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가성비 CPU의 전쟁. 라이젠 5 3500 vs 코어 i5-9400F

값비싼 하이엔드 시장의 경쟁은 치열합니다. 그러나 저렴한 가성비 시장의 경쟁은 그보다 훨씬 더 심합니다. 하이엔드는 일단 성능만 높으면 다른 사소한 부분은 넘어갈 수 있고, 성능의 비교 단위도 제법 큰 편입니다. 그러나 가성비 제품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1, 2만원 차이로 '가성비 최고'의 칭호가 넘어가고, 1, 2프레임 차이로 성능이 엇갈립니다. 가성비 시장의 제품들은 비록 가격이 비싸진 않지만, 더 작은 숫자에 더 큰 의미를 두고 비교하니 하이엔드보다 경쟁이 더 심했으면 심했지 덜하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러니 제품이나 상황에 따라서는 하이엔드 시장보다도 더 어려운 영역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이 치열한 시장에 AMD가 새로운 제품, 라이젠 5 3500을 투입했습니다. 핵심 스펙인 CPU 아키텍처는 싱글스레드와 게임 성능을 크게 높인 젠 2를 그대로 유지하며, 6코어 6스레드 구성으로 상당한 수준의 멀티스레드 성능을 갖춘 CPU지만, 가격은 15만원으로 3세대 라이젠 중에서 가장 저렴하지요. 이 제품의 출시로 AMD는 10만원 중반의 가성비 CPU 시장을 공략할 새로운 제품을 확보했으며, 16코어 32스레드의 라이젠 9 3950X부터 15만원 대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보급형 시장까지 최신 제품인 3세대 라이젠으로 전부 채웠습니다. AMD의 신형 프로세서 라인업이 이제 완전히 갖춰졌다고 할 수 있겠네요.

 

 

가장 싼 3세대 6코어 라이젠

 

 

AMD는 멀티코어 프로세서의 기준을 끌어 올렸습니다. 가장 위의 하이엔드 데스크탑 시장에선 스레드리퍼 3990X로 64코어 128스레드를 예고했고, 메인스트림인 AM4 플랫폼에는 16코어 32스레드의 라이젠 9 3950X를 출시했습니다. 라이젠이 PC의 코어 수를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한 셈이죠. 이러한 확장은 보급형 시장에서도 이어지는데, 이제는 10만원 중반의 보급형 CPU조차도 6코어 6스레드가 지극히 당연해졌습니다. 라이젠 5 3500 역시 6코어 6스레드지요. 인텔이 4코어를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했는지를 생각해 보면, 많은 코어를 값싸게 쓸 수 있게 된 것이 다 라이젠 덕분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겁니다. 

 

코어/스레드 수가 라이젠 5 3500에서 가장 돋보이는 스펙임엔 분명하나 다른 스펙 역시 뒤지지 않습니다. 이전 세대보다 클럭 당 명령어 처리량 IPC가 대폭 상승한 젠 2 아키텍처 기반에, 기본 클럭 3.6GHz에 부스트 클럭은 4.1GHz까지 올렸습니다. 여기에 DDR4 3200Mhz의 고클럭 메모리를 지원한다는 점 역시 다른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와 같지요. 여기에 16MB의 L3 캐시를 조합하고 TDP는 65W로 작동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스펙만큼 중요한 부분이 하나 있으니 바로 가격입니다. 다나와 현금 최저가 14만 8800원, 카드 결재가도 15만 800원. 가장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입니다.

 

 

라이젠 5 3500 멀티팩. 멀티팩은 AMD 정품 박스와 디자인이 다르지만, AMD의 공식 유통사를 통해 들여온 정품이며, 3년 A/S는 똑같이 받을 수 있습니다. 

 

 

라이젠 5 3500과 라이젠 5 3500X는 원래 중국 시장을 비롯한 한정된 곳에만 판매될 예정이었으나, 국내에서 라이젠 5 3500 시리즈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청이 많아서 멀티팩 제품으로 들여오게 됐다는 썰이 있습니다. 

 

 

박스를 열면 CPU가 나옵니다.

 

 

레이스 스파이어 쿨러를 번들로 제공합니다.

 

 

라이젠 5 3500. 7nm 코어 다이는 대만 TSMC에서, 12nm IO 다이는 미국 글로벌 파운드리에서 만들고, 패키징은 중국의 글로벌 파운드리 공장에서 합니다. 그래서 제조 지역이 세줄입니다. 

 

 

AM4 소켓. AMD는 2020년까지 AM4 소켓을 계속해서 유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그에 비해 인텔은 바로 다음 세대부터 소켓이 또 바뀝니다. 

