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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에필로그

아이콘 노가다신세
댓글: 5 개
조회: 2430
추천: 9
2016-05-20 16:11:10

 

 

 

 

 괴조가 격추된 뒤로 대한민국을 노린 옴닉의 공세는 잠시나마 중단되었다. 물론 전쟁이 계속된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옴닉은 심해에서 이전보다 더 강력한 괴물을 만들어 지상에 다시 나타날 게 분명했다. 국군은 MEKA의 조종사들을 충원하는 한편으로 주변국과 협력해서 필사적으로 옴닉의 은거지를 알아내려 했다. 몇 달이 지나도록 별 성과는 없었다.

 디바는 팔을 치료받으면서 그 몇 달을 무료하게 보냈다. 그녀는 모두에게 찬사를 받는 영웅이 되었다. 사람들은 그녀가 괴물들과 맞서 싸우던 영상들을 보면서 쾌감과 희열을 느꼈다. 디바는 팬들의 식지 않는 열기는 달갑게 받아들였지만, 영웅 행색은 내켜 하지 않았다.

 "그냥 이기려고 열심히 했을 뿐이라고요."

 디바가 그러거나 말거나 언론은 열심히 그녀를 대한민국의 자랑거리로 치켜세워주었다.

 그녀가 자리를 비운 동안에도 부대원들은 자기들 나름대로 훈련에 매진했다. 디바가 때때로 부대원들을 둘러볼 때면 모두가 자신의 조종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보였다. 그녀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경험을 쌓기도 전에 죽어 나갔을 사람들이었다. 그녀를 처음 가르쳤던 박정식도 마찬가지였다. 박정식은 그녀가 어느 정도 회복된 뒤에 퇴역을 요청했었다. 디바가 그를 붙잡아두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나 같이 뒤처질 사람은 이런 일엔 빨리 손을 떼는 게 좋아."
 "조종은 여전히 잘하시잖아요?"

 "조종이야 눈 감고도 할 수 있지. 음…까짓거 너한테만 이야기해줄게. 솔직히 말해서 난 아직도 저 망할 것을 타고 나는 게 무서워죽겠어."

 그가 웃으면서 말했지만 디바는 그의 얼굴 속에 숨겨진 공포를 볼 수 있었다. 그녀는 그를 이해해주었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끝나고 파릇파릇한 새싹과 함께 봄의 기운이 올라왔다. 부산과 제주도의 해안 도시에 재건 작업이 시작되었다. 폐허 속에 먼지만 잔뜩 쌓여가던 건설 자재들이 제 역할을 하게 되었다.

 디바는 팔이 회복된 뒤에 국군의 홍보 행사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기체에 탑승해 묘기를 부리기도 했다. 전투가 없어도 그녀의 방송은 언제나 인기만점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승리 없는 나날이 금세 지겨워졌다. 예전처럼 프로게이머 활동을 잠깐씩 해보기도 했지만, 괴물들과 맞서 싸웠을 때 느꼈던 감정들은 조금도 돌아오지 않았다.

 디바는 자신의 숙소에서 창문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도시의 야경은 평화로우면서 따분했다. 그녀는 풍선껌을 크게 불었다가 터뜨리기를 반복하면서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아, 빨리 싸우고 싶다. 다음 괴물은 언제쯤 나오는 거람."

 그녀의 혼잣말에 반응한 듯이 방 한쪽에서 작은 진동이 일어났다. 디바가 고개를 돌리자 뭔가가 번쩍하고 사라지는 게 보였다.

 "누구 있어요?"
 디바가 광선총을 빼 들면서 물었다. 닫혀 있던 출입문에서 서늘한 밤공기가 흘러들어왔다. 디바는 방한복판에 서서 주변을 경계했다. 누군가의 손가락이 그녀의 어깨를 톡톡 두들겼다. 디바는 광선총을 침입자에게 겨눴다. 침입자는 광선총을 보고도 싱긋 웃고 있었다. 디바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트레이서?"

 디바는 광선총을 집어넣고 눈을 비비적거렸다. 트레이서가 양손을 허리에 대고 디바와 마주보고 있었다. 트레이서는 디바를 유심히 살펴보고 나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안녕, 꼬마 아가씨. 요새 심심해 보이던데 우리랑 같이 일해보지 않을래?"

 트레이서가 말했다.

 

 

 

 제 나름대로 생각한 디바의 프리퀄 소설을 오늘 끝마쳤습니다. 이제 보니 5월 12일부터 쓰기 시작했었군요. 시간에 쫓기듯이 쓰느라 작품이 초반부를 넘어선 뒤부턴 제가 봐도 퀄리티가 확 떨어진 게 아쉽습니다.

 처음 구상했을 땐 송하나가 프로게이머 동료들과 함께 싸우는 내용으로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구상하니까 있지도 않은 인물을 너무 많이 만들어야 하고 그만큼 분량도 엄청나게 증가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냥 송하나 혼자서 원맨쇼를 찍게 되었죠.

 작품 중간중간에 인간과 옴닉의 대립상을 써보려고 했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은 설정을 장황하게 다루는 건 무리라고 여겨서 쓰지 못했습니다.

 처음부터 디바의 기체엔 원작에 없는 로켓포를 달려고 했었습니다. 게임상의 그 화력으로 퍼시픽 림을 찍는다는 건 도저히 상상이 되질 않았거든요. 덕분에 전투 장면을 묘사하는 게 좀 수월했습니다. 융합포만으로 해결하려고 했다간 머리를 싸맸을 겁니다.

 원작엔 디바의 나이가 미국 기준으로 19살이라고 되어있지만 저는 송하나가 미성년자일 때부터 기체를 탑승하기 시작해서 작품의 시점이 됐을 때 성인이 되었다고 가정해서 썼습니다. 여성 프로게이머를 드론 조종도 아니고 실전 기체에 태워 내보낼 만큼 다급한 상황이라면 그 정도도 문제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설을 몇 편 쓰다 보니 블리즈컨 일정이 다가오는 게 굉장히 신경 쓰였습니다. 공홈에 올라오는 영웅들의 만화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 것들을 통해 디바의 추가 설정이 공개되면 기껏 써놓은 게 별 소용이 없어진다고 생각해서 차라리 빨리 완결을 내버리자는 생각으로 중반부터 급전개를 했습니다. 소설에 나오는 괴물들의 종류나 디바가 마지막에 자기 자신과 싸운다는 설정은 처음부터 생각해둔 거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소설이 전투 위주로만 진행될 수밖에 없었죠. 결국 오늘 끝을 보긴 했지만 마음 한편으론 굉장히 아쉽습니다.

 나중에 오버워치가 정식으로 오픈되고 설정들이 자세히 공개되면 디바에 관한 소설을 새로 쓰거나 다른 영웅들의 단편을 써보고 싶습니다. 그땐 더 양질의 글로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Lv83 노가다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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