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내가 애쉬번마을에서 본 일이다.
얼마전...
이제 막 기네아마을에서 나왔을법한,
하얀아이디가 눈에 띄는 초보자 한 명이 창고앞에 있던 한 엘프에게가서
"황송하지만 이 활 못 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마냥 그 엘프의 입을 쳐다본다.
엘프는 그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좋은 물건이오'하고 칭찬해 준다.
그는'좋은 물건이오'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투지포션 몇번을 들이키며 간다.
얼마를 갔을까 뒤를 돌아보더니, 또 다른 사람들을 찾아다닌다.
멀리 성길드 사람들이 보이자
인벤 속에 활을 얼른 숨기고
한참을 꾸물거리다가 다시 활을 꺼내
"이것이 정말 좋은활 맞습니까?" 하고 묻는다.
성길드 사람들도 호기심 있는 눈길로 바라다보더니,
"이 활 어디서 났소?" 라고 묻는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예요."
"그러면 공성중 먹자를 했단말이냐?"
"저같은 초보가 공성구경을 어떻게 한답니까? 한대만 맞아도 죽을텐데? 어서 활을 주십시오." 라고하며 손을 내밀었다.
성길드 사람들은 웃으면서 '좋소'하고 활을 건네 주었다.
그는 얼른 황망히 달아난다.
혹시 어쎄신들이 따라오지않을까,
뒤를 힐끔 힐끔 돌아다보며, 그렇게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흘리지는 않았나, 기스나지 않았을까 인벤을 살짝열어 확인한다.
이상이 없는지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인적이 없는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쭈그리
고 앉아서 자신의 활을 감상하고 있었다.
얼마나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간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당신은 초보자 같은데 어떻게 그 활을 구한겁니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활을 인벤속에 얼른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나는 그의 어깨를 잡으며
"염려 마십시오. 해치지 않소." 라고하며 안심 시켰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며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해킹 아이템이 아닙니다. 사냥해서 습득한것도 아닙니다.
어떻게 저 같은 초보가 이렇게 귀한 물건을 주을수 있겠습니까? 겁이 많아 마을 밖으로 한발자국도 나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토끼한마리 잡는것도 쉬운일이 아닙니다."
"그럼 어떻게 그런 귀한활을 구할수 있단 말이오?"
"저..저는 마을에서 사람들이 버리는 완드같은 잡템들을 주워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잡템들을 셀린아줌마에게 가져가 실버로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수 만번, 겨우 이 귀한 '엘프활'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활은 그냥 활이 아닙니다. 1년간 뼈와 살을 깍으며 노력한 저의 삶이자 결실입니다. "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당신은 나이트면서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가며 '엘프활'을 만들었단 말이오? 그 활로 무엇을 하려오? " 라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엘프활 한 개가 가지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