이플월드에 화풀이하는 중었다.
  3) 마스테리아에 남은 혼혈마족은 데미안밖에 없으므로, 의 후손들이다. 데미안이 수백 년동안 숨풍숨풍 낳은 거다.

가장 가능성 높은 것은 1번으로, 영웅들이 수백 년전에 도운 메이플월드의 민간인들은 나치뺨치는 그레이트시발놈들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음.


3. 초월석 설정변경으로 인해 생긴 설정충돌


봉인석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중요한 물건이었던 초월석은, 하얀 마법사가 초월자의 의무를 저버리고 검은 마법사로 각성하면서 만들어낸 심연의 결정이라는 물건으로 바뀌었음. 

그런데 이렇게 바뀐 설정이 오히려 메인스토리 전개에 중대한 설정오류를 일으켰음.


바로 검은 마법사와 마찬가지로, 초월자의 의무를 직무유기해버린 타나임.
타나는 스스로 초월자를 그만둘 수 없어서,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이 헤카톤에게 힘을 빼앗기는 방법이었음.

똑같은 초월자인데 검은 마법사는 초월자의 힘을 빼앗을 수 있는 심연의 결정을 만들었으나, 타나는 만들지 못했다는 뭣같은 상황이 벌어진거.


타나는 그냥 속박플레이가 하고 싶은 변태가 되어버림. 쟝은 그것도 모르고 타나에게 간이고 쓸개고 다 빼주었던 거라는 어처구니 없는 설정오류가 생긴 것.


또 개편이전에 묘사된 초월석초월자의 힘에 간섭하여 조종하거나 빼앗는 능력을 가진 돌이었는데


이러한 초월석은 사용할 때 특정 조건을 갖춰야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오버시어가 제작한 최초이자 유일한 봉인석인 세계의 심장과 같은 기능을 가졌음.


초월석과 세계의 심장은 발동 시 모습도 거의 일치함.


사실상 누가봐도 초월석과 세계의 심장은 같은 물질이었다는 거임.

그렇다면, 초월석은 세계의 심장의 프로토 타입이다! 초월석이 너무 사기여서 세계의 심장을 만들 때는 사용조건을 덧붙인 것이다! 라던가, 태초의 신이 세상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생긴 부산물인 초월석을 오버시어가 베낀 것이다! 라던가. 
충분히 기존설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바꿀 수 있었음에도 심연결정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설정이 등장한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음.


4. 균형의 수호자가 되어버린 프리드, 눈가리고 아웅하는 주제의식

개편이전에 묘사된 프리드의 사상"세상은 어떤 절대자가 다스릴 수 있는게 아니고, 평범한 사람들의 지혜와 용기로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다. 따라서 초월자는 굳이 존재할 필요가 없다."였음.


이는 하얀 마법사가 궁극의 빛에 도달하자, 초월자 시스템의 한계를 깨달았던 것을 통해 진리에 가까운 사상임이 밝혀짐. 또한, 똑같이 초월자 시스템에 의문을 품은 프리드와 하얀 마법사가 서로 적대하게 되었다는 매력적인 설정이었음.


하지만, 개편 이후 히오메에서는 프리드가 누구보다 균형을 중요시 생각하고, 균형을 수호하려는 존재로 변경됨.

이러한 기존 질서 불합리한 존재인 오버시어의 의도에서 한치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이고, 이를 수호하려는 프리드 또한 오버시어의 꼭두각시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는 문제를 초래함.


오히려, 정해진 운명을 거부하고 이에 저항하려는 데미안의 묘사는 더욱 추가됨.


개편 이전에 가장 큰 문제였던, 프리드와 에반은 운명이 만들어준 자격이 있으니 더 나은 삶을 추구해도 되지만, 불가촉천민인 데미안은 그래선 안된다. 네 주제를 알라! 라는 

역겨움 그 자체였던 히오메의 주제는 한치도 바뀌지 않고, 오히려 더 교묘해졌음.

직접적인 묘사만 빼면 뭐하나? 히오메의 주제는 여전히 "네 주제를 알고 기어오르지마라, 개돼지들아"인데?
 

5. 여전한 연합의 데몬차별


개편된 히오메에서는 희망편에서 칭찬했다시피, 시그너스 기사단측이 영웅들에게 데미안의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러한 정보공유대상에 레지스탕스 또한 포함되어있음.


그런데, 여전히 데몬한테는 데미안에 대한 정보를 넘기지 않음.
기사단은 그렇다치고, 레지스탕스는 지들이 데몬 영입했으면서 왜 정보공유를 안하나?


심지어, 요주의 인물은 기사단 측에서 실시간으로 위치추적한다는 설정까지 추가됨.

기사단의 고질적인 문제가, 데몬만 핀포인트로 정보공유 안해주는 데루먼쇼였다는 흉악한 진실이 밝혀진 것.

요약:
1. 영웅들에게 벌어지는 전체적인 사건들의 개연성은 보충되었으나, 캐릭터성은 밋밋해졌다.
2. 혼혈마족들은 어디사는 누구인지 추측해야되게끔 바뀌었으며, 연합전체가 데몬을 차별하는 쓰레기 집단으로 변모되었다.
3. 초월석은 검은 마법사가 만들었다는 심연결정으로 바뀌어서, 초월자 그만두고 싶었던 타나를 속박플레이에 환장한 변태로 만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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