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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아카샤를 내 캐릭터를 통해 직면했다...
겜방에서 일하면서 어깨너머로 봐왔던 수없이 토나오는 광경을
이제 내 캐릭터로 체험 할 수 있다...
주로 함께 했던 분들은... 창광광(궁or무or법)...
창광광은 고정멤버였고, 나머지 딜러 한분은 당시 상황에 맞게 지인분을 모셔가곤 했다.
아카샤의 랜타는 크게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쫄을 4마리정도 붙이는 가벼운 공격이고,
하나는 갑자기 달려와서 초록색 침을 톽! 뱉는 공격이다...
두번째 말한 공격이 힐러에게 굉장히 위협적인 공격이었다...
뒤로 피하면 안되고 미리 피해도 안되고
마우스를 돌려서 딱 맞는 타이밍에 피해야 한다...
너무 빨리 피하면 계속 따라오고, 너무 늦게 피하면 자빠져서 죽어버린다.
당시 법사만 회피가 두개였고(물러, 빙대) 사제랑 정령은 회피기가 하나였다.
즉, 실패는 죽음...
이걸 깨닫기 까지 몇 번의 죽음이 있었고...
그다음은 쫄처리였다...
당시 딜러들의 무기가 지금에 비해서 정말 참혹했으므로...
(7강정도면 아주 준수한 상급딜러였다. 게다가 옵작도 안되니 옵션은 말도 못함...)
50%와 15%에 나오는 '엄청난 존마니들이 몰려옵니다' 라는 글귀는
보는 이로 하여금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 수십마리의 쫄들이 힐 한방으로 전부 나를 바라볼때의 그 기분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근데 이 쫄몰이를 터득하기 까지 몇 트가 걸렸고...
그러기까지 원딜이 도와주시던지 내가 하다가 거리유지 못해서 죽던지
쫄몰이 하다가 아카샤랑 동선이 겹쳐서 다굴맞아 죽던지...
말도 할 수 없는 수많은 일들이 있었고...
당시 내가 존경하던 정령사인 유코에게
이걸 어떻게 처리하는지 물어봤다...
유코는 참 개구쟁이라서 마을에서 아는 엘린을 만나면
지칠때까지 폴짝폴짝 강아지처럼 뛰어서 대화없는 인사를 하곤 했다.
이 유코가 하는 말이...
일단 평속을 유지 하고 나서 엘린종특을 미리 켠 후,
신속성수까지 마시고 동그랗고 크게 돌다가
최소 8미터 이상 유지하고 통이 먼저 깨지게끔 평타를 치면
딱 깨지면서 전투상태로 되지도 않는단다...근데
늦게 쏴서 쫄이 그 평타를 맞아버리면 통도 안깨지고 전투가 걸려서 꼬인단다...
그리고 쫄모으고 첫통을 쏘기까지 15초를 넘기면 안된단다...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뭔가 좋은 방법이 없나?
나는 버프로 주는 신성의번개가 데미지도 준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그리고 그 신성의번개가 황미지팡이정도의 데미지라면 통도 부술 수 있다는 사실을
임상실험을 통해서 깨달아냈다...
결국은 정령사보다 훨씬 쉽게 통을 깰 수 있었고,
처리력이 훨씬 좋아졌다...
그리고 창기사의 힐정화...
이 아카샤라는 던전은 당시 탱커의 역할이 켈상힐러정도로 중요한 던전이었다.
탱커의 스타일과 역량이 어떠하냐에 따라서 전반적인 운용과 난이도가 엄청나게 갈라지는곳이었고,
다행히 우리길드의 탱커님들은 전부 실력이 짱이었다 u_u*
당시 자주 했던 분은 용나라대마왕 형이랑, 정이짱 님이었는데...
당시 아카샤잡다가 '파티원 [용나라대마왕]님이 사망하였습니다' 라는 빨간글자가 뜨면
순간 겁부터 났다... 왜냐면 보통 이럴경우에 재우지 못하면 다음타겟은 힐러가 되기 때문이다...
빨리 광전사가 크리티컬 데미지를 내어줘서 아카샤의 주의를 돌려주어야 했다...
당연히 그동안 제대로 된 딜을 못하니 아카샤 체력은 무럭무럭(?) 회복된다...
어느정도 아카샤를 다니고나서 나는 처음으로 사제의 한계를 알게 되었고...
'내가 현재 테라에서 사제라는 직업으로 함께 파티를 다니는 것 자체가 민폐' 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 토키님, 사제랑 가면 엠약 많이 쓰나요?
> 음 한 40-50개? 정도 써요 ㅎㅎ
- 헉, 그럼 정령사랑 가면 좀 도움이 되나요?
