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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소설)오버워치: 마지막 방패 제1화

가을걷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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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1-02 18:54:06
오버워치: 마지막 방패

제1화 — 기계가 깨어난 날

인류는 기계를 만들었다. 기계는 인간에게 복종했다. 적어도 인간은 그렇게 믿고 있었다.

독일, 아이헨발데. 오전 05시 17분.

첫 번째 비명은 총성이 울리기 전에 들렸다.

새벽 안개가 내려앉은 아이헨발데의 골목에서 한 노인이 비틀거리며 달려오고 있었다.

그의 오른팔은 없었다.

찢어진 외투 아래로 피가 흘러내렸고, 노인은 몇 걸음마다 뒤를 돌아보았다.

"문을 닫아! 놈들이 온다!"

제빵사 마르틴은 빵을 진열하다 말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무슨 놈들이요?"

노인은 대답하지 못했다.

골목 끝에서 무언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인간의 두 배쯤 되는 키. 두꺼운 장갑으로 둘러싸인 몸체. 머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붉은 센서가 달려 있었다.

마르틴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바스티온.

한때 공사 현장에서 중장비를 운반하고, 재난 지역에서 사람들을 구조하던 기계였다.

하지만 저것은 달랐다.

기계의 오른팔이 회전했다.

금속 장갑이 벌어지면서 기다란 총열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르틴은 비명을 지를 틈도 없었다.

기관포가 발사됐다.

유리창이 폭발하듯 부서졌다. 빵과 밀가루가 허공에 흩어졌다. 벽돌이 가루가 되어 쏟아졌다.

노인의 몸이 뒤로 날아갔다.

불과 4초 만에 제과점은 무너졌다.

기계는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붉은 센서가 폐허를 훑었다.

생체 반응 없음.

목표 제거.

다음 목표를 탐색합니다.

그리고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오전 05시 23분. 아이헨발데 주둔군 통신소.

"제3검문소 응답 없습니다!"

"제5보병소대도 연락 두절입니다!"

"북쪽 도로에서 장갑차 두 대가 격파됐습니다!"

통신실은 아수라장이었다.

요하네스 베커 하사는 헤드셋을 귀에 밀착시킨 채 무전기의 주파수를 돌리고 있었다.

서른여섯 살.

독일군에서 12년을 복무한 통신병이었다.

그는 전투병이 아니었다.

총을 쏘는 것보다 무전기를 수리하는 데 익숙했고, 적을 죽이는 방법보다 끊어진 통신을 연결하는 방법을 더 잘 알았다.

"북부 방어선, 들리는가? 여기는 아이헨발데 지휘소다. 응답하라!"

잡음.

"북부 방어선! 응답하라!"

한참 후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는 북부…… 제2중대……"

"상황 보고!"

"놈들이…… 너무 많습니다."

멀리서 폭발음이 들렸다.

"적 병력은 얼마나 되나?"

"모르겠습니다."

"대략적인 규모라도 보고해!"

잠깐의 침묵.

그리고 병사가 말했다.

"숲 전체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무전이 끊겼다.

베커는 천천히 헤드셋을 내려놓았다.

통신실 벽에는 도시 주변의 방어지도가 걸려 있었다.

북쪽 숲.

서쪽 고속도로.

동쪽 산업단지.

세 방향 모두에서 적이 접근하고 있었다.

베커는 지도의 중심을 바라보았다.

아이헨발데.

인구 8,000여 명의 작은 도시.

그 안에는 아직 수천 명의 민간인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의 아홉 살 딸도 있었다.

오전 05시 41분.

"아빠?"

군용 전화기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베커는 눈을 감았다.

"레나."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

"알고 있어. 어디 있니?"

"집이야. 아까 창문이 깨졌어."

베커는 이를 악물었다.

"잘 들어. 지금 당장 지하실로 내려가."

"아빠는?"

"곧 갈 거야."

거짓말이었다.

그는 자신이 이 통신소를 떠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아빠."

"응?"

"엄마도 올까?"

베커의 손이 멈췄다.

아내는 지난봄 함부르크 피난 행렬에서 사망했다.

무너진 고속도로 교량 아래에서 시신조차 찾지 못했다.

레나는 아직도 어머니가 언젠가 돌아올 거라고 믿고 있었다.

베커는 한참 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레나. 아빠 말 잘 들어."

"응."

"엄마가 네게 마지막으로 뭐라고 했지?"

아이는 잠시 생각했다.

"무서우면 눈 감지 말라고."

"그래."

"끝까지 보고, 살아남으라고."

베커는 입술을 깨물었다.

"맞아. 우리 딸, 잘 기억하고 있네."

그때 전화기 너머에서 무거운 금속음이 들렸다.

쿵.

쿵.

쿵.

"아빠?"

"왜?"

"밖에 로봇이 있어."

베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에?"

"우리 집 앞."

"레나, 창문에서 떨어져!"

"그런데 이상해."

"뭐가!"

"계속 우리 집을 보고 있어."

전화기 너머에서 금속이 긁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통화가 끊겼다.

"레나?"

베커는 전화기를 움켜쥐었다.

"레나!"

응답이 없었다.

오전 06시 02분.

도시 북쪽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방어선이 무너졌다.

장갑차 세 대가 도심 방향으로 후퇴했고, 그 뒤를 따라 수십 명의 병사가 달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 뒤에는 더 많은 기계가 있었다.

바스티온 전투 유닛.

인간을 모방해 만들어졌지만, 인간의 한계는 갖고 있지 않은 병기.

그것들은 지치지 않았다.

두려워하지 않았다.

동료가 파괴되어도 멈추지 않았다.

독일군 전차 한 대가 교차로에 멈춰 섰다.

