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한동안 인사말 부분을 생략하고 썼는데, 뭔가 밋밋한 느낌 때문에 오랜만에 다시 달아봤네요.
뭐, 그건 그거고...... 이번에 소개할 곡은 하츠네 미쿠(初音ミク)의 오리지널 곡인 <좋은 꿈을(良い夢を)>이에요.
2011년 8월 22일에 투고된 곡이에요. 투고 날부터 많은 시간이 지난 곡이다 보니까 성능면에서 어쩔 수 없이 최신 하츠네 미쿠 버전 보다는 기계음의 정도가 돋보일 정도로 심할 수가 있어요. 특히나 이번 곡처럼 잔잔하고 부드러운 곡일수록 더 그럴 수가 있다 보니 기계음에 예민한 분들은 바로 아래로 넘어가셔서 우타이테 버전을 들어주셔도 돼요.
작곡가는 니오P(におP)이에요. 대표곡은 <rain stops, good-bye>와 <Tómur> 등의 곡이 있어요. 이분의 곡은 대부분 감수성을 자극하는 발라드 풍의 락이에요. 서정적인 가사와 느긋한 템포의 부드럽거나잔잔한 멜로디가 굉장히 인상 깊어서 이런 곡을 주로 들으시는 분들에게는 한 번 찾아볼만한 보컬로이드 작곡가죠.
<좋은 꿈을>은 여러 작곡가가 참여하는 게 특징인 컴플레이션 앨범인 <EXIT TUNES PRESENTS Supernova 6>에 수록되어서 2011년 9월 21일에 발매되었어요. 별로 중요하지는 않지만, 이 앨범에는 니오P 만이 아닌, 40mp의 <시력검사(シリョクケンサ)> 같이 유명한 작곡가의 곡도 수록되어 있어요.
이 곡은 부드럽고 포근한 분위기의 멜로디가 굉장히 매력적인 곡이에요. 듣고 있으면 마치 캠핑장에서 모닥불 하나 피워 놓고, 담요 한 장에 몸을 감싼 채 따스하고 씁쓸한 커피 한 잔을 나홀로 들이키고 있을 때의 기분 같아요. 따스하고 느긋한 멜로디가 홀로 걷는 산책길처럼 마음을 진정시켜주지만, 전체적으로 무거운 멜로디는 쓸쓸하게 느껴지죠.
이처럼 가사도 굉장히 부드럽지만 그만큼 안타까운 감정이 듬뿍 섞인 게 마치 따스한 커피 같아요. 연인과의 이별을 듣고, 사랑하는 이를 위로하며 마지막 인사를 남기는 내용의 가사 안에는 사랑하는 이를 위하는 감정과 헤어지고 싶지 않다는 감정이 고달프게 뒤섞여 있어요. 그 내세우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곡을 더욱 쓸쓸하게 해주지만, 연인을 감싸는 따스한 감정이 곡을 매우 포근하게 해주는 거 같네요.
하츠네 미쿠의 조교는 좋다고 생각해요. 년도를 생각했을 때 기계음의 정도도 적당하고, 거친 발성 사이에서 부드러운 음색도 잘 살려냈어요. 하지만 그래도 역시 잔잔한 멜로디에 거친 기계음은 물과 기름 같은 관계. 성능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과이겠지만, 성능에 의한 거친 기계음이 나름 잘 살려낸 부드러운 음색에도 부드러운 멜로디와 제대로 섞여들지 못하고, 마치 억지로 끼워넣는 부품처럼 도리어 곡의 몰입을 방해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어 안타깝게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