> 구슬을 그렇게 깔아주는 정령사랑 가면 도움이 되긴 하는데, 그런 정령사가 흔하진 않아요 ㅎㅎ
- 크리티컬도 잘터진다면서요...?
> 내가 원래 크리가 잘 안터져서 그런가? ㅎㅎ 잘 모르겠던데... 신경쓰지 마요 ㅎㅎ
에코코님은 충분히 훌륭한 힐러임
...단지 내가 몰랐을 뿐이었다...
샤르티에서 축복해제를 해 줄 수도 없고(당시에는 무기력에 축해기능이 없었다)
엠피 회복 기능도 전혀 없는 사제로
힐, 정화 잘해주고 나 잘살아 있는다고
내 스스로 만족하고 있었다... 정말 엄청난 회의감과 괴리감이 들면서...
나는 사제라는 직업의 어두운 면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 길드원 여러분... 정말 고마워요... 한번도 싫은 티도 안내고 저랑 그렇게 함께 해 주셔서...
그리고 너무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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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샤를 자주 같이 갔던 사람중에 땅콩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20대 초반 남자였는데, 톡하면 듣기만하고 마이크는 안하는 사람이었다.
이사람을 첨보기는 부캐 정령사 하다가 꽤 초반에 봤는데 당시 땅콩이 했던 직업은 창기사였고...
이때쯤에 지금도 동거를 하는 참한두유라는 법사도 만나서 같이 렙업을 하게됐다...
아 그리고 이 정령사와 유코의 부캐무사도 같이 컸다...
그리고 그 땅콩이라는 사람 무사와 같이 아카샤를 가게 됐는데...
지금은 어떤지 몰라도 당시엔 딜이 너무 안나온데다가
명품부적이 아예 없었다...산초같은것도 당근 없었고.
즉, 지금 쓰지도 않고 버리는 잡부적가지고 나오는 옵션 나올때까지 계속 던져가면서
옵션을 만들어냈는데,
당시 우리는 넴드마다 부적을 새로했다... 그만큼 한 네임드 잡는게 시간이 오래 걸렸다...
땅콩무사가 2넴에 해당되는 카라스챠방 문이 열리자마자 자동달리기 렉이 걸려서
부적도 하기전에 선애드를 내버렸다.
그전에 통이 깨지는 사고로 나는 죽었었기때문에 부적이 날라갔었고,
그런 일때문에 땅콩한테 엄청나게 화를냈다
근데 난 땅콩이 사과할 줄 알았는데 이양반이 적반하장으로 더 화를 내더라 싸움은 더 크게 번졌고
그렇게 말이 오가다가 정말 어이없게도 나는 추방을 당해버렸다
파티추방... 당시엔 한명한명 일일히 물어보고 면접봐가면서
혹은 아는사람들끼리 가기만 했던 인던이라...
(지금으로 생각하면 7-8월달에 지인끼리 샨드라 가는 파티였다고 생각 해 보시면 감정이입이 됩니다)
파티추방이라는 현실은 갑자기 받아들이기가 매우 힘들었다.
엄청나게 흥분을 했고, 당황스러웠다.
결국은 그 파티는 땅콩이 다른 힐러 불러서 깼다고 하더라...
그리고 나는 길드내에서 근신을 당했다...타유저와 물의와 분쟁을 유발했다는 이유였다
> 에코코님, 암만 자기가 부당하다 생각되어도 여러사람 있는 톡에서 그렇게 흥분하면 안됐었다고 생각해요
- 죄송합니다 길마님
> 당분간 고정팟에 끼지 마시고 조용히 지내세요 분위기가 괜찮아지면 같이가요
- 네... 부캐 키우고 있을게요
당시 내 접률이 상당히 높아서 부길마까지 고려하고 있었던지라
내입장에선 상당히 타격이 있었다...
그래서 이 시점에 첫캐릭터인 법사도 만렙을 찍고, 창기사도 키워봤고...
정령사도 30중후반까지 올렸다.
그 정령사 키우면서 인벤의 정게에 썼던 글이다...
당시 게임을 했던분들은 아시다시피...
현재 여명 초반보다 더 사전지식이 없고 더 무지하고
더 많이 맞고 더 가난한 사람이 수두룩빽빽했고,
정령사가 육성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사제가 걍커피였으면, 정령사는 티오피이다 못해 콩다방 별다방 파스구찌 커피였다...
토나오고 욕나오는 일이 일상다반사였고 도닦기 딱 좋았다...
여태껏 내가 가지고 왔던 사제부심과 자존심이 쓰레기같이 구겨졌고...
나를 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