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맨이 하하맨을 스틸하고
모든 소드맨은 하하맨 처럼 보였던 시절
우리가 외치던 '작은' 우리가 외치던 그 시절
우리의 말에 귀 귀울여 주고 우리의 말에 힘을 주고 우리의 말에 비아냥을 보내지 않았더라면
지금 우리가 이렇게 되진 않았을거야
우리가 들이닥친 현실에 딜을 포기하고
탱커가 살아남아 쓸쓸히 버티던 시절
우리가 외치던 '탱커'인 우리가 외치던 그 시절
탱커에게도 딜을 주고 탱커도 퀘스트 할 수 있게 해주고 탱커에게 감사의 한마디씩 더 했더라면
지금 우리가 이렇게 되진 않았을거야
우리가 포기하고 드러누운 자리 뒤로
우리의 친구가 묵묵하던 우리의 친구가 일어선 그 시절
우리의 동지 '힐러'가 외치던 그 시절
힐러에게도 혜택을 나눠주고 힐러도 컨텐츠를 할 수 있게 해주고 힐러에게 힐이나 해라 비아냥 대지 않았다면
지금 그들이 이렇게 되진 않았을거야
이제 남은게 뭐지
이제 우리에겐 뭐가 남았지?
비아냥이 남았고 저주가 남았으며 악이 남았다
그들이 보내던 냉랭한 시선은 비수가 되어 이제 우리가 그들에게 돌려주고
검으로 흥한자 검으로 망한다 했던가
같은 방법으로 우리는 복수를 생각하는 복수귀가 되었다
공감? 개나 줘버리라지
동정? 그런건 잊은지 오래다
상생? 그걸 먼저 차 버린건 너희다
우리가 뒤쳐진 자들에게 복지를 바랄때
그들은 그들의 힘에 취해 굶주린자가 모든걸 집어삼키려는듯 순수한 경쟁을 희망하는듯 했고
우리가 기회의 균등을 바랄때
그 결과는 너희 선택의 합당한 결과라며 일축했다
그리고 이제 그 경쟁의 아귀가 너희를 집어 삼키려하자 우리가 외쳤던 희망을
그대로 외치는 구나
우리가 동조해주길 원하는가?
허나 우리는 연옥에 갇혀 과거만을 곱씹는 복수귀가 되었다
신이 돌봐주지 않는 세상에서 게임사가 눈을 감아버린 게임에서
너희는 아직도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믿고 있는가
그 손은 너희들이 움직여 가치 없는 우리를 가차 없이 쳐내버린 손이다
