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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기계와 그녀의 이야기 (가제) 54화

아이콘 람찡
댓글: 5 개
조회: 1980
2015-05-08 10:17:31

 

제 54화

 

섭리

 

 

 

 

 

 

 

 

(설정집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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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읽지 않으신 분은 이야기의 원활한 이해를 위해 읽고 오시면 더 재미있습니다)

 

 

 

 

 

 

 


드디어 [세상의 섭리]라는 녀석이 일을 하기 시작했다.

 

약 10분 전, 죠제프 교수의 교수실에서 페르소나가 입전, 게이트의 요청이 들어왔고

 

퍼크의 재량에 따라 게이트가 열려, 죠제프 교수와 페르소나가 오베이론에 승선했다.

 

현재 오베이론에는 이스와 티타니아가 이야기 중이었기에, 이스가 세웠던 가설 중 하나인

 

[티타니아와 페르소나가 만나면?]이라는 전제가 만족되었다.

 

그리고 그 섭리라는 녀석이 세계에, 말 그대로 개변을 일으켰다.

 

바깥쪽에서부터 간섭해 오는 막대한 중력파가 관측되었다. 절대로 혼자서는 막지 못할 양의.

 

마치 우주의 시작, 빅 뱅이 재현된 것과 같은 현상.

 

가로막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그 모든 것을 무(無)로 돌리려는 힘이 이 항성계를 향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었다.

 

퍼크에게 조우시각을 계산하게 했다. 남은 시간은 약 8분. 전 함대를 불러모으기엔 힘든 시간이다.

 

아니, 만약 모을 수 있다 해도 전 함대를 동원해서 막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스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했다.

 

이스를 제외한 다른 모든 크루와 일반인을 두 행성에 돌려보낸 후, 이드와 알터에게 긴급발진 명령을 내린다.

 

워프엔진을 기동하여 이드와 알터가 약 20초만에 합류했고, 세 척의 함선이 중력파에 맞서기 위해 출발했다.

 

다른 사람은 없다. 한 명의 인간과 세 기의 AI뿐.

 

막을 수 없을 지 모른다. 아니, 아마 막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발버둥쳐 볼 가치는 있겠지.

 

이스가 매우 좋아하는 헤르미아 행성과, 페르소나의 고향이기도 한 또 하나의 행성.

 

이스는, 그것들 모두를 지키고 싶었다. 자신이 가진 힘으로.

 


「실드 최대로 전개! 주포 조준! 목표는 중력파의 중심부예요!」

 


세 척의 함선의 주포가 충전을 시작했고, 중력파가 그들을 덮쳤다.

 

관성제어 기능이 확실히 뛰어난 함선들이기에 멀쩡하긴 했지만, 벌써 실드가 벗겨져 나가기 시작한다.

 

 

「발사!!」

 


세 줄기의 빛이 중력파를 꿰뚫는다.

 

빛은 멀리 멀리 이어지며 중력파의 중심부를 헤집기 시작한다.

 

중력파가 일순 사그라들었으나, 빛이 끊기자 다시 강해진 힘으로 세 척의 배를 짓누른다.

 

 

「이미 중심부는 블랙홀이 되어버렸습니다. 말려들고 있습니다. 탈출하십시오, 여왕님!」

 


퍼크의 권유. 이스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전속 전진합니다. 블랙홀의 중심부로 뛰어들겠어요」

 

「진심이십니까?」

 

「제가 진심이 아닐 때가 있었나요? 전속 전진! 목표, 미확인 블랙홀!」

 


이스가 퍼크에게 농을 던지고 명령을 내린다.

 

이드와 알터는 이미 워프엔진을 켜고 출발, 오베이론도 주저하다 출발했다.

 


「실드 전개를 풀지 말아요! 그대로 블랙홀에 부딪힐 거예요!」

 


가장 먼저 알터가 사건의 지평선 안으로 접어들었다.

 

알터의 실드가 순식간에 찢어지며 구현화되어 보강된 외장갑이 종잇장처럼 구겨진다.

 

하지만 알터의 구조물과 핵 부분이 중심부에 도달, 자폭하며 블랙홀에 거대한 데미지를 주었다.

 

다음은 이드. 역시 실드가 순식간에 찢어졌지만, 외장갑은 잠깐 버텨 내었다.

