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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벤트글]빙과 칼럼!

아이콘 AndrewP
댓글: 22 개
조회: 7101
추천: 6
2014-01-15 01:23:53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WqHDU

빙과 OST의 수록곡, Sicilien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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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을 쓰는 이유

2. 도피주의 문학/애니메이션의 부정

3. 일본의 죽음, 그리고 부활

4.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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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을 쓰는 이유

근래의 애니메이션 인기작들을 보다 보면 조금은 실망스럽다 싶은 것이, 아무리 재미있고, 아무리 감동적이고,

아무리 슬퍼봐야 결국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인 플롯(줄거리)에 질질 끌려가는 작품이란 겁니다. 초능력을 쓰는 5자리 수의 여자들이

연애두뇌가 중성자별보다 두꺼운 한 남자를 좋아한다던지, 정신병원에 있어야 할 것 같은 중2병 여자아이가 주인공과 동거를 하는 듯...

줄거리라는 '겉'은 같췄지만, 그 '속'에는 작가가 전해주고 싶은 깊은 뜻이 없습니다. 문학작품으로써의 가치가 없다는 거죠. '뽕빨물'이라고들 하시나요?  

그 중 예외가 빙과라고 생각합니다. 시시하다고 할 수 있는 '겉'을 보이지만, 작가가 저에게 이야기하는 '속'은 생각할수록 끝이 없어요.

하지만 겉을 까보지도 않고, '지루한 작품' 이라고 치부하는 사람들이 근처에 적잖이 있습니다. 

제 여동생도 '헠헠 오레키찅 스고이요'하면서 빨았고...

그게 안타까워 제가 빙과에서 작가가 전달하자 싶었던 뜻들을 정리해보자 합니다.

이미 본 분들께서 새로운 시점을 부여하자라는 뜻으로 쓴 거니, 줄거리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이미 긴 두서이기도 하니 바로 본문으로 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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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도피주의 문학/애니메이션의 부정




빙과 포스터의 일부분에서 시작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뭔가 좀 이상하죠?

빨간 글씨의 'You can't escape', 한국어론 탈출할 수 없다... 호러 미스테리에나 어울릴 듯 한, 빙과랑은 상관도 없어보이는

문장이 왜 여기 있을까요? 그리고 빙과처럼 영어의 사용이 드문 작품에, 왜 하필이면 영어일까요?

그거야, 영어로 써야 '탈출(Escape)'을 '도피주의(Escapism)'에 연관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백과사전의 말을 빌리자면, 이 영단어의 뜻은

 '엔터테인먼트를 이용해 일상 생활의 불쾌한 양상에서 관심을 돌리는 것', 즉 엔터테인먼트를 이용해 스트레스 해소-라고 나와있습니다.



애게인분들을 예로 들자면..

만화에 나오는 귀여운 여자 캐릭터가 애교를 떨면, 분명 남주가 대상일텐데도 기분이 좋은 분도 있으시고,

하렘물의 남주인공, 혹은 영웅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시는 분들도 있으실거라 봅니다. 현실에서 보면 '아 부러워'일 뿐일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현실적이지 않기때문에, 현실에서의 탈출이기에 재미가 있는거죠.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도, 현실의 여자에게 애정을 표현하기 불편하니까, 나쁘게 말하자면 현실 도피가 아닐까요?

이런 면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빙과는 좀 다릅니다. 현실적인 모습들만 미화를 하는 게 눈에 띕니다.

캐릭터의 모습들도 비교적으로 그렇고, 사소한 일들이 일상을 채우고...그렇게 재미를 부여하죠. 이런 면에서 볼 때, 

빙과는 '탈출 할 수 없다'를 말할 때, 괴물이나 살인마에서의 탈출이 아닌 이런 '현실에서의 탈출'을 부정하는 겁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애니메이션이 판을 치는 시대에, 이런 현실적인 애니로 '아무리 그래봤자, 너는 현실에 살고 있고, 빙과의 캐릭터들처럼 '현실'에서 즐거움을 찾아라' 라고 상기시키고 싶었겠죠. 


이 즐거움을 찾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건 '에루 치탄다'란, 대안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을 몸소 보여주는 캐릭터죠.

에루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법한 소녀입니다. 명가의 장녀로써 사업도 얾어져야 하고, 성적도 상위 유지를 하고, 품행과 말투도 그에 걸맞습니다. 그만큼 많은 기대를 받고 있죠. 

하지만 때때로 오레키하고 주변인에게 민폐를 끼치기도 하는데, 바로 사사한 일상의 사건들이 신경쓰일 때 입니다.

별거 아닌 미스테리를 가지고, 푸는데 진심으로 기뻐하며 집중하고, 오레키가 독단적으로 풀려하면 따지기까지 하죠.