 

 

누가 라이젠 5 3500의 적수인가?

 

 

라이젠 5 3500과 가장 비슷한 가격에 판매되는 인텔 CPU는 코어 i5-9400F입니다. 제조 공정이 여전히 14nm고 기본 클럭이 3.9GHz에 머무르며 L3 캐시가 라이젠 5 3500보다 더 작은 9MB에 불과하지만, AMD보다 스펙의 숫자가 떨어진다고 해서 무조건 단점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저마다 CPU 아키텍처의 설계나 접근 방식은 다르기 마련이니까요. 단순한 숫자 비교로 어디가 좋고 나쁘다고 단정지어선 안 되며, 그 스펙으로 어떤 성능을 내는지를 따져봐야 올바른 비교일 겁니다. 

 

세세한 스펙보다 중요한 건 똑같이 6코어 6스레드 구성이며, 두 제품이 아주 비슷한 가격에 판매된다는 겁니다. 현금 최저가 15만 6천원, 카드 최저가 16만 7150원으로 코어 i5-9400F가 라이젠 5 3500보다 만 원 가량 더 비싸네요. 1, 2만원 차이가 크게 다가오는 가격대 성능비 위주의 시스템에서 작은 차이는 아닙니다. 치킨 한마리가 오가는걸요. 따라서 이번 테스트에선 인텔 코어 i5-9400F가 라이젠 5 3500보다 만원 더 비싼 값어치를 하는지, 그렇지 못한지를 보고 판단하면 되겠습니다. 

 

 

AMD 라이젠 5 3500. 마티스, 6코어 6스레드, 클럭 3.6~4.1GHz, 16MB L3 캐시, TDP 65W, DDR4-3200MHz

최저가 14만 8800원 http://prod.danawa.com/info/?pcode=10002339

 

인텔 코어i5-9세대 9400F. 커피레이크-R, 6코어 6스레드, 클럭 2.9~4.1GHz, 9MB L3 캐시, TDP 65W, DDR4-2666MHz

최저가 15만 6000원 http://prod.danawa.com/info/?pcode=7059166 

 

 

15만 원 CPU에 어울리는 테스트 조건

 

 

비싸고 성능 좋은 그래픽카드는 많습니다. 하지만 15만 원 짜리 CPU에 그런 그래픽카드를 쓰는 사람들은 없겠죠. 가성비를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내세워 CPU를 선택했다면, 그래픽카드 역시 같은 기준으로 선택하기 마련입니다. 현재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가성비가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모델은 라데온 RX 570입니다. 최신 게임을 풀 옵션과 풀 HD 해상도로 즐기기에 충분한 성능에, 10만원 중후반의 부담되지 않는 가격이라 보급형 시스템에서 인기가 높지요. 라이젠 5 3500 같은 15만원 정도의 CPU와 조합한다면 게임용 컴퓨터의 주요 부품이 30만원 초반대의 가격으로 해결됩니다. 

 

각종 프로그램과 게임 성능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또 있습니다. 메모리입니다. DDR4-2666MHz로 작동하는 8GB 메모리의 가격은 3만 원이 채 안 됩니다. 듀얼채널 구성해도 6만 원. 이 정도면 큰 부담이 되지 않지요. 다만 인텔 CPU는 메모리 클럭에 제한이 있습니다. 셀러론과 펜티엄, 코어 i3까지는 2444MHz, 코어 i5, i7, i9는 2666MHz입니다. 이에 비해 AMD 3세대 라이젠은 라이젠 5, 7, 9 모두 차별하지 않고 3200MHz의 메모리를 지원합니다. 뿐만 아니라 가성비 시스템에 어울리는 보급형 메인보드 칩셋에서도 메모리 오버클럭을 지원하며, 요새 나오는 2666MHz 메모리를 3200MHz로 오버클럭하는 건 매우 쉽습니다. 그래서 CPU가 지원하는 스펙의 한계에 맞춰서 인텔은 2666MHz, AMD는 3200MHz로 클럭을 맞춰 테스트했습니다.

 

 

AMD 시스템: MSI MEG X570 갓라이크 https://gigglehd.com/gg/5201838

인텔 시스템: MSI MPG Z390 게이밍 엣지 AC https://gigglehd.com/gg/4066393

 

 

3세대 라이젠은 3200MHz의 메모리를 쓸 수 있으며 인텔은 상위 모델조차도 2666MHz까지만 정식 지원합니다. 인텔이 앞으로 지원 메모리 클럭을 올려주면 기꺼이 거기에 맞춰서 테스트하겠는데, 유출된 소식을 보면 그럴 것 같지 않네요.