 

그대로 그 거대한 동체를 자폭시키며 또 한번의 막대한 데미지를 선사했다.

 

마지막으로 오베이론이 사건의 지평선을 넘었다. 아직 블랙홀은 건재했다.

 

퍼크와 이스의 외장갑이 동시에 전개되며 장갑을 강화시켰고, 이 역시 잠시 견뎠지만 역시 바로 구겨졌다.

 

그리고 블랙홀의 중심부에 도달했다.

 


「마지막 명령입니다. 오베이론, 자폭하세요」

 

「자폭을 시작합니다. 5, 4, 3, 2, 1...자폭」

 


폭발이 일어났다. 거대한.

 

마치 블랙홀을 잡아먹을 듯 거대한 폭발이었다.

 

여왕에 대한 마지막 조치로 외장갑을 고치처럼 이스에게 감아 준 후 오베이론은 자폭했다.

 

폭발의 후폭풍이 줄어들 무렵, 이스는 눈을 떴다.

 

자신의 외장갑을 구현화시키고 퍼크의 외장갑까지 고치처럼 둘러 준 바람에 이스는 말 그대로 상처 하나 없었다.

 

이스가 블랙홀을 바라보았다. 나름 블랙홀의 특성을 잃고 백색왜성이 되길 기대했지만, 보기좋게 빗나갔다.

 

블랙홀은 기세를 잃긴 했지만 아직도 건재했고, 다음 중력파를 뿜어 낼 준비를 하고 있는 듯 불안하게 맥동했다.

 

이스가 아랫입술을 꾸욱 물고 퍼크의 고치 형 외장갑을 흡수했다.

 

이렇게 되면...

 

이스가 흡수한 외장갑을 전부 전개하여 거대한 포신을 만들었다.

 

포신의 직경만 약 5m가 넘는, 초대형 포였다.

 

지금도 블랙홀이 암흑물질을 계속 흡수하고 있으니, 이론상으론 가능할 것이다.

 

암흑물질은 우주상에 가장 널리 분포하고 있다.

 

이 암흑물질을 반물질로 순간적으로 변화시켜 발사하는, 반물질 포를 구상한 것이다.

 

이스가 만든 반물질 포가 맹렬히 회전하며 블랙홀이 빨아들이는 암흑물질을 같이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포를 구성하는 외장갑이 모자라다. 이스는 자신이 두른 외장갑을 떼고 또 떼어 포신을 보강했다.

 

결국 이스가 가진 외장갑의 89%이상을 사용하여 겨우 포신을 완성할 수 있었다.

 

회전이 극에 달한 포신이 준비가 되었다는 듯 맹렬한 빛을 뿜어냈고, 이스가 포를 발사했다.

 

환한 빛이 블랙홀의 중심부로 흡수되었고, 제로거리에서 가해진 엄청난 포격에 블랙홀은 빛을 잃어갔다.

 


 [결국, 지켜낸 건가...]

 


이스는 맨 살갗이 드러날 정도로 외장갑을 소모했고, 우주 공간에서 맨 살갗을 보인다는 건, 죽음을 의미했다.

 

결국...이렇게 끝나는 건가.

 

하지만, 꽤나 좋은 삶이었어...

 

주마등이 스쳐 지나갔다. 아빠, 엄마...

 

끝까지 어울려 줘서 고마워요, 이드...

 

퍼크, 매일 어리광만 부려서 미안해요...

 

매일 묵묵히 일만 하게 만들어서 미안해요, 티스...알터...

 

내 시녀들, 피니, 레나, 케이, 앤...보고 싶어...

 

헬레나 언니, 변태지만 참 좋은 언니였는데...

 

그 생각을 끝으로, 뭔가 역류하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극심한 기침이 나왔다.

 

피가 섞인 기침을 하고 숨을 들이키려 했지만,

 

공기를 조합하던 외장갑마저 모두 소진한 탓에 호흡을 할 수가 없었다.

 

그대로 이스는 눈을 감았다.

 

눈에서, 귀에서...얼굴의 모든 곳에서 피가 흘러 나왔다.

 

마지막으로는 나쁘지 않을 지도 몰라, 라는 생각이 들어, 문득 피가 흐르는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와 함께, 이스의 몸이 완전히 얼어붙고 산산이 부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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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72 람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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