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와 나라의 남쪽에 있는 와카야마현 해발 800 미터가 넘 산악지대에는 '고야산(高野山)'이 있습니다. 일본 불교의 성지이기도 하며, 남쪽의 구마노 고도에서 시작하는 '기이 산지의 영지와 참배길'이라는 세계문화유산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오쿠노인, 곤고부지 등의 사찰과 유적 등이 있는데, 오쿠노인 앞길의 참배길 역시 유명합니다. 일본의 역사책, 그리고 전국시대에 등장하는 유명인들의 묘들이 많습니다. 물론 대부분은 위령의 차원에서 만든 가묘일테지만, 충분히 들어봤을법한 인물들의 묘를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기차 안에는 이렇게 노선에 따른 역의 이름과 함께 해발고도도 표기되어 있습니다.
기차로 바로 고야산까지 가지는 않고, 극락교역(極楽橋駅)에 도착한 후 케이블카를 타야 합니다. 기차역과 케이블카가 이어져 있는터라 그냥 길을 따라 가면 바로 케이블카를 탈 수 있습니다.
[ 극락교역에서 케이블카를 타러 가면서 ]
케이블카에서 내린 후, 다시 버스를 탑니다. 3번째 교통수단입니다. 버스를 타고 한 십분 정도 가면, 이제 여행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참배길 입구, 즉 오쿠노인구치(奥の院口) 정류장에 내릴 수 있습니다. 중간에 대기시간 없이 바로바로 갈아타고 왔음에도, 하시모토역에서부터 대략 1시간 10분 정도 걸렸습니다.
참배길은 바로 이 오쿠노인구치에서부터 시작하며, 안쪽의 오쿠노인까지 1.8km를 천천히 걸어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쿠노인을 본 후, 이제는 오쿠노인마에(奥の院前)라는 다른 쪽으로 나오면, 오쿠노인의 참배길을 완전히 다 보는 셈입니다.
[ 오쿠노인 구치에 내린 후, 참배길을 걸어가기 직전에 ]
오쿠노인구치에는 이 참배길에 있는 유명한 묘들의 위치를 안내하는 안내도도 있습니다.
이제 슬슬 길을 걸어갑니다. 묘지도 많았고 이른 아침이기도 했지만, 길 자체가 상당히 종교적이고 경건함을 느끼도록 설계된 것 같습니다.
이 길을 걸어가면서 본 유명인들의 묘지 중 일부입니다. 수십개는 더 봤었지만, 첨부 사진 갯수의 한계로 인해 부득이하게 몇개만 선별했습니다.
[ 살마 도진가, 즉 사쓰마(=가고시마)의 시마즈 가문의 묘입니다 ]
[ 다케다 신겐과 그 아들 가쓰요리의 묘입니다 ]
[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맞선, 서군의 대장 이시다 미쓰나리의 묘입니다 ]
[ 센다이 지방의 다테 마사무네의 묘입니다. 애꾸눈으로도 유명합니다 ]
[ 니가타 지방, 우에스기 겐신의 묘입니다 ]
[ 혼노지의 변으로 오다 노부나가를 죽인 아케치 미쓰히데의 묘입니다 ]
[ 오다 노부나가의 묘도 있습니다 ]
이렇게 하나하나 보고가다가, 어느덧 오쿠노인에 이르렀습니다. 이 다리를 건너가면 사진 촬영이 금지라고 합니다.
오쿠노인을 둘러보고 막 나왔을 때입니다. 지팡이를 짚고 흰옷을 입고 걸어가는 순례자의 모습도 보입니다. 이게 정통 순례복장이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이런 순례길 도중에 죽는 경우도 많아서 죽을 경우 이 흰옷을 수의 삼아 묻어달라는 의미에서 이런 옷을 입고 순례길에 올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길 뿐만 아니라 시코쿠의 88개 절을 도는 순례코스에서도 종종 이런 복장을 입고 걸어가는 분들이 있는 듯 합니다.
이제 출구 방향인, 오쿠노인마에 쪽으로 길을 잡고 내려갑니다. 이 길은 최근에 만들어진 묘나 비석들이 많은 편인데, 기업들이 세운 것들도 은근히 있었습니다.
[ 영령전이라 합니다. 어떤 건물인지는 잘 ... ]
[ 닛산 자동차 .... ]
[ 죽은 동물들을 위로하는 것 같네요 ]
[ 로켓 모양이라 하도 특이해서 올립니다 ]
[ 거의 다 내려와서 오쿠노인 방향을 바라보고 ... ]
종교적 감성을 느껴보고 싶은 분이라면, 매우 추천드리는 곳입니다.
이렇게 참배길을 다 보고 나니 9시 전후, 즉 오쿠노인구치에서부터 약 2시간 10분 ~ 2시간 20분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제 곤고부지와 단상가람 등 이 고야산 불교 유적지의 다른 사찰들을 보기 위해 다시 이동했습니다.
피렌체의상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