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ㆍ검찰 성폭력행 구속 기준 적용 혼란…재범ㆍ보복범죄 우려↑
- “성범죄 구속기준 통일해야…세분화ㆍ점수화 등 계량화 필요”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 지난해 2월 경기도의 한 노상에서 30대 남성 A씨가 20대 여성 B씨를 뒤에서 껴안고 가슴 부위를 만지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다. B씨는 윗옷이 벗겨지고 온 몸에 생채기가 난 채 주변 식당에 들어가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A씨가 성폭행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B씨에게 상처를 입혔다고 보고 강간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강간을 위해 옷을 벗겼는지 피해자가 취해 더워서 벗은 건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피의자의 방어권도 보호해야 했다”며 국민들이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 지난 2012년 서울에서는 옛 동거녀 C씨를 감금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다가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돼 풀려난 40대 조선족 D씨가 C씨를 찾아가 보복살인을 저질러 주변에 충격을 줬다. D씨는 보복 범행을 암시하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C씨에게 여러 차례 보냈지만 법원 측이 수사기록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결론을 내려 참혹한 보복 범죄를 부른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국내 성범죄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성폭력 범죄자들이 구속돼 재판을 받는 비율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위 두 사례처럼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 경우 일반 국민들이 쉽게 납득할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히려 풀려난 피의자가 자신을 고소한 여성을 대상으로 보복범죄를 저지르거나 제3자를 상대로 또다른 범죄를 벌이는 경우도 적지 않게 발생해 국민 불안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과 검찰 사이에 성범죄자 구속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2일 대검찰청 범죄분석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성폭력범죄자 2만1389명 중 2809명만 구속된 것으로 집계됐다. 구속률은 10.8%로, 피의자 10명 중 한 명 만이 검찰 처분 전까지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은 셈이다.
이에 따라 학계를 중심으로 성범죄자에 대한 실제 법 적용과 국민 법감정 사이에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일반 국민들은 성폭력범죄를 현재보다 더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성범죄 피의자 대부분이 불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는다는 점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김병수 부산대학교 법학연구소 전임연구원(법학 박사)은 법원과 검찰이 성범죄에 대해 개별적인 구속기준을 갖고 있는 것이 영장 기각률을 높이는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법원이 구속여부를 판단할 때 ‘도주나 증거인멸의 염려’를 주로 염두하는 데 반해, 검찰은 ‘범죄의 중대성이나 재범의 위험성’ 등을 고려한다. 또한 법원 측은 구속 사무에서 적용할 일반적인 구속요소만을 열거하고 있는 반면 검찰은 중요한 개별범죄에 대해 구속수사시 고려요소를 규정하고 있어 실제 적용에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그는 “검찰과 법원이 형사절차에서 각각 담당하는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개별기준을 가지는 것이 효율적일 수도 있지만 양자가 개별적인 구속기준을 가지고 영장기각률이 높아지면 불필요한 사법행정적 업무를 발생시키는 한 요인이 된다”며 “피해자 인권보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 예측가능성 측면에서도 더 큰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성범죄자 처분 관련 법원과 검찰이 공유할 수 있는 통일된 구속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규정하는 20개 범죄유형을 바탕으로 성범죄 구속기준을 세분화하고 계량화해 명확하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세상 미쳐돌아간다. 뭐 cctv도 있었는데 더워서 벗은거일줄도 모른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