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의 문제로 모든 포켓몬들이 획일화되고 상위호환, 하위호환으로 구분된다는 점을 꼽았었는데요. 애석하게도
본가 역시 마찬가지인 입장의 포켓몬들이 소수 있습니다. 기술폭, 특성, 아이템 등의 요인들로 차별화하지 못하는 게
a) 부스터

<유일왕으로 칭송받는 부스터. 대체 어느정도길래
저런 영광스런(?) 별명이 붙은걸까?>
별명은 유일왕. 물론 나쁜 의미로의 유일왕입니다. 타는 쓰레기라는 메가니움과 더불어 포고에서도
유명인사지요.
의외로 포켓몬고에선 불포켓몬 중 탑티어로 매우 준수한 스펙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스피드가 고려되지
않는 것과더불어 본가에서도 뛰어났던 화력(이것만 뛰어나서 문제)이 강점으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본가에선 그 별명이 말해주듯 매우 취급이 좋지 않습니다. 본 항목에선 부스터가 20년동안 어떤 대우
를 받아왔는지 조목조목 따져보며 부스터의 설움을 조금이라도 이해해보겠습니다.(?)
(1) 공격력은 매우 세다. 하지만 맷집이 떨어지고 스피드는 애매하다.
보통 화력이 강한 포켓몬은 두가지 유형으로 구분됩니다.
1.스피드가 빨라서 상대를 한방에 제압할 수 있다. 이 경우 보통 맷집은 약하다.
2. 스피드가 느리지만 내구가 좋아서 버텨가며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
스피드가 빠르면 상대보다 먼저 행동할 수 있고 느리면 버텨가며 제압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부스터는
이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특히 부스터의 스피드가 애매하게 느리다는 점이 큰데 본가에는 이런 기술이
있기 때문입니다.
* 트릭룸 : 장판이 깔려있는동안은 스피드가 느린 쪽이 선제로 행동한다.
애매하게 느리지 않고 아예 느려터졌으면 트릭룸 파티에서 어떻게 활용해볼 여지가 있었을텐데 진짜 그야말로
애매하게 느려서 트릭룸 상태에서도 활약이 쉽지가 않죠.
부스터는 이브이의 수많은 진화체 중 한마리입니다. 이러한 이브이 진화체들은 공통적인 문제가 하나 있는데,
바로 배우는 기술폭이 매우 좁다는 겁니다. 진화체가 여러 타입인만큼 같은 이브이 시리즈를 팀킬하지 않으려는
조치지요.
예를 들어, 다른 물타입 포켓몬은 전기, 풀타입 기술을 배우기도 하는데 샤미드는 전기, 풀타입 기술을 한개도
배우지 못합니다. 같은 이브이 진화체인 쥬피썬더, 리피아(4세대 포켓몬)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기위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스터에게도 이 문제는 예외없이 적용되어, 일반적인 포켓몬들은 다하는 기본적인 다타입 견제도 하기
힘듭니다.
(3) 화력이 문제가 아닌데 또 화력 위주로 주어진 특성
부스터의 화력은 2세대 전설의 포켓몬 칠색조와 동급입니다. 이미 화력만큼은 차고 넘친다는 거지요. 문제는
이 화력을 살리기 힘든 애매하게 느린 스피드와 좋지 않은 내구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마이너스 요인들이
특성으로 커버가 됐어야 했는데... 애석하게도 부스터의 특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 타오르는불꽃 : 불꽃 타입의 공격을 무효화하고 자신이 사용하는 불타입 기술의 데미지가 대폭
상승함.
* 근성 : 상태이상에 걸리면 공격력이 대폭 상승함.
이미 차고 넘치는 화력인데 또 화력과 관련된 특성을 받았습니다. 물론 공격력이 강해서 나쁠 건 없지만 부스터
의 문제는 화력에 있는 게 아닌데... 핀트가 빗나가도 한참 빗나간 특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7세대까지나온 포켓몬들은 약 800마리에 육박합니다. 이 중 대전에서 활용되는 포켓몬들은 기술폭, 특성,
능력치, 타입, 아이템 등으로 인해 차별화돼서 대놓고 상위호환, 하위호환인 관계의 포켓몬은 신기하게도 거의
없는 편이지요.
하지만 부스터는 슬프게도 이 몇 없는 상위호환, 하위호환 관계에 포괄됩니다. 부스터를 대놓고 저격한듯한
포켓몬은 5세대인 불비달마입니다.

<부스터의 완벽한 상위호환 5세대 포켓몬 불비달마.
부스터보다 떨어지는 부분이 단 하나도 없다>
역시 부스터처럼 높은 화력을 바탕으로 적을 압살하는 포켓몬인데, 문제는 부스터보다도 강한 화력에 준수한
스피드, 이와 더불어 부스터와는 비교도 안 되는 넓은 기술폭에 불타입인 것까지 겹칩니다. 게다가 꽤나 까다로
운 조건을 갖춰야 발동되는 부스터의 특성과는 달리 불비달마의 특성은 활용이 쉽고 그 컨셉까지 겹칩니다.
* 우격다짐 : 기술의 부가효과가 발동하지 않는 대신 기술의 위력이 대폭 상승한다.
이전글에서 소개했던 '기술의 부가효과'가 아예 발동하지 않지만 대신 그 기술의 위력 자체가 대폭 상승하는
특성입니다. 사실 위력이 있는 디버프 기술이 아니라면 부가효과는 일종의 보너스 개념이기에 일반적인 공격기
술에서 부가효과는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불타입 공격을 맞아야하거나 상태이상에 걸려야하는
부스터의 특성에 비하면 발동하기가 매우 쉽다는 거지요.
이렇게 5세대 포켓몬 불비달마는 부스터와 타입, 대전에서의 형태 등이 모두 겹치면서 능력치, 특성,
기술폭이 전부 우월하기에 부스터의 완벽한 상위호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가의 수많은 포켓몬들 중
이렇게 완벽하게 상위호환, 하위호환의 관계인 포켓몬은 정말 몇 없는데 부스터는 이러한 대접을 올해로
무려 21년동안 받고 있습니다.
괜히 사람들이 유일왕이라고 칭송하는 게 아니네요. 차라리 대전에서 아예 활용하지 못할 정도의 스펙이면
모르겠는데 그건 또 아니라서 계속 희망고문만 당하고 있습니다.
포고에선 현재의 위치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매우 궁금한 포켓몬 중 하나입니다. 대전이 개편되더라도
능력치가 간략화돼있는 현재의 포고라면 지금의 자리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물론 그래도 5세대가 나오면 불비달마때문에 하위호환으로 전락하겠지요.시한부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