포탑이 회전했다.

120밀리미터 전차포가 불을 뿜었다.

선두의 바스티온이 폭발하며 쓰러졌다.

병사들이 환호했다.

하지만 환호는 오래가지 못했다.

뒤따르던 바스티온 세 대가 동시에 무릎을 꿇었다.

몸체가 접혔다.

등과 어깨의 장갑이 재배열되더니, 순식간에 고정식 기관포 진지로 변형됐다.

세 방향에서 집중사격이 시작됐다.

전차를 엄호하던 보병들이 쓰러졌다.

전차장은 해치를 닫기도 전에 총탄에 맞았다.

전차가 후진하려는 순간, 옆 골목에서 또 다른 기계가 나타났다.

폭발.

전차의 궤도가 끊어졌다.

아이헨발데의 주력 방어선이 불과 40분 만에 무너졌다.

오전 06시 19분.

"전 병력에 명령한다!"

지휘관의 목소리가 통신실에 울려 퍼졌다.

"도심 방어를 포기한다. 민간인을 서쪽 도로로 대피시키고, 잔존 병력은 아이헨발데 성으로 집결한다!"

베커는 급히 피난민 명단을 확인했다.

레나 베커.

아홉 살.

거주지 슈타인 거리 14번지.

명단에는 이름이 있었다.

하지만 대피 완료 표시가 없었다.

그는 민간인 구조대의 주파수를 찾았다.

"슈타인 거리 구조대! 응답하라!"

잡음.

"슈타인 거리! 제발 응답해!"

"……여기는 구조 6팀."

"14번지에 여자아이 한 명이 있습니다. 아홉 살입니다. 이름은 레나 베커!"

잠시 침묵이 흘렀다.

"14번지라고 했습니까?"

"그렇습니다!"

"……하사님."

구조대원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 거리는 이미 적이 점령했습니다."

베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죄송합니다. 저희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무전이 끊겼다.

그는 의자에 주저앉았다.

전쟁은 벌써 몇 달째 계속되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는 매일 사망자 보고서를 작성했고, 피난민 숫자를 정리했고, 실종자 명단을 전송했다.

숫자는 숫자일 뿐이었다.

오늘 아침까지는.

이제 그 숫자 안에 자신의 딸이 있었다.

베커는 서랍을 열었다.

군용 권총 한 자루.

그는 그것을 꺼내 허리춤에 꽂았다.

통신병이 총을 들고 전쟁터에 나간다고 달라질 것은 없었다.

바스티온 한 대조차 쓰러뜨리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딸이 살아 있다면.

그 아이가 아직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면.

그는 가야 했다.

바로 그때였다.

통신실 문이 열렸다.

거대한 그림자가 입구를 가득 채웠다.

강철 장갑을 입은 남자였다.

어깨에는 십자군 부대의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남자의 뒤로 또 다른 중장갑 병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 통신 책임자가 누구지?"

낮고 묵직한 목소리.

베커가 일어섰다.

"제가 책임자입니다."

남자는 헬멧을 벗었다.

나이가 지긋한 얼굴.

깊은 주름.

그리고 오랫동안 수많은 전투를 치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눈빛.

발데리히 폰 아들러.

독일 십자군 부대의 지휘관이었다.

그가 베커를 바라보았다.

"하사. 아직 도시 전체에 방송할 수 있나?"

"예. 하지만 얼마나 오래 버틸지는 모릅니다."

"좋아."

발데리히는 피로 얼룩진 장갑을 벗으며 말했다.

"그럼 도시의 모든 사람에게 전해."

베커가 마이크를 잡았다.

"무슨 내용을 전달할까요?"

발데리히는 잠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도시는 불타고 있었다.

교회 첨탑이 무너졌고, 멀리서 기관포 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은 모두 서쪽으로 대피하라고."

"알겠습니다."

"그리고……"

발데리히가 말을 멈췄다.

베커는 그를 바라보았다.

노기사는 조용히 말했다.

"우리가 끝까지 지키겠다고 전해."

베커는 마이크를 켰다.

하지만 방송을 시작하기도 전에 다른 소리가 들렸다.

낡은 통신 장비에서 새어 나오는 기계음.

그것은 군용 주파수가 아니었다.

민간인 대피 방송 주파수였다.

베커가 볼륨을 높였다.

스피커에서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빠?"

베커의 심장이 멎는 듯했다.

"……레나?"

"아빠, 나 지금 집에 있어."

그는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레나! 괜찮니? 다친 데는 없어?"

잠시 침묵.

그리고 아이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아빠."

"응, 아빠 여기 있어!"

"문밖에 있는 로봇이……"

아이가 울먹였다.

"내 이름을 알고 있어."

그 순간 스피커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차갑고 평평한 기계음이었다.

"요하네스 베커 하사. 신원 확인 완료."

통신실의 모든 사람이 움직임을 멈췄다.

"귀하의 딸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베커는 숨조차 쉬지 못했다.

"통신소의 위치를 확인했습니다."

발데리히가 고개를 들었다.

그의 표정이 변했다.

"하사. 당장 송신을 끊어."

그러나 너무 늦었다.

통신소 건물 밖에서 묵직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하나.

둘.

셋.

그리고 수십 개.

베커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안개 사이에서 붉은 불빛들이 하나둘 켜지고 있었다.

그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스피커에서 기계의 목소리가 들렸다.

"목표 위치 확보."

"인간 저항 거점 제거를 시작합니다."

그날 아침 베커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기계는 단순히 인간을 죽이는 것이 아니었다.

인간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을 이용하고 있었다.

《오버워치: 마지막 방패》 제1화 끝

다음 이야기 — 제2화 《무너지는 전선》

Lv4 가을걷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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