 

 

CPU 성능 비교

 

3세대 라이젠 이후로 라이젠의 평가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엔 괜찮은 싱글스레드 성능과 가격에 비해 압도적인 멀티스레드 구성을 갖춘 CPU였다면, 이제는 싱글스레드에서도 인텔과 나란히 발을 맞춘 CPU가 됐습니다. 라이젠 5 3500과 코어 i5-9400F의 관계 역시 그러합니다. 보다 엄밀히 말하자면, 라이젠 5 3500이 더 높은 성능을 보여주는 테스트가 훨씬 많습니다. 인텔은 CPU-Z의 AVX2 명령어 테스트나 WinRAR 압축 테스트 같은 지극히 일부 테스트에서만 우위를 보였을 뿐이며, 그 외에 다른 거의 모든 테스트에서 라이젠 5 3500이 앞선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CPU의 순수한 연산 성능부터 시작해서 AMD가 앞서다고 평가 받았던 영상 인코딩과 편집은 당연하고, PC마크 같은 종합 테스트까지 전부 말입니다. 

 

 

CPU-Z 기본 테스트

 

 

CPU-Z 19.01.64 베타

 

 

 

CPU-Z AVX2

 

 

시네벤치 R15

 

 

시네벤치 R20

 

 

wPrime

 

 

 

WinRAR

 

 

7Zip

 

 

산드라 2020 연산 성능

 

 

산드라 2020 암호화 성능

 

 

산드라 2020 금융 분석

 

 

산드라 2020 AI/머신 러닝 성능

 

 

산드라 2020 멀티코어 효율

 

 

산드라 2020 전력 효율

 

 

아이다 64 L1 캐시

 

 

아이다 64 L2 캐시

 

 

아이다 64 L3 캐시

 

 

포브레이 3.7

 

 

X.264 인코딩 패스 1/2

 

 

X.264 벤치마크

 

 

X.265 벤치마크

 

 

PC마크 10

 

 

PC마크 10 익스프레스

 

 

PC마크 10 익스텐디드

 

 

 

PC마크 10 상세 항목

 

 

게임 성능 비교

 

CPU 가격에 맞춰 라데온 RX 570을 달았지만, 이게 가성비는 좋아도 엄청난 고성능의 그래픽카드는 아닙니다. 그래서 해상도는 풀 HD로만 테스트했습니다. 라데온 RX 570에 15만원 선의 CPU에서 2K 게이밍을 바라는 분은 없겠죠? 또 레드 데드 리뎀션 2 같은 게임은 비디오 메모리의 제약 때문에 최고 옵션이 아니라 높음으로 낮춰서 테스트했습니다. 이런 조합으로 이루어진 게임 테스트에선 두 CPU가 거의 비슷한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코어 i5-9400F보다 라이젠 5 3500의 프레임이 조금 더 높습니다. 실제 게임에서 1, 2프레임의 차이를 체감하긴 어렵겠지만, 엄밀하게 숫자를 비교해 등수를 따지면 AMD의 승리입니다. CPU의 연산 성능은 물론이고 게임에서도 라이젠 5 3500이 조금 더 우세하다고 말할 순 있겠네요. 

 

3D마크 타임 스파이

 

 

3D마크 타임 스파이 익스트림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익스트림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울트라

 

 

VR마크

 

 

애쉬즈 오브 더 싱귤러래티

 

 

어새신 크리드: 오딧세이

 

 

데이어스 엑스: 맨카인드 디바이디드

 

 

포 아너

 

 

기어즈 5

 

 

히트맨

 

 

미들 어스: 쉐도우 오브 워

 

 

배틀그라운드

 

 

쉐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

 

 

토탈 워: 삼국

 

 

월드 워 Z

 

 

GTA V

 

 

레드 데드 리뎀션 2

 

 

포르자 호라이즌 4

 

 

파 크라이 5

 

 

레인보우 식스: 시즈

 

 

디비전 2

 

 

라이젠 5 3500 vs 코어 i5-9400F

 

 

제품의 가격은 제조 원가가 아닌 성능과 기능에 의해 결정됩니다. 비슷한 성능을 지닌 두 CPU가 비슷한 가격에 판매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비슷할 뿐 똑같진 않습니다. 가격 대 성능비가 중요한 시스템이라면 1, 2만 원의 가격과 1, 2프레임의 성능 차이까지 따져볼 이유가 충분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라이젠 5 3500은 코어 i5-9400F보다 더 높은 성능을 내면서도, 가격은 더 저렴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15만 원 선의 가성비 CPU를 찾는 이들에겐 분명히 괜찮은 선택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