에루가 이렇게 매달리는 건, 그런 작은 사건들이라도 아니면 바쁘고 불쾌한 일상에서 마음을 돌릴 기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호타로한테도 좋은 영향을 끼치죠. 목적의식이 전혀 없고 '회색', '에너지 절약'의 인간이던 호타로는

이런 놀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며 '장밋빛'의 나날을 보내게 되죠.'데헷-'하는 오레키. 에루가 아니면 상상도 못했죠.


<데헷-! 장밋빛의 배경과 활기로도 이어지는 해의 모양의 장식품이 눈에 띕니다.>

결국, 추리와 미스테리를 더함으로써 시시한 일상을 미화시키며 작가가 하는 말은, '쁜 일상의 사사한 것에 깊은 뜻을 두지 않으면, 그 안의 재미를 찾지 않으면 살기 힘들다'정도로 보입니다.

제 필력으로 인해 이해가 잘 안되시는 분은, 반례를 들면 좀 도움이 될것 같네요.

이 캐릭터가 에루처럼 선생님한테 반을 위로하는 것, 잡무 등등을 떠맞겨 지는데, 

일상에서의 재미를 찾지 못하고, 중학교 2학년으로써 고등 3학년을 희망하는 비현실적인 로맨스에만 집착하다 결국...


<흐콰한다>

매듭을 짓자면, 빙과의 작가는 일상생활을 미화함으로써, 현실에서의 도피를 현실 외에서 추구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니, 일상의 즐거움을 찾아 해소하라 조언을 합니다.

어떻게 보면, 독자/시청자=오레키, 작가=치탄다라는 관계를 맺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작가는 살인이 일어나는 '진짜' 미스테리에 비해 지루해 보이는 작품을 독자에게 권유하고(에루가 싫다 하는 호타루를 끌어들이듯이), 독자는 그 지루함에서 즐거움을 찾게 됩니다(오레키가 점점 더 적극적으로 참여를 하는 모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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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본의 죽음, 그리고 부활

'빙과'라는 제목이 어디서 유래 됬는지 아시나요?

물론 '아이스크림'이라는 말장난이 포함 되 있지만, 에루의 삼촌의 원래 대사는, '강해지지 않으면, 비명도 지르지 못한다' 였죠.

이것은 공식적 발언은 없으나 [입이 없으나, 비명을 질러야 한다(I have no mouth and I must scream)]라는 1960년대 문학작품에서 유래됬다는 설이 있습니다.

이 단편의 주인공들은 지구에 남은 5명의 유일한 인간이지만, 자가성을 획득한 컴퓨터의 시스템 내에 살고 있기에

계속 고문을 받으며, 영생의 몸으로 살아갑니다 - 다시 말하자면, 살아있지만 죽어 있습니다. 

이 속성은 에루한테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미 인생을 바쳐 할 일이 명가에 의해 장래까지 정해져 있기에,

그녀는 숨을 쉬지만, 원하는 인생을 살지 못합니다. 가족을 거스를 입이 없기에, 비명을 지르지 못합니다.
 
그녀가 선택의 자유를 가지고 있는 오레키가 무력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걸 답답히 여기고 재촉하는 것도, 보통 '민폐'라고 하지만 무리는 아니죠.

그럼 에루를 억압하고 있는 건 무엇일까요?

그것은 에루와 호타루가 걸어가며 보이는 지는 태양의 의미를 분석하면 알 수 있습니다.


<지는 해>
저도 이 장면을 보면서 참 의아했습니다.

호타로가 에루한테 상상으로 고백을 하는 장면이 표현되는데 - 고교의 두근거리는 장밋빛의 날이 시작될것 같은데 - 왜, 시작을 알리는 오르는 해가 아니고 지는 해일까요?

하지만 답은 씁쓸한 표정을 띈, 치탄다 에루의 독백에서 나오더군요. 오레키같은 남자아이 하나를 위해 있는 해가 아니라, 훨씬 더 큰 의미를 가졌습니다.

'봐 주세요, 오레키 씨. 이곳이 저의 장소에요. 물과 토지밖에 없어요. 사람들도 점점 나이가 들며 지쳐있는 상태에요. 저는 이곳을 가장 아름답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가능성으로 가득차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아요. 그렇지만... 오레키 씨께 소개하고 싶었어요.'

간단히 말하면, 에루가 소개할 수 있는 것, 결국 가진 것 전부는 희망이 없고, 늙은 사람들로 찬 땅일 뿐이다...인데

이거를 일본의 상징으로 국기에도 쓰이고, 하지만 배경에서는 지고 있는 태양과 조합해보면..

작가는 에루의 독백을 통해 일본이 죽고 있다는 것을 씁쓸하게 이야기하려 합니다.

일본의 경제는 언뜻 보면 좋아보이나, 현재 경제학자들의 평가에 의하면 많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여기에서도 보이듯이, 일본의 출산률은 1970년 이후로 아직까지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고, 그에 비해 사망률은 조금씩 상승합니다. 

