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글은 저희 엘린존중 길드의 "아저씨" 님의 글을 대신 올려주는것임을 밝힙니다.
실제로 게임의 대해 잘 모르시고, 나이가 많으신 분입니다 최소한의 예의 부탁드립니다.-
↓밑의 인증은 글의 진실성을 위해 첨부합니다.
안녕하신가 테라 여러분.
껄껄 아내에게도 안쓰던 편지를 갑자기 써보려니 쑥스럽구만 그려.
다들 동생들이라 생각하고 말 놓을터이니 양해 바라오.
(게임을 하는 연령대는 모르겠지만 우리 길드의 동생들을 보아하니, 대부분 20대이더군
나보다 늙은이가 있을련가 모르겠지만, 만약 존재한다면 아우가 애교부리는것 마냥 귀엽게 봐주시오.)
다름이 아니라 요새 , 우리 벨릭의 은총 서버의 귀여운 딸같은 엘린들을 모아놓은
엘린존중 길드의 이미지가 나로인해 많이 나빠지고 있더군.
어디서 부터 말해야할지..
일단 변명전에, 짧그막한 내 인생 소개부터 들어주지 않겠나.
나는 순천에사는 47살 아저씨네.
만 스물 다섯에 말단공무원으로 들어가 20년간 딸과 아내를 위해 살아왔다네. (갑자기 뭔 씨나락 까먹는 소린가,하더라도 좀 봐주시게.)
깡시골에서 자라 원래 집이 가난했던 터라, 정말 어릴땐 배가고파서 죽을 지경도 수도없이 겪어봤다네.
(나의 고향에선 나 공무원 됐을때,개천에서 용났다고 난리였지.)
아무튼 다른 동료직원들 사무관 됐다고 좋은 옷 사입고, 거들먹거리며 술사고 할때.
난 이제서야 겨우 내집 마련하고, 딸내미 대학 편히 다니게하려 애써 눈흘기며 남부럽지 않은척 했다네.
그래서 5급 사무관 임명받을때도 9년동안 입던 정장입고 입관받고.. 나에게 쓰는 돈 한푼은 정말 엄격하게,
아무튼 인생을 가족에게 헌신적으로 살았어.
그런데 뼈빠지게 벌어와도 유학가서 전화한통 없고 고마운줄 모르는,
이제 내딸인지 뉘딸인지 모르는 딸 하나에.
산악회다 모임있다 동창회다 가방산다 하며 내 피같은돈 다빨아먹는 마누라에.
정말 내나이 46에 왜이렇게 살아야하나 회의감이 들더군.
그래서 그냥. 다 때려쳤지. 어짜피 20년 일했고 연금 나오니깐.
그래서 좋은 컴퓨타 한대 뽑고 처음엔 바둑이나 좀 살살 두다가. (내 취미가 바둑 이라네 ㅎㅎ)
어쩌다 시작한게 이 게임이네.
정말 어려웠지 허허 어지럽고, 눈아프고 조작법도 허구한날 까먹고.
그러다 레벨 18즈음에 나 알려주다 친절히 저희 길드오라며 초대받은게 엘린존중. 지금 몸 담고있는 길드네.
토끼같은, 여우같은, 딸같은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생활하는 엘린존중 길드.
정말 상상만해도 행복하지 않나 ㅎㅎ
그러다 어느덧 만레벨도 도달하고.
되도 않는 손놀림으로 이리저리 사냥도하고, 인던도 배우고 그랬지.
사람들은 나에게 발컨 이라고 하더군 발로 컨트롤한다고 껄껄
그렇게 길드동생들과 하루에 몇번 던전을 돌다, 다른사람들과 던전을 가보니
내가 먹어선 안될 아이템을 먹었다고. 역적놈이 되어버렸더군. 좋은 아이템은 재빨리 입찰해버리는 내 성격에,
잘못된 일을 저지른거지
내가 먹은템은 빛나는 부유석 이었다네.
히야. 가지고 있으면 마음이 부유해질것 같아서, 재빨리 먹어버렸더니. 그게 서버의 역적이 되어버렸더군.
그러고나선 채팅창에 "아저씨 먹튀놈 사기꾼" 등등의 내 아이디가 떠올라다녔고.
개같은 눈치. 47년간 봐왔는데. 이깟 게임에서 또 눈치 볼 필요 있나 하곤,
누가 이기나 보자. 하며 던전을 돌면서 그 돌맹이는 꼭 먹곤 했지.허허
늙은이의 탈선 이랄까?
평생을 배고픔 참고, 울고싶어도 참고, 자존심이 밑바닥까지 떨어져도 참고 참았네.
죽고싶은 마음도 정말 많이 들었지. 그럴때마다 이 각오로 어디까지 가보나 살아보자 하며 살았네.
그래서 이깟 게임에서라도. 남 눈치 안보고. 최고의 악당, 최고의 몹쓸놈이 되어보고 싶어서 여태 그래왔다네.
근데. 나혼자 악당이면 좋았으련만,
우리 사랑하는 동생들까지도 악의 무리에 껴버렸어.
내가 그동안 고마웠다고 길드탈퇴를 하자, 동생들이 붙잡아줬지.
정말 이런 여린 엘린같은 아이들에게 미안해서. 뭐라도 할 수 없을까 했지만.
이미 내 악명은 서버내 최고를 달성했고, 되돌아 갈수도 없을것 같네.
이 아이들에게도 같이 피해가 가는것이 너무도 싫어서, 닉네임 변경을 해볼까도 했지만
그것은 잠깐의 도피처 일 뿐, 근본적인 원인은 해결되지 않는다는걸 알고있지. 마치 괴로울때 죽도록 술을 퍼마시는것 처럼.
그래서 테라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본다는 이곳에,
글을쓰면 길드의 동생이 올려주기로 하고. 내 글 몇자 써보네.
테라의 친구들이여,
이제. 나를 좀 용서 해주지 않겠나?
내 여태껏 서버의 가장 악랄한 악당으로 살아왔다면,
이젠 최고의 모범시민으로 살아보고 싶네.
엘린존중 길드의 천사같은 친구들이,
뭣모르는 18레벨의 초보자였던 나에게 해준 그것과 같이 말일세.
- 테라의 벨릭의 은총, 엘린존중 길드의 47세.늙은이 아저씨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