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히 살기 위해서라지만 입안 아퍼 죽겠네요.
지금도 반쯤 입 벌린채로 침 좀 고이는 걸 감수하며 아퍼 아퍼 중 ㅋㅋ
1. 아침 인던 : 인간존엄을 위한 대장 인던 렙제: "대장이 약한 자" 칭호 소유자
오늘은 아침부터 아픔의 연속이군요.
아침식사는 집사람이 친언니와 얼마전 다녀온 해외여행에서 사가지고 온
홍콩 무슨 유명요리사가 만들어줬다는 연잎밥을 데워먹었는데...요.
치과치료를 받을 겸 부모님집으로 가는 누리로 열차에 몸을 싣던 중, 들려온
불길한 뱃속 신호.
아뿔사..어쩐지 먹을때부터 맛이 없더라니. 이거 상태가 메롱이었던건가.
저는 대장이 좋지 못한 관계로 배변을 오래 참지 못합니다.
In Time 영화모드 돌입. 이 강렬한 하이라이스 배출 신호라면 경험상 주어진 한계시간은 단 20분!
그러나 이 열차는 누리로. 화장실 따윈 없다.
이미 전역을 출발한지 얼마되지도 않았고 다음역은 영등포. 도착까지 13분!
남은 시간은 7분. 과연 버틸수 있을것인가?
하윽~~
따뜻한 좌석은 괄약근의 긴장에 독.
아직 내리려면 멀었지만 입석인양 내리는 입구까지 가서 일부러 찬바닥에 털푸덕.
무념무상. 내 뱃속은 이미 믹서기에 들어간 계란반죽마냥 강렬히 요동치고
인간의 존엄이란 무언가 중얼거리며 괄약근에 영혼의 어글 키핑 중. 하윽~~
캐리어 안에 든, 부모님 냉장고를 습격하기 위한 아이스박스를 꺼내 이 기차 안에서
긴급 화장실을 만들어야 하는 것인가? 하는 극한의 한계 모드 속.
영등포 도착. 뚜뚜뚜 뛰면 안돼. 배에 진동을 주어선 안된다. 최대한의 최단거리로 화장실을 검색하라.
목표발견...오오~ 잠깐. 화장실 앞에 화장지 자판기? 호오 마지막 트랩이었군.
이런 경우 99%의 확률로 대변칸에 화장지가 없지.
부들부들 떨리는 오리걸음으로 200원 투하후 화장지를 들고 화장실로 ~ 슝.
역시나 대변칸에 화장지는 없었다. 이렇게 하이라이스 배출 후 위기 탈출!
2. 오전 인던 : 고통과 비명의 치과 인던 렙제: 무제한 (간혹 부모님의 트랩에 빠진 불쌍한 아가들 목격)
그렇게 도착한 동네 단골 치과 병원.
저는 충치는 여태까지 없었지만 이빨이 너무나 민주적으로 나서
반달이상의 입원치료를 통한 턱뼈 수술을 통해서만 교정이 되기 때문에
잇몸에 염증이 많습니다. 거의 주기적으로 이빨을 벌리고 염증을 제거하는데요.
의사선생님은 자꾸 대학병원 가서 수술 받으라면서 이러다 풍치로 이빨 다 빠진다고 겁주는데...
말이 쉽지. 그런 대수술도 겁나고 최소가 반달이지 한달은 입원한다는 게 어디 내키나요.
그리고 시작된 마취주사. 으어어 그 긴 바늘은 언제 봐도 적응이 안된다구.
가스~ 가스 좀 넣어줘요. 아으아으아으. 성인은 안해요 드립은 그만~ 진짜 아프다구 이 양반아.
익숙해질수가 없어. 이 놈의 치과 마취 주사.
마취가 완벽히 된 후, 내 이빨 속에서는 킬리언의 분노 소용돌이 저리가라의 굉음이 울려퍼지고
툴사의 점프소리가 이빨별로 도레미파솔라 버전으로 음색 달리하며 나기 시작하고
무엇보다 간간히 양치질 할때마다 공미 3넴 바닥 같은 잔여물이 크어억~~
한마디로 뻘겋고 아프고 뻘갰다는 소리다.
그리고 긴 인내의 시간이 지나고 ....
" 오늘은 반쪽만 했어요. 왼쪽은 언제 할까요? "
.... 아~ 누나, 나 지금 당신이 진짜 무서워.
그리고 지금 마취로 얼얼해진 입 반쯤 벌리고 인벤질 중입니다.
으흐흐흑. 고통의 하루 시작이로세.
서리바다
서리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