이런 추세를 타다 보니 일어난 일은 노동인력이 적어졌다 - 즉, 에루의 말처럼 늙은 사람이 많아졌다는 겁니다. 2040년엔

일본의 인구 40%가 노인일 거라는 예측도 있더군요. 

그리고 작가가 이 쇠퇴의 이유로 대는 것은 '전통'입니다.

오레키가 치탄다 가족의 권력으로 북쪽 마을과 남쪽 마을의 다툼을 멈출 수 있단 걸 듣고 '명가의 권력'이라 하지만,

에루는 두 마을은 세계의 작은 부분이라 표하고, 그런거야 대단한 일이 아니라며 부정합니다.

결국, 그 이름있고 긴 전통의 명가조차도 대단하게 할 수 없는 것이 없다는 거죠. 실질적인 힘이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래도 에루는 '치탄다의 딸'로 이 비효율적인 전통에 묶여 계속하겠다고, 대학을 졸업해도 이 희망 없는 땅에 

돌아오겠다고 말합니다. 

이것을 아까의 태양이랑 조합해서 확대해석하면, 작가의 뜻은 결국 전통이 일본을 서서히 죽이고 있다는 게 되겠네요.



하지만...오히려 빙과는 일본에게 희망이 있다는 말을 하며 끝납니다.

위 사진에서 뭔가 위화감을 느끼지 않으셨나요?

원본 크기로 보시려면 그림을 클릭하세요.

원래 빙과에서 에루와 호타로가 같이 있을 때는, 에루가 자전거를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을 사진을 보셨을 때는, 오레키가 자전거를 끌고 있고, 이것은 작품 최종화에서 처음 일어나는 일이죠. 

이것은 오레키의 심경 변화를 나타냅니다. 오레키가 아직 회색 인생을 살고 싶어할 때 에루가 자전거를 타기를 권유하자,

거절하지만 오히려 마지막 장면에서는 끌고 있습니다.

이 자전거는 명가, 즉 '전통'에 옭히지 않은 오레키의 가능성, 자유로움을 의미합니다. 치탄다가 희망했지만, 

오레키가 '에너지 절약'의 모토를 버린 시점에서 에루는 이것을 포기하고 오레키한테 양보합니다.

그리고 둘의 풍경에는 벚꽃이 만개하며, 빙과는 막을 내립니다.
원본 크기로 보시려면 그림을 클릭하세요.

역시 주목할 것은 둘의 위치입니다. 에루는 뒷전으로 물러나 양 팔을 몸에 붙이고 발에 거리를 둔, 가만히 서 있을법한 자세를 취하지만, 

호타로는 앞장서  자전거를 내려다보며 탈 법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그리고, 일본인들에게 벚꽃의 뜻은 '부활'이기도 하죠. 
그래서 그런지, 큰 지진이 난 후의 벚꽃은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둘의 마지막 대사도 인상적입니다. 오레키의 '추워지고 있군', 하지만 에루는 '아니오, 봄이 오고 있어요'라 부정을 하죠.

그러니 이 화면의 요소들을 조합하면, 빙과가 캐릭터들의 성장 그리고 심경 변화를 통해 끝으로 말하는 것은 '일본은 전통에 묶여 죽을지도 모르나, 그렇지 않은 그 다음 세대가 자유롭게 부활시킬 것이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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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무리 

'빙과'는 확실히 쉬운 작품이 아닙니다. '미스테리'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장르이고, 일상물이라기도 하고 좀 묘한 감이 

있지요. 그래서 그런지, 딱히 이 작품을 지루하다고 평가해도, 뭐라 말 할순 없겠다 싶더군요. 

하지만 열심히 생각해 보면, 역시 옛날 외국들의 클래식 도서처럼 작가의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제가 그중에서 써 본 것들은 현실도피를 중요시하는 문학작품이나 애니메이션들을 비판하며

그 대안을 제시하는 면과, 그리고 일본 사회 상태의 은유와 그것에 대한 작가의 희망, 정도였습니다.

빙과라는 작품에는 재능이 있지만 노력하지 않는 자와, 재능이 없지만 노력하는 자의 갈등, 

이용당하는 것, 그리고 포기하는 것 등의 좋은 주제가 많이 있지만

이것들은 깊게 보지 않아도 않아도 명백한 주제이기 때문에

다른 분들이 더 좋은 칼럼을 쓰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제 글로 빙과에 새로운 시점을 부여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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끗!

으으 다썼네요! 

자기만족으로 쓴다고 쓴건데...문학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는게 꿈이라 재미도 있었고

글에서 중2병 돋는것같아서 쓰면서 오글오글했네요

이런 글에는 이런 어체가 맞나요?

4학년 후에 읽었던 한국 글이라고는 인터넷게시판밖에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필력도 딸리고..

뭐 읽어주셨다면 정말로 감사합니다 Q_Q

Lv61 